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 산책] 행동경제학이 비주류경제학?

가끔 언론 기사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경제학 서적에서 행동경제학을 비주류경제학인 것처럼 묘사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행동경제학자가 수상할 때에도 언론은 비주류로 보도했습니다.

사실 이것은 굉장히 의아한 일입니다. 너무나도 성공적으로 잘 나가는 전공인데 왜 저런 식으로 묘사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논점을 종결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팩트를 하나하나 나열해 드리겠습니다.

먼저 노벨상을 수도 없이 많이 받았습니다. 2002년 카네만(Kahneman)과 스미스(Smith), 2012년 로스(Roth), 2013년 쉴러(Shiller), 2017년 세일러(Thaler) 등이 넓게 이 범주에 들어옵니다.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세일러

게다가 노벨상은 학계에서 주목을 받은 시점으로부터 몇십년은 지나야 받는 것이 일반적이지 떠오르는 샛별에게 주는 상이 아닙니다. 벌써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수상한 분야라면 이미 굳어진 전공이라고 보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2014년 수상자인 티롤(Tirole)의 경우 산업조직론으로 수상을 하긴 했지만 커리어 중·후반기부터 행동경제학 논문을 많이 쓰기 시작했습니다. 2011년 수상자인 사전트(Sargent)는 행동경제학을 전공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제한적 합리성이 거시경제학에 어떤 함의를 가지는 데에서 한 권의 책을 쓰기도 했습니다.

그 다음 전미경제학회장(President of American Economic Association)을 봅시다. 2017년 로스, 2016년 쉴러, 2015년 세일러입니다. 모두 앞서 언급한 사람들입니다. 3년 연속으로 광의의 행동경제학자들이 회장을 지냈다고 보면 됩니다. 어딜 봐서 비주류인가요?

그리고 지난해 10월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의 한 포럼에서 행동경제학과 관련해 현재 왕성하게 활동하는 유명한 경제학자 42명에게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개인의 행동에 대한 심리학의 통찰 (예를 들어 제한적 합리성, 낮은 자기통제력, 공평성 선호 등)은 완전히 합리적인 인간을 가정한 경제학 모델이 예측하지 못하는 여러 가지 중요한 관측된 시장 결과를 예측한다.

라는 문구에 대한 찬반을 묻는 것이었습니다.

결과는? 단 한 명도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2명이 대답을 하지 않았을 뿐 40명이 모두 찬성했습니다.

또한 경제학을 이상하게 소개하는 서적들이 워낙 많다보니 마치 심지어 언론사 기자들도 경제학계가 시카고학파와 그렇지 않은 쪽으로 나뉘어져 있는 것처럼 호도를 하면서 쓰곤 합니다.

그래서 시카고에서는 행동경제학이 발붙이지 못하지 않겠는가 하는 식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멀리 갈 필요도 없이 바로 위에 언급한 노벨상 수상자 테일러부터 시카고대 교수입니다. 그리고 현재 필드 실험 쪽의 최초 선구자라고 할 만한 리스트(List)도 시카고대에 있습니다.

그 외에도 더 어린 나이의 행동경제학자들이 많이 포진해 있습니다. 대접을 받으면 받았지 배척받는 전공이 아닙니다.

세상에 이렇게 잘 나가는 비주류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이제 30~40년은 지난 옛날이야기를 그만할 때가 됐습니다.

행동경제학은 비주류경제학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