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재판, 부패 사건 전담재판부가 맡아

110억원대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다스 횡령 등의 혐의를 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이르면 이달 말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은 9일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통령 사건을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에 배당했다.

형사합의27부는 중앙지법 내 부패 사건 전담재판부의 하나다. 공직 비리·뇌물 사건 등이 대표적인 부패 사건이다.

기자의 질문받는 이명박 전 대통령

앞서 형사27부는 국정농단 사건 때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1심 사건이 배당된 부서이기도 하다. 다만 재판장을 비롯한 재판부 구성원은 지난 2월 정기 인사 때 모두 바뀌었다.

이 전 대통령 재판의 첫 준비기일은 이달 말께 열릴 것으로 보인다. 통상 검찰이 피고인을 기소하면 2∼3주가량의 시일을 두고 준비 절차에 들어간다.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 기록이 방대한 만큼 변호인 측에 충분한 검토 시간을 주기 위해 준비기일을 더 늦춰 잡을 수도 있다.

준비기일에서는 큰 틀에서 핵심 쟁점을 정리하고 검찰이 혐의를 어떤 식으로 입증할지 논의한다.

통상의 형사 사건은 한 차례 준비기일을 거치고 정식 재판에 들어가지만 이 전 대통령 사건의 경우 2∼3차례 준비기일이 열리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대통령 측이 혐의를 대부분 부인하는 만큼 준비기일부터 검찰과 변호인단 간 치열한 공방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이 구속 상태라 재판부로서도 준비 절차에 여유를 두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1심의 최대 구속 기한은 6개월로 제한돼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재판이 오는 10월 8일 24시까지 마무리되지 않으면 석방 상태에서 재판을 진행해야 한다.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처럼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았다가 기소 단계에서 추가된 공소사실로 추가 구속영장을 발부할 가능성도 있다.

또 법원이 ‘적시처리 필요 중요사건’으로 지정한 만큼 심리를 충실하면서도 신속히 진행하기 위해 재판 기일을 자주 잡는 집중심리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재판예규에 따르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파장이 크고 선례로서의 가치가 있는 사건, 사안의 내용과 국민적 관심의 정도 및 처리시한 등에 비춰 적시처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사건 등을 ‘적시처리 필요 중요사건’으로 지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