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최고 훈련법 ‘비틀기’

생각 근육을 키우는 비틀기 훈련법

무난한 글과 뛰어난 글을 가르는 ‘비틀기’

글쓰기 시험점수가 다음 단계에서 초기화되는 제로 베이스(Zero-base) 방식의 시험이라면 글쓰기에서 꼭 빼야 할 5가지와 글쓰기에서 더해야 할 7가지만 성실하게 훈련해도 된다.

그러나 글쓰기 시험에서 최대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종합격까지 순탄하게 가고 싶은 지원자라면 경쟁자와 완전히 차별화된 글을 완결성 있게 써내는 기술이 필요하다.

대다수가 할 수 있는 얘기를 재미있는 사례나 비유, 정확한 통계를 곁들여 잘하는 게 중급자라면, 상급자는 아무나 할 수 없는 주장을 펴면서도 설득력이 있도록 글을 써내야 한다. 범작을 넘어 수작의 반열에 올라야 하는 것이다.

이때 비틀기가 필요하다. 비틀기란 완결성에 독창성을 더하는 과정이다. 뻔한 생각, 미디어의 해석대로만 바라보던 팩트, 신성불가침의 영역으로 여겼던 통계들을 비틀어 다른 지원자가 생각해내지 못한 독창적인 주장을 펴는 것이다. 한 마디로 고정관념, 팩트, 통계를 비틀어야 한다.

비틀기란 완결성에 독창성을 더하는 과정

그러기 위해서는 수준급의 사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고력을 짧은 시간 안에 키우기는 어렵다. 하지만 집중적으로 훈련한다면 불가능하지는 않다.

‘딴지 거는’ 책 골라 읽기

모두가 찬양하는 현상이나 가치에 대해 당돌하게 반대 의견을 제기하는 책을 골라 저자가 어떻게 설득력 있게 딴지를 거는지 관찰했다.

<행복의 역습> 등 제목에서부터 딴지의 향기가 나는 책들을 일부러 찾아 읽었다. 이런 책을 꾸준히 읽다 보면 저자의 반골 기질이 내게도 전염돼 어느 순간 사회의 지배적 관념에 반기를 들고 싶어진다.

그렇게 생긴 ‘하고 싶은 말’은 글쓰기 훈련을 하는 데 효과적인 원료가 된다. 하고 싶은 말이 생긴 후에야 진지하게 전달력을 고민하게 되기 때문이다.

연관성이 떨어지는 두 단어 연결하기

언뜻 별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두 단어를 ‘말이 되게’ 연결하는 훈련이다. 예컨대 이런 식이다. 죽음과 책임은 반비례 관계다. 누군가의 죽음에 대해 책임질 사람이 명확할 때 어떻게든 그를 살리려하기 때문이다.

석해균 전 삼호주얼리호 선장은 여섯 발의 총상을 입고도 기적처럼 살아났다. 그가 깨어나지 못하면 무리한 작전을 펼친 MB정부에 대한 책임론이 불거질 게 뻔한 상황이었다. 정부는 온갖 인적, 물적 자원을 동원해 13일 만에 그를 살려냈다.

석해균 선장을 살려낸 이국종 교수(출처 아주대학교의료원)

반대로 책임이 분산되면 죽음은 한결 쉬워진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국가는 자식에게, 자식은 국가에게 책임을 떠넘기기 쉬운 구조도 무시할 수 없는 원인이다.

‘죽음’과 ‘책임’이라는 키워드가 논리적으로 연결되도록 상관관계(반비례)를 부여해주고, 이 주장의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사례를 제시했다. 이런 훈련을 평소에 한다면 시험장에서 예상 못한 문제를 받았을 때도 경쟁자와 차별화되는 메시지를 즉흥적으로 뽑아낼 수 있다.

수백 장의 답안지를 제치고 심사자의 눈에 들어야 하는 글쓰기 시험에서 비틀기 기술이 합격의 보증수표인 이유다.

<뽑히는 글쓰기> 최윤아 지음·스마트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