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세월호를 바라보는 시선

세월호 사고 4주년. 세월호의 직립을 놓고 수많은 언론이 보도를 내놓고 있지만 <조선일보>만큼은 달랐다. <조선일보>를 제외한 다른 언론사들은 세월호 직립 이전부터 기사를 내놓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조선일보>는 10일에만 기사 2건을 썼고, 그나마도 내용상에 큰 차이가 없다. 국민적 관심사인 세월호에 대해 왜 유독 <조선일보>만 관심이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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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 <조선일보>는 최근 세월호와 관련된 기사로 MBC 예능프로에 세월호 희화화 영상이 쓰인 자료만(사진)을 반복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세월호 보도 특이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28일 검찰이 발표한 ‘세월호 참사 보고 시간 조작 사건’ 보도를 보면 알 수 있다.

 

3월 28일부터 29일까지 기사를 살펴보면 <조선일보>와 함께 보수지로 거론되는 <중앙일보>와 <동아일보> 등도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보고와 관련해 조작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보도했다.

<조선일보>의 뉘앙스는 역시 달랐다. 아래는 3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조선일보>에 ‘세월호’ 키워드가 들어간 채 보도된 기사 목록이다.

3월 28~29일 <조선일보>에 ‘세월호’ 키워드가 들어간 기사 목록

6건의 기사 중 개헌안 관련해 언급된 1건의 기사를 제외하면 모두 박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긴다. 특히 여야 “朴 세월호 보고 조작에 경악”···한국당 “朴 인간적으로 불쌍” 기사를 보면 내용 절반이 자유한국당의 논평을 인용했다. 오히려 현 정권을 비난하는 논평을 언급하며 기사를 마무리 짓는다.

자유한국당 홍지만 대변인은 논평에서 “박 전 대통령은 ‘구조 골든타임’이 지난 뒤에야 참사 발생을 알게 됐고, 최순실씨가 청와대로 오기 전까지 국가안보실장, 해양경찰청장에게 전화 지시를 한 번씩 한 것 외에는 별다른 행동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며 “업무를 잘못했다고 탓을 했으면 됐지 7시간의 난리굿을 그토록 오래 벌일 일이 아니었다”고 했다.

홍 대변인은 “7시간을 두고 난무했던 주장들 가운데 사실로 드러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런 광풍을 저지하지 못해 수모를 당하고 결국 국정농단이란 죄목으로 자리에서 끌려 내려온 박 전 대통령이 인간적으로 불쌍하다”고 표현했다.

그는 “현재의 야당 뿐 아니라 시민단체, 소위 좌파 언론을 포함해 7시간 부역자는 모조리 석고대죄 해야 한다”며 “세월호에 대해 고맙고 미안하다고 쓴 문재인 대통령의 글도 이제는 다시 해석되고, 그의 집권 과정의 정당성을 고민하게 된다”고 현 정권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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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조선일보>의 지면에 소개된 4월 16일 사설 중 일부다. 이 사설 하나만 보더라도 <조선일보>가 세월호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세월호 참사가 주는 메시지를 혼자만 다르게 해석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촛불도, 새로운 대한민국의 다짐도 세월호로부터 시작됐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도 대통령 잘못으로 세월호 희생자들을 구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나.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왜 취임 후 일어난 많은 떼죽음 사건의 희생자들을 구하지 못했나. 말도 안 되는 억지가 아직도 횡행하고 있다.

현 정권은 세월호를 사고 4년이 지난 지금도 붙들고 있다. 3년여 동안 각종 조사와 수사, 재판까지 했는데도 불구하고 지난달에는 ‘2기 특조위’가 시작됐다. 이미 검경 수사, 국정조사, 해양안전심판원 조사, 1기 특조위 조사 등 네 차례 조사가 있었다.

이와는 별개로 선체 조사와 미수습자 수습, 선체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도 활동하고 있다. 이 위원회에선 이제는 괴담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조차 민망한 ‘잠수함 충돌설’까지 다시 조사하기로 했다고 한다. 국민 세금으로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좌파 운동가들에게 자리와 월급을 주기 위한 용도로 변질했다는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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