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후원금 내면 뭐하나···“기분 좋다고 소고기 사묵겠지”

국회 내 눈먼 돈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지만 달라진 게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외국 사례와 비교하면 더욱 부끄럽다. 일전에 스웨덴 유력 총리 후보였던 정치인 모나살린은 법인카드로 초콜릿과 기저귀 등 생필품 34만원어치를 샀다는 이유로 사퇴한 바 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7일 “지난 4~6월 세 달에 걸쳐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로서 수령한 특수활동비(특활비)를 반납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노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 예산집행 구조상 수령 거부 자체가 불가능해 국회 특활비가 폐지될 때까지 매달 수령한 특활비 전액을 불용액으로 반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 원내대표는 “최근 대법원이 참여연대가 2015년 제기한 특활비 사용 내역 공개요구 소송에서 ‘국회의 특수활동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최종 판결을 내렸다”며 “그동안 정의당은 대법원의 이번 판결과 동일한 이유에서 국회 특활비의 폐지를 당론으로 주장해왔다”고 밝혔다.

국회의원은 특활비 문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2015년, “원내대표는 국회 대책비(특수활동비)가 나온다”며 “활동비 중 남은 돈은 내 집에 생활비로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신계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특활비를 자녀 유학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정치후원금 역시 용처에 의문이 생기는 것은 마찬가지다.

<MBC>의 탐사보도부가 지난 19대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의 4년간 정치후원금 지출내역 전체를 처음으로 모두 입수 및 분석해 보도한 적 있다.

김영환 전 의원(출처 김영환 페이스북)

경기도 안산의 한 골프장입니다.

2012년과 2014년, 김영환 전 의원은 의정활동을 해야 하는 평일 낮에 이곳 클럽하우스에서 세 차례 식사를 하고 60여만원을 썼습니다.

계산은 정치후원금으로 했는데, 선거관리위원회는 문제 삼지 않았습니다.

술값을 정치후원금으로 지출하면 안 된다는 규정도 있지만 김 전 의원은 ‘보좌진 간담회’라며 동네 호프집과 실내 포장마차, 치킨집 등에서 수차례 술을 마셨습니다.

의원실 직원들과의 회식을 후원금으로 한 겁니다.

각종 간담회를 연 카페와 쿠키집은 자신의 자녀들이 운영하는 곳이었습니다.

[카페 관계자]
“포럼도 하시고 모임도 가지시고… 정치포럼 같은 것도 하고 그러셨죠. 따님 사랑이 엄청나시지.”

[김영환/전 국회의원]
“나 모르겠어.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 못 해. (2016년도 것도 있는데요?) 정책토론회 같은 건 일반적으로 많이 하는 거죠. (그런 걸 호프집에서도 하세요?) 글쎄, 잘 모르겠네.”

가지각색의 간담회를 했다면서 석연치 않은 밥값과 술값을 충당하는 건 아주 흔하게 발견됩니다.

김기준 전 의원은 ‘대부업법 관련 전문가 간담회’라며 만두집에서 1만6000원어치 분식을 먹었고, 강기정 전 의원은 ‘5·18 묘지 참배 관련 간담회’ 명목으로 짬뽕 집에서 2만원, ‘선거 결과 예측 간담회’ 명목으로 국밥집에서 1만원을 썼습니다.

금융실명제 개선방안 관련 간담회라며 커피 값까지 후원금으로 낸 박민식 전 의원도 있습니다.

누굴 만난 건지 적지도 않은 채 공휴일에 특급 호텔에서 수십만 원을 쓰기도 하지만 문제 될 것은 없습니다.

국회의원들의 간담회 중 가장 빈번한 건 기자간담회로 전체 간담회의 4분의 1에 달합니다.

기자들과 먹고 마시는 것도 의정활동이라며 한 끼에 평균 21만원의 후원금을 썼습니다.

김태환 전 의원은 고급 일식당에서 기자와 식사를 하며 한 번에 114만원을 쓰기도 했습니다.

19대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들이 기자들에게 산 밥값만 2억7000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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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후원금에 주목한 보도가 더 있다.

신계륜 전 의원(출처 신계륜 이야기 홈페이지)

새누리당 김회선 전 의원은 지난 총선 당일 이 호텔에서 자문위원단 만찬으로 346만원을 소비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2016년 1월부터 5월까지, 호텔에서 식비 등의 명목으로 약 2900만원을 썼습니다.

특히 2016년 4월 총선 이후, 임기 마지막 45일간 호텔에서만 1300만원 이상을 지출했습니다.

김 전 의원은 자신을 후원한 사람들을 대접하는 자리였다고 해명했습니다.

[김회선/새누리당 전 의원]
“국회의원이 후원금을 가지고 행사장소까지 구애를 받아 가면서 하는 것은 난 아니라고 봐요.”

더불어민주당 신계륜 전 의원은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대한배드민턴협회 임원들과 고깃집에서 2016년 1월에는 100만원을, 4월에는 95만원을 썼습니다.

회식 명목은 의정 활동과 복지 정책 간담회였습니다.

새누리당 전하진 전 의원은 총선이 끝나고 2주 뒤인 2016년 4월 28일, 사진자료집 제작에 약 1900만원을 썼습니다.

전 전 의원 측은 “1월부터 제작에 들어가 결제만 4월에 했으며 독특하게 하기 위해 사진만 넣다보니 비용이 높아졌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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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1원까지 ‘땡처리’···국회의원 후원금 사용 백태

익명을 요구한 A국회의원의 보좌진은 “후원금 내역을 선관위에서 문제 삼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행정비서의 덕목”이라며 “보좌진들의 점심 저녁 식사는 물론 회식까지 후원금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국회의원과 보좌진이 정치후원금으로 애용하는 최고급 한우만을 제공한다는 여의도 A식당

이어 그는 “보좌진의 경우 식비가 봉급에 포함돼 나오지만 봉급에서 나온 돈을 갹출해 식사나 회식을 한 적은 없다”며 “회식 시 대화 등을 통해 국회 내부의 이야기가 새나갈 염려가 있어 여의도 내 룸이 있는 형태의 식당(사진)에서 회식을 주로 하니 메뉴에 값이 나가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