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충기 커넥션 송호근·장덕진 사회학과 교수들 물러나라!

필자가 살면서 얻은 단 하나의 금언을 들자면 “세상에 공짜는 없다”이다.

<한겨레>와 <경향신문>에 이어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사장과의 문자에 드러난 소위 명문대 사회학과 교수들의 행태는 ‘한숨과 슬픔’이라는 표현 외에는 달리 떠오르지 않는다.

진보언론이라는 <한겨레>와 <경향신문>이 삼성에 머리를 조아리는 비굴한 행적은 능히 짐작했던 바다. 그런데 십수 년 간 아니 수 십 년이라 해야 하나, 우리사회의 오피니언리더, 지식인으로서 말과 글의 권력을 행사하며 정치·경제·사회문제에 대해 앞장서서 방향을 제시해 온 사회학과 교수들의 삼성과의 커넥션은 큰 충격이다.

장충기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사장

<뉴스타파> 보도로 알려진 장충기 전 사장 문자에 드러난 인물은 서울대 사회학과 송호근 석좌교수·장덕진 교수,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강원택 교수,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 등이다. 정치외교학 강원택 부교수를 제외하면 이들의 공통점은 사회학과 교수이다.

<뉴스타파> 보도에 당사자들은 “삼성이 선물을 보내니 감사의 답장을 했을 뿐이다”고 강변할 것이다. 또 내심 억울함을 느끼며 “삼성이 보내는 선물을 안 받은 교수들이 어디 있나?”며 토로할 것이다.

삼성 미래전략실 기획팀은 2011년부터 삼성 수요사장단회의에서 각계의 인사들을 초청해 강의를 진행해왔던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1년을 기준으로 많게는 연 48회 특강을 진행하며, 특강 강연자의 90% 정도가 대학 교수이다.

고 신영복 교수, 김상조 현 공정거래위원장도 강의를 했으며, 명사 식자층 중에서 특강을 안 한 사람을 찾는 게 더 빠를 것이다. 삼성 미래전략실의 인물 관리는 치밀하기로 유명하다. 삼성 수요사장단회의에서 다양한 분야의 강의도 진행하지만, 동시에 인맥 관리도 함께 한다. 당연히 때가 되면 선물도 보낸다.

송호근·김호기 교수 등 오피니언리더 중에서도 비중 있는 주요 인물들의 관리는 특별하다. 그러니 해당 교수들이 장충기 전 사장에게 직접 문자를 보내 지극한 감사를 표하는 것 아닌가.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석좌교수의 문자를 보자.

장 사장님. 설 선물 감동이네요. 감사드리고요, 구정 잘 쇠시고 사업 번성하기를 고대합니다. 올해 다시 한 번 건투!! 송호근 드림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석좌교수(출처 뉴스타파)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의 문자.

어제 귀한 시간 내주셔서 고맙습니다. 말씀을 통해 많이 배웠습니다. 보내주신 공기청정기도 오늘 받았습니다. 감사히 잘 쓰겠습니다. 다시 뵐 때까지 늘 건강하십시오. -장덕진 배상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출처 뉴스타파)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의 문자.

사장님 배려로 집 사람과 딸애가 공연 잘 즐기고 왔습니다. 선약으로 전 못 갔는데 아주 좋았던 모양입니다. 감사 말씀 드립니다. 강원택 드림.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출처 뉴스타파)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의 문자.

장사장님, 보내주신 음악회 티켓 잘 받았습니다. 세심한 배려에 감사 드립니다. 좋은 주말되시길 바랍니다. 연세대 김호기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

참으로 눈물겨운 답장인 동시에 교수들이 얼마나 권력 실세의 연줄을 잡으려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필자가 분노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들은 사회학과 교수들이다. 언제나 오피니언리더 역할을 하며 우리사회의 문제점을 진단하며, 이들의 말 한마디와 멘트는 여론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사회학이란 무엇인가. 현대 사회학의 대표적 학자 ‘앤서니 기든스’의 <현대 사회학>에 따르면, 인간의 사회적 삶, 집단 그리고 사회에 대한 연구이다.

또한 사회학은 체계적인 경험적 탐구 방법, 자료 분석, 증거와 논리 차원에서 이론을 평가하는 것을 포함하고 있다. 사회학은 중요한 실천적인 함의를 갖는 주제다. 여러 가지로 사회 비판과 개혁에 기여할 수 있다. 사회학을 요약하면 “인간 사회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같이 장충기 전 사장에게 지극한 감사의 답례를 하는 이들 사회학과 교수들이 과연 사회학을 제대로 연구하고, 강의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공기청정기, 음악회 티켓이 뭐 그리도 감사할 일인가. 서울대, 연세대 교수에 언론 기고, 강연 등으로 일반인들보다 수입이 더 많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앤서니 기든스(사진)는 현대 사회학의 대표적인 학자로 영국 노동당의 정책방향, 비전, 이념을 제시하는 브레인으로 유명하며, 1998년 <제3의 길>을 발표해 노동당 집권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회학자로서 자신의 국정 철학을 펼치기 위해 당파성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

앤서니 기든스

하지만 사회학자가 대기업 사장에게 굽실거리는 식이라면 올바른 사회 비판과 사회 개혁에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서울대 송호근 교수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영입 인물 1순위에 굴지의 언론사 고정 칼럼니스트로 서릿발 같은 필력을 휘둘러 왔다. 그랬던 인사가 음지에서 삼성 사장에게 아부하는 모양새는, 단순히 선물에 감사하는 의례적인 행위를 벗어났다.

이들 외에도 숭실대 박태하 교수의 아들 취업 청탁, 서울대 정영록 교수의 딸 취업 청탁을 보면 대학교수 중 삼성이라는 권력에 줄을 대지 않는 교수가 있을지 의문일 지경이다. 아마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삼성 수요사장단회의에서 강연이라도 한다면, 선물용 고급 국수 세트라도 받는다면 그저 감읍해서 머리를 조아릴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적어도 사회학과 교수는 지조 없이 그러면 안 된다. 특강 강사료 최대 500만원에 공기청정기, 음악회 티켓이 뭐 그리 대수인가. 그렇게 하고서 후학들에게 떳떳하게 사회학을 가르친단 말인가.

이제는 장충기 문자로 드러난 교수들이 오피니언리더를 자처하면서 각 언론에 칼럼을 기고하는 행태를 그만 두기를 바란다.

무대에서 내려가라는 말이다.

언론들도 칼럼니스트를 대거 교체해야 한다. 뻔한 인물들이 뻔한 소리나 늘어놓는 칼럼을 언제까지 계속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