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최저임금 인상 ‘긍정효과 90%’ 해명에 야당·언론 십자포화

청와대가 홍장표 경제수석의 최저임금 인상 관련 브리핑을 두고 야권에서 청와대의 입맛에 따른 ‘부실 통계’라고 제기된 지적에 대해 4일 반박하고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2018국가재정전략회에서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고 발언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통계를 보면 고용시장 내 고용된 근로자 임금이 다 늘었다. 특히 저임금 근로자의 임금이 크게 늘었다”며 “비근로자의 소득감소, 영세자영업자 등에 따른 문제는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이건 별개의 문제다.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증가의 긍정적 효과를 충분히 자신 있게 설명해야 한다. 긍정적 효과가 90%다”고 말했다.

회의에 앞선 모두발언에서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이 미친 영향에 대해서도 더 시간을 가지고 심도 있게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고용근로자들의 근로소득은 전반적으로 증가했고, 그 가운데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이 더 높게 증가하여 개인 근로소득의 불평등이 개선된 반면, 고용에서 밀려난 근로빈곤층의 소득이 하락했다는 사실입니다.

그 결과, 근로자 가구는 모든 분위에서 소득이 증가했으나 근로자 외 가구의 소득감소가 가구소득격차 확대의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고용근로자들의 근로소득 증가와 격차 완화, 그리고 중산층 가구의 소득증가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입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결정할 때 우리가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그로 인해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이 줄거나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소득을 감소시킬 가능성이 있다면 그것은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일 수 있으므로 정부는 그에 대한 보완 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이 부분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함께 소득하위계층, 특히 고령층의 소득 감소에 대한 대책을 더 강화해주시길 특별히 당부 드립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을 두고 야권과 일부 언론이 제동을 걸었다. 지난달 24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하위 20%(1분위)의 소득은 역대 최고치인 8% 감소했고, 양극화 지수도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후 최악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인상 정책을 두둔하고 나서자 야당은 “90%라는 수치가 어떻게 나온거냐”고 반발했다.

논란이 커지자 청와대가 다시 한번 나섰다.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이 3일 기자들을 만나 “긍정적 효과 90%”의 근거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를 가진 것. 홍 수석은 “통계청 원자료를 다시 분석해 보니 개인 근로소득이 하위 10%만 지난해 같은 시기 대비 1.8%포인트 하락했고 나머지 90%는 지난해 대비 2.9%포인트에서 8.3%포인트 증가했다”며 “문 대통령의 90% 발언은 이런 분석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홍장표 청와대 경제수석 브리핑 ⓒ 청와대

그런데 홍 수석이 제시한 자료는 ‘근로자 가구’와 ‘비근로자 가구’를 합친 전체 가구를 대상으로 한 통계청 자료와 달리 ‘근로자 가구’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다. 근로자 가구는 가구주(실제로 생계를 책임지는 사람)가 정부·기업에서 월급을 받는 가구다. 비근로자가구는 가구주가 자영업자거나 은퇴·실직 등으로 무직이 된 가구다.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일자리를 가진 사람들의 소득은 늘었고, 양극화도 개선됐지만 정작 최저임금 급격 인상의 직격탄을 맞은 영세 자영업자나 해고된 실직자 등은 빼놓고 계산한 결과다. 실제로 1분위 가구의 소득은 지난해보다 8% 줄었는데 이 중 비근로 가구의 소득은 13.8%나 감소했지만 근로 가구 소득은 0.2% 늘었다. 차상위 2분위 가구 소득도 전체로는 4% 줄었지만 일자리가 있는 가구의 소득은 소폭(0.6%)이나마 증가했다.

이날 홍 수석도 “근로자 가구의 소득은 전 분위에 걸쳐 평균소득이 늘었고 (실업자 등) 비근로자 가구에서는 저소득층의 소득 감소가 나타났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그는 저소득층 중에서 비근로자가 왜 증가했는지 그들의 소득은 왜 줄었는지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이에 야권과 언론이 맹공을 퍼붓고 나섰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서민경제 2배 만들기 대책회의’에 참석해 “서민경제가 파탄에 이르렀는데 문 대령과 청와대 참모들의 경제인식이 참으로 걱정스럽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은 5년 동안 나라 전체를 어렵게 해서 결국 정권이 바뀌었다. 문 대통령은 금년 연말이 가기 전 나라 전체를 거들 낼 수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홍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들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도탄지경에 빠졌다”며 “그런데 이 정부는 ‘나라가 잘 된다’고 설명하고 선동한다”고 했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민생’을 고리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민주당 후보들은 ‘예스맨 후보’, ‘예스우먼 후보’”라며 “이들은 정부 정책에 대해 반성하지 않고, 드루킹 사건과 어려운 민생경제에도 침묵한다.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의 긍정적 효과가 90%라고 했는데 청와대는 통계청 조사까지 부정하고 숫자놀음을 한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文대통령·與 지지율 ’최저임금 논란‘에 하락 △불리한 표본 빼고…근로자 90% 소득 늘었다는 靑 △[사설] 어처구니없는 ‘최저임금 인상 긍정 90%’ 靑 통계 방식이라는 기사들을 내보내고 있다.

<중앙일보>는 △[서소문 포럼] 근로시간 ‘0’이면 소득은 없다‘ △[분수대] 통계 못 믿는 사회 등 청와대를 비판하는 칼럼을 실었다.

<한겨레> 역시 △“임금노동자만 본다?” 청와대의 반쪽짜리 최저임금 분석 △[여적]최저임금 효과 90% 등의 칼럼을 통해 청와대만의 통계 사용법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