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갈리아 사태 이후 웹툰업계, 내우외환 극복할 수 있을까?

메갈리아 사태가 진보 언론, 진보 정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서브컬쳐로 불리는 게임, 웹툰업계까지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의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이들 중 하나는 강남역 노래방 사건 이후로 친메갈리아 노선을 천명한 진보 언론들이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한 진보 언론들은 여전히 메갈리아 옹호 기사를 지속해서 쓰고 있는 실정이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그중에서도 정의당은 탈당 속출과 수만 명의 네티즌이 지지 철회 의사를 밝힘으로써 차기 대선과 총선에서 큰 차질을 겪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피해를 받을 곳은 레진 코믹스(레진)로 대표되는 웹툰업계와 작가들이다.

김자연 성우 지지 의사를 밝혔다가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인 작가들이 제일 많은 레진은 사태 이후 독자 수천 명이 탈퇴했다. 지금도 지속해서 이탈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매출도 급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대조되는 행보를 보인 곳이 레진에 이어 유료 웹툰 플랫폼 2위 자리에 있는 탑툰과 탑툰이 중심으로 결성한 한국웹툰산업협회다.

탑툰은 SNS로 문제를 일으킨 작가의 작품을 바로 서비스 중단하며 전액 환급을 공지한 바 있다.

또 지난해 출범한 한국웹툰산업협회의 임성환 이사장은 메갈리아를 강도 높게 비판하며, 메갈리아와 함께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결국, 이번 메갈리아 사태를 계기로 유료 웹툰 플랫폼 1위 자리를 차지했던 레진이 커다란 타격을 받고 그 피해가 소속 작가들에게도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레진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인 탑툰과 한국웹툰산업협회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

NO SHIELD - 규제로부터 작가를 지키는 독자는 이제 없습니다
NO SHIELD – 규제로부터 작가를 지키는 독자는 이제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웹툰 작가를 양성하고 데뷔시키는 요람으로 자타공인 대한민국 최고의 만화학과로 불리고 있는 청강대 만화학과에서 내부고발자가 나온 것도 사태를 악화시킨 한 가지 요인으로 꼽힌다.

자신을 ‘휘슬블로어(내부고발자)’라 칭한 청강대 재학생은 청강대 내부에 수많은 부조리가 있다고 고발했다.

휘슬블로어의 고발은 모두 4가지로 △만화창작과, 애니메이션과 학생들이 정부로부터 미대 학사 학위를 받지 않으려고 게임과로 편성해 이공계 학사학위를 받는다 △학교 내 불법 프로그램 사용 △폭로 이후 교수에게 폭언과 각종 협박을 받았다 △고발 전후로 청강대 내부에서 고발자인 휘슬블로어에 대한 집단 따돌림 등이다.

이중 첫째는 휘슬블로어가 전공심화과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발생한 오해였다. 둘째 청강대가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긴 하나 강의실 컴퓨터에서 불법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등 관리에 소홀했다는 점이 밝혀졌다.

셋째 폭언과 협박을 받은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라는 증언이 있었으며, 넷째 따돌림의 경우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으나 일부 만화학과 학생들의 소행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인정하는 합의가 이루어졌다.

이렇게 청강대 만화학과 재학생의 내부 고발은 전부 사실은 아니지만, 상당 부분이 사실로 밝혀져 청강대 만화학과의 이미지 손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청강대 만화학과가 네이버 대학만화 최강자전에서 수년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다양한 웹툰 플랫폼과 산학협력 협약을 맺어 재학생의 웹툰 작가 데뷔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불명예를 얻은 청강대가 대한민국 웹툰업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4일 미래창조과학부의 최종인가를 받고 정식 출범한 세계웹툰협회의 탄생은 한국 웹툰업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올 또 다른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웹툰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확립하고 만화와 ICT(정보통신기술)의 접목을 통한 새로운 융복합 콘텐츠 생산에 힘쓴다는 취지로 설립한 세계웹툰협회는 ‘풀하우스’의 원수연씨를 초대회장으로 추대했다.

세계웹툰협회
세계웹툰협회

문제는 원수연 씨를 포함한 세계웹툰협회의 구성원 중 상당수가 2012년 11월 3일 한국만화가협회, 우리만화연대, 한국카툰협회, 만화스토리작가협회 4개 단체가 모여 출범한 한국만화연합의 구성원이었다는 점이다.

한국만화연합은 만화발전을 위한 계획 수립, 만화인 복지 대책 추진, 만화진흥법 개정 등을 위해 설립됐다.

한국만화연합은 초기취지와는 달리 2013년 별도의 사무국을 구성하고 논의체가 아닌 의결체로서의 역할을 하며 독자적인 사업을 진행했다.

2013년 11월 한국만화가협회를 대표해 파견이사직을 수행하고 있던 이충호, 신영우 이사는 한국만화연합의 사단법인화에 반대해 서류제출을 거부하고 파견이사직을 사임했다.

이후 2014년 1월 25일 한국만화가협회는 회원 400여명이 참석한 총회에서 이충호 회장을 비롯한 신임 이사진을 선출했고, 새로 구성된 이사회는 2014년 2월 이사회 의결을 통해 ‘한국만화연합의 사단법인화에 반대하며 협·단체들의 연석회의 형태로의 운영되어야 한다’는 공문을 발송한다.

하지만 한국만화연합은 계속 사단법인화 추진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2014년 5월 1일 한국만화가협회는 한국만화연합을 공식 탈퇴했을 뿐만 아니라 9월 2일 ‘한국만화연합에 대한 (사)한국만화가협회의 입장’이란 글을 통하여 한국만화연합의 부당성을 지적했다.

결국 한국만화가협회의 격렬한 반대에 봉착한 한국만화연합은 해체되고 그 중심에 있던 작가들이 다시 세계웹툰협회를 만들기에 이른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대한민국 만화계 전체가 한국만화가협회를 지지하는 작가들과 세계웹툰협회를 지지하는 작가들로 양분될 수도 있는 시점이다.

김자연 성우의 메갈리안 후원 티셔츠 인증 트윗
김자연 성우의 메갈리안 후원 티셔츠 인증 트윗

각자의 사정과 입장이 있는 만큼 어느 한쪽의 정당성을 논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다만 메갈리아 사태의 후폭풍이라는 외부 요인에 내분이라는 악재까지 겪고 있는 웹툰업계가 이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지 여러모로 우려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진정한 웹툰 산업의 발전을 꾀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승한 기자

의학전문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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