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용 글쓰기, 이래야 합격한다

시험용 글쓰기는 일반 글쓰기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이 차이를 모르면 시험에 낙방하기 쉽습니다. 입사 시험에 통하는 글쓰기는 어떤 것일까요?

1. 주제도 표현도 명확해야 통한다

채점자는 짐작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채점자는 신중하다. 자신만의 관점을 설득력 있으면서도 명료하게 담아낸 글에만 조심스럽게 합격 표시를 한다. 모호하고 추상적이고 아리송한 글은 1순위 탈락 대상이 된다.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지? 이 문장이 무슨 뜻이지?

이런 궁금증이 꼬리를 무는 글은 결코 호감을 살 수 없다. 특히 열린 결말은 최악의 수다.

‘깊은 생각’보단 ‘정리된 생각’을 보여줘라

깊은 생각을 잘 정리해서 쓰는 뛰어난 사람은 의외로 몇 안 된다. 반대로 ‘있어 보이려’고 무리수를 두다 떨어진 사람은 많다. 그러니 전략을 바꾸자. 내가 아는 것만 잘 정리해서 써도 붙을 수 있다. 이 사고의 전환이 생각보다 많은 결과를 바꿨다. 아는 것만이라도 잘 정리해서 다 쓰고 나오겠다고 마음먹어라.

‘반복’하지 말고 ‘변주’하라

채점자가 글의 주제를 짐작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서는 명확하게 주제를 전달해야 한다. 가장 좋은 수단은 ‘반복’이다.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조금씩 바꾸면서 반복해야 한다. 이른바, 다른 말로 바꾸어 표현하는 ‘패러프레이징(Paraphrasing)’ 즉 변주하라.

2. 글솜씨가 아니라 글감이 팔할이다

글감은 글맛을 좌우한다

시험 글쓰기에서 글감은 중요하다. 신선한 글감은 서툰 문장도,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주제도 커버한다. 싱하고 질 좋은 재료로 요리하면 초보가 해도 웬만큼 먹을 만한 것과 비슷한 이치다.

반대로 기가 막히게 간을 맞추고, 능수능란하게 불을 다뤄도 재료가 영 부실하면 그저 그런 음식이 된다. 글감은 글 전체의 맛을 좌우하는 재료다. 인터넷 찬스, 전화 찬스 없고 볼펜과 종이만 있는 극도로 통제된 환경에서 치러지는 시험에서 승부는 누가 더 참신한 글감을 떠올리느냐로 갈린다. 타고난 글재주도 없고, 노련한 글쟁이도 아닌 지망생에게는 글감이 역전의 기회가 된다.

인터넷 찬스나 전화 찬스가 없다

3. 문장력보다 구성력을 키워라

명문장이 서말이라도 잘 꿰어야 합격

전체적인 전략을 짜야 한다. 문단은 총 몇 개로 구성할지, 각 문단의 역할은 무엇으로 할지, 가장 돋보여야 할 글감은 어디에 놓을지 정해야 한다. 그렇게 전략적으로 배치해야 글을 접한 채점자에게 통일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아무리 잘 쓴 문장이라도 제대로 배치하지 못하면 중구난방 난잡한 메시지만 전하게 된다. 정말이지 명문장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

문장 바꾸는 건 ‘수리’, 문단 바꾸는 건 ‘리모델링’

대부분 시험 글쓰기는 손으로 써야 한다. 이 말은 수정이 제한적이라는 뜻이다. 컴퓨터로 쓴다면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2문단과 3문단을 통째로 바꿀 수 있다. 하지만 손으로 쓰면 두 문단의 배치를 바꾸는 데만 최소 15~20분의 시간이 소요된다. 기껏해야 한 시간 남짓인 시험에서 이렇게 많은 시간을 허비해서는 승산이 없다. 문장을 고치는 건 수리 수준이지만, 문단을 바꾸는 건 글 전체를 리모델링 하는 수준의 대공사다.

노트북 사용금지

시험 글쓰기에서는 첫 단추를 특히 잘 끼워야 한다. 글쓰기 훈련을 할 때 ‘구성력’에 공을 들여야 하는 이유다. 구성만 잘하면 문장이 서툴러도 자기 생각을 채점자에게 전달하는 데 큰 무리가 없다. 그러니 이제 문장력에 대한 과도한 집착을 버리고 구성을 고민해야 할 때다.

명심하자. 좋은 구성 속에서 좋은 문장이 나온다.

4. 광활한 출제 범위를 넘자

예상 답안 수가 승패를 가른다

이렇다 할 출제 범위가 없다.

글쓰기 시험을 치르는 이들이 공통으로 토로하는 어려움이다. 출제범위는 만주벌판보다 광활하지만, 우리에겐 ‘기출 문제’라는 꽤 믿음직한 가이드가 있다. 기출 문제가 담고 있는 정보는 의외로 많다. 일단 채점자의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다.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문제를 내는 출제자는 없다. 그뿐만 아니라 다년간의 기출 문제를 분석해보면 출제 경향성도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기출 문제와 최대한 비슷한 형식으로 예상 문제를 뽑아본다.

글쓰기 시험도 정신력 싸움

모든 시험이 그렇듯, 글쓰기 시험도 정신력 싸움이다. 출제 범위가 광활하다는 건 시험 준비생에게는 두 가지 심리적 압박을 준다. 첫째 준비해봐야 소용없다는 회의감이고, 둘째 예상 못 한 문제를 마주했을 때의 당혹감이다. 명심해야 할 건 이 모든 조건이 준비생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정신력이 필요한 시험용 글쓰기

6. 동문서답은 절대 피하라

묻는 것에 답하라

출제자가 묻는 것을 답한다. 시험의 가장 기본적인 상식이다. 하지만 이 기본조차 지키지 않는 지원자가 생각보다 많다. 시험 글쓰기에서 최악은 동문서답이다. 동문서답을 피하고자 ‘문제 세 번 읽기’를 권한다. 첫 번째는 문자 그대로 읽고, 두 번째는 출제자의 숨은 의도를 상상하며 읽는다. 세 번째는 요구사항을 메모하며 읽는다. 시험은 늘 긴장된다.

시간에 쫓기다가 자칫하면 문제를 잘못 읽거나, 내 맘대로 이해해버린다. 시험 글쓰기는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이를 극복하기 쉽지 않다. 그러니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심정으로 문제는 최소 3회 읽는 것을 권한다.

<뽑히는 글쓰기> 최윤아 지음·스마트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