무도의 가치는 ‘남이 아닌 나를 이기는 것’

지난겨울 추운 날씨에도 도장에 나오는 회원들을 보면 ‘운동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도장은 일반 서비스업과는 분위기가 매우 달라서 다소 엄숙하고 절제된 행동과 운동 자체가 힘이 들기 때문에 평범한 일반인들이 좋아할 만한 구석이 없는 게 사실입니다.

가끔 자기하고 싶은대로 행동하는 사람들이 오기는 하지만 도장의 분위기 때문에 오래가지 못하고 그만두곤 합니다. 도장은 몸과 마음을 수양하는 곳입니다. 엄숙하고 힘든 수련은 신앙인이 회개하고 새롭게 변화되는 것과 같이 나약한 자신을 개선하는 신체적 방법입니다.

대구 초심도장에서 아이키도를 수련하고 있는 어린이

“진정한 무도는 사랑의 작용이다”라고 창시자는 말합니다. 그것은 만물에 생명을 주는 작업이며, 서로 다투거나 죽이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사랑은 모든 것의 수호신이다. 이것 없이는 아무것도 존재할 수 없다. 아이키도는 사랑의 실현이다’라고 했습니다.

모든 만물은 신에게서 왔다고 하지만 정작 그런 사랑이 시야를 가리게 하고 세상을 바르게 보지 못하는 실수를 하곤 합니다. 자식 사랑이 그런 것입니다.

부모는 자식을 잘 이해하지 못하곤 합니다. 부모 말을 듣지 않는 자식의 마음을 알지 못하는 것이 그런 것입니다. 사랑이 시야를 흐리고 있어서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식을 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아무리 많은 재산과 지식을 물려주었다고 해도 자식에게는 사치일 뿐입니다. 사랑만으로는 올바르게 자식을 보지 못합니다.

 

세상의 빛이 되려면 자식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는 스승이 있어야 합니다. 학교가 그 역할을 하여 왔지만 물질 만능의 세상에서 학교는 직업양성소로 바뀐 지 오래되었습니다. 신(神)이 세상을 지배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사회 구성원 스스로 자기 자신의 능력과 자질을 향상하는 시대입니다. 자기 자신을 바르게 바라볼 수 있는 수양의 장소가 도장입니다. 도장은 좌절을 맛보게 하고 실패를 경험하게 합니다.

그것이 일상사가 되지 않도록 자신을 개선하는 노력을 하게끔 만듭니다. 아이키도는 수련을 하면 할수록 자세가 반듯해지고 행동이 자연스러워 지면서 품격이 느껴집니다. 아이키도가 시합이 없는 것은 자연의 섭리처럼 무리하지 않는 움직임의 당연한 결과이기 때문입니다. 아이키도는 상대보다 강한 완력과 스피드로 승부를 가리는 운동이 아닙니다.

시합하고 순위를 정하게 되면 강한 자는 실력을 내세워 다른 사람의 의견을 누르려고 할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해서 훌륭하게 이끌어가는 곳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꿔서 생각해 보면 언제나 강자가 되기 위해 싸움이 전제 조건이 되어야 하는 것은 인격을 완성해가려는 목표나 이념으로부터 적합하다는 생각을 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것은 기술을 펼칠 때도 나타나곤 합니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힘을 쓰게 되고 몸을 더 경직하게 됩니다. 이겨야 한다는 생각은 질 수 있다는 부정을 깔고 있기에 긴장을 불러옵니다. 모든 힘을 동원하고 페이크 즉 속임수를 써서라도 이기겠다는 심리가 작용하면서 움직임은 더욱 거칠어집니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배려라는 뜻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런 사람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지식과 힘을 모두 동원해서 상대를 이기려고 합니다.

조화가 없이 말하는 정의라는 단어는 그저 가식일 뿐입니다. 인격이 훌륭하다는 것은 뛰어난 한쪽이 부족한 다른 쪽을 업신여기고 위에 서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헬조선”과 “갑질사회”이라는 단어가 만연하다는 것은 윤리가 없는 인격이 판을 치고 있는 세상이라는 뜻으로도 여겨집니다. 세상을 향해 외치는 그 많은 정의가 모두 어디에 묻혀 있습니까.

아이키도를 배우는 어린이(출처 대한합기도회)

필자는 도장에서 그 해답을 찾고 있습니다. 아이키도는 상대가 하고자 하는 것을 도와주는 운동입니다. 그래서 완력을 쓰지 않습니다. 아이키도 기술은 무리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술을 펼칠 때는 솔직하고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속임수를 쓰지 않고 상대를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힘에 의지해서 기술을 뽐내려 하고 승부를 가려서 자신을 돋보이려 하는 것은 자칫 자신의 인격을 닦아나가는 올바른 길을 가지 못하게 만듭니다.

그것은 서로 절차탁마(切磋琢磨)하지 못하는, 다시 말하자면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서로의 결점이나 잘못된 것을 고쳐주면서 더 큰 사람으로 발전하지 못한다는 뜻입니다. 필자는 아이키도를 통해서 창시자의 큰 뜻을 보았고 감명받았습니다. 절대 지지 않는다는 승부의식을 가졌던 필자에게 이제는 이기고 지는 결과나 승부에 연연하지 않는 조화로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해준 아이키도에 감사를 가집니다.

날씨가 춥고 더워도 평소와 같이 수련에 정진하는 당신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진정한 초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