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프레임에 갖힌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이 결국 프레임 싸움에서 밀리고 있다.

프레임이론에 따르면, 전략적으로 짜인 틀(frame)을 제시해 대중의 사고 틀을 먼저 규정하는 쪽이 정치적으로 승리하며, 이를 반박하려는 노력은 오히려 프레임을 강화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4월 30일 오후 홍준표 당대표가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 기자실에서 남북회담 관련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자유한국당이 남북정상회담을 의제로 삼았다. 그동안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드루킹 사건이 남북정상회담의 ‘훈풍’에 묻힐까 노심초사한 자유한국당은 애초 남북정상회담 자체가 언급되는 상황을 피하려는 스탠스를 취했다. 논평자료에는 관련 내용을 지난달 27일 이후 내지 않았으며, 29일에는 드루킹 관련 자료만을 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기자회견 전문

그러다 결국 30일 홍준표 당대표가 기자회견을 열었고, 지난 1일까지 십 수개의 북한 관련 논평을 내놓았다. 홍 대표의 남북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은 16분 18초짜리로, 자유한국당 홈페이지 팝업으로 설정돼 있다. 자유한국당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이 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홍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은) 조약의 성격을 가져야 하며, 국가나 국민에게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것”이라며 “지금껏 남북 간에 합의한 정치적 선언에 대해 비준 (동의를) 받은 일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합의엔 어디에도 북한의 핵 포기 약속이 담겨 있지 않다”며 “북핵 문제를 북·미 간 대화에만 맡기고 방관하는 것이 이 정부에서 말하는 소위 중재자인가”라고 했다.

이에 <한겨레>는 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 논란···‘팩트체크’ 해보니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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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문점 선언 국회 비준 동의 논란···‘팩트체크’ 해보니”

홍준표 대표 ‘어깃장’ 주장이라는 소제목부터 홍 대표의 의견을 반박하고 있다. <한겨레>는 남북관계발전법을 소개하며,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와의 인터뷰를 들며 남북간 조약 체결이 가능함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국가 논란’은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규정하는 국가보안법에 머물러 있는 생각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장희 한국외국어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1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969년 빈 협약에서는 조약을 국가와 국가 사이에 체결하는 것이라고 규정했지만 그 뒤 조약의 주체는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와 같은 정치적 실체나 분단체, 교황청 등으로 확장됐다. 1991년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하면서 우리가 북한을 정부로 승인을 안 했을 뿐이지 국가로 인정을 한 것”이라며 남북한 간 조약 체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는 등의 기사를 내놓으며 홍 대표의 기자회견을 반박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자회견을 두고 홍준표 “판문점 선언뒤에 김정은과 주사파 이면합의 있다”라는 제목의 기사 리드를 통해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30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 합의는 오히려 과거 합의보다 후퇴한 것”이라며 “그 뒤에는 북한 김정은과 우리측 주사파들의 이면 합의가 자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와 같은 부분을 언급하며 비준 동의 논란보다는 이면합의를 프레임에 등장시키려는 의도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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