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투자 관점에서 접근해야 성공한다

매달 같은 월급을 받으며 매일 비슷한 업무를 하던 임금 노동자와 달리, 자영업자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런 변동에는 환경 자체가 큰 영향을 준다.

계절과 날씨에 따라 사람들의 소비가 출렁거리고, 부정적인 뉴스나 루머 등도 큰 변동성으로 작용한다. 아이스크림, 빙수, 과일주스 관련 사업은 여름이 성수기이며 가장 사업이 잘된다.

계절 아이템 ‘빙수’

그렇다면 이 아이템들의 겨울 매출은 여름 매출과 얼마나 차이가 날까. 이런 업종은 여름과 겨울의 매출 차이를 정확하게 공개하길 꺼린다. 결국 추정할 수밖에 없지만, 계절 업종은 비수기 때 매출이 80% 가까이 떨어질 수 있다는 최악의 상황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

성수기에 매출이 매우 좋게 나와도 비수기에 매출이 이 정도로 흔들리면 사업을 이어나가기 어렵다. 임대료와 인건비는 매출이 나쁘다고 줄어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못해도 ‘평균’은 가겠지, 정말 그럴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이 이처럼 높은 변동성을 감수하며 사업에 뛰어드는 원인은 무엇일까. 그것은 과도한 낙관과 과신 때문이다. 이는 ‘평균(mean)’에 대한 사람들의 왜곡된 인식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 평균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평균을 기준점으로 위로 50%, 아래로 50%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평균이 아닌 중간값(median)의 정의이다. 평균과 중간값은 서로 다르다. 그러나 관대하게, 이 둘을 같은 개념이라 가정하고 이야기를 해보자.

문제는 사람들이 평균을 물러서서는 안 될 마지노선이자, 누구나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못해도 평균은 가겠지’라고 막연히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은 평균 이하인 50%의 존재를 간과하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은 자신은 평균 이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균을 본인이 가정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상정한다. 그러다 보니 과도하게 긍정적인 기대와 전망을 갖게 되는 것이다.

낙관과 과신은 매우 흔히 볼 수 있다.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에 따르면, 미국 중소기업의 5년 내 생존율은 35% 정도에 불과하다. 그런데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81%는 자신의 성공 확률을 70% 이상으로 보았고, 33%는 아예 자신의 실패율을 0%라고 단언했다.

자신의 사업에 대한 지나친 낙관은 결국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게 만든다. 이것이 변동성이 매우 큰 계절 업종에 손쉽게 뛰어들게 만드는 원동력이다. 성수기의 매출만 바라보고 비수기의 매출 감소를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창업 박람회, 사업 설명회 도움이 될까?

창업 박람회나 프랜차이즈 사업 설명회가 큰 도움이 되지 않는 것도 이러한 문제 때문이다. 이런 자리는 본질적으로 참가 사업체들의 치열한 영업현장이다. 이들이 제시하는 수치는 사업자를 유치하기 위해 되도록 긍정적인 가정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며, 노련한 영업맨들이 펼치는 영업기술이 이것을 그럴싸하게 만든다.

2017 매경창업&프랜차이즈쇼

이들은 사업거리를 알아보러 온 사람들에게 낙관주의를 부채질하며 자기 과신에 빠지게 만든다. 아무런 정보와 공부 없이 이런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컴맹이 용산전자상가에 단신으로 들어서는 무모함이나 다름없다.

물론 낙관주의는 더 많은 도전을 감수하게 하고, 그러한 도전 끝에 결국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무수히 횟수를 늘려서 탄생한 억세게 운 좋은 경우에 불과하다. 대부분은 억세게 운 좋은 상황에 해당하지 못한다.

‘어쩌다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개인적인 희망에 기반한 낙관주의를 펼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자영업도 다소 이상주의적으로 그려져 온 것이 사실이다. 투자 관련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꿈’이나 ‘하고 싶은 일’ 같은 표현이 자영업을 다룬 책과 기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만 해도 그렇다. 그러나 이런 이상주의는 성공한 사업을 치장하는 데 유용할지 몰라도, 사업을 유지하는 것에는 도움이 안 된다. 투자 관점으로 자영업을 보는 게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증권분석>에서 투자의 정의를 다음과 같이 내렸다.

투자란 철저한 분석을 통해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면서도 만족스러운 수익을 확보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투기다.

투자에서 핵심은 대박 수익률이 아니라 원금을 안전하게 지키고 손실은 최소화하면서도 만족스러운 수익을 거두는 것이다. 그래서 수많은 투자자가 종목과 자산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하는 것이며, 종목을 보는 안목과 분석력을 키우고자 공부한다.

필자는 평소 투자에 관심이 많고 관련 책들을 보는 데다가 전직이 은행원이다 보니, 주변 사람들로부터 재테크와 투자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하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이런 질문을 받을 때마다, 최소 2~3년 동안 저축을 통해 종잣돈을 충분히 마련하면서, 동시에 관련서를 읽으면서 본인에게 맞는 투자철학과 방법을 쌓기를 권한다. 투자에 대한 지식과 아이디어가 나름대로 충분히 쌓인 상태에서 그동안 모은 돈으로 투자한다면, 아무런 준비도 대책도 없이 투자할 때보다 좋은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투자 관점으로 자영업에 접근하라

벤저민 그레이엄이 내린 투자의 정의로 비춰볼 때, ‘어쩌다’ 자영업에 뛰어드는 사람들은 투자자에 가까울까, 투기자에 가까울까. 투기하고서 자산이 안전하게 지켜지기를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이다. 정말 자신의 사업이 안전하면서도 만족스러운 수익률을 내기를 원한다면, 투자에서 철저한 분석이 기반이 되는 것처럼 소비시장을 보는 눈과 감각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

소비시장을 읽는 눈을 충분히 키우지 못하고 좁은 시야에 의지한다면, 정말 억세게 운이 좋지 않은 이상 좋은 결과를 보기 힘들다. 시야를 넓히는 한편, 시장의 흐름을 그때그때 잡아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감각과 시야를 겨우 몇 개월 살펴본다고 해서 쌓기는 힘들다.

물론 낙관주의와 과신을 완벽히 제거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대한 경계해야 한다. 사람들은 베스트 시나리오에 기반해 계획을 수립한다.

그러나 살다 보면 그렇게 흘러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낙관주의에 기대어 사업을 구상하다가는 놓치는 부분이 많아지며, 다양한 상황과 변동성 아래에서 생존율이 떨어질 수 있다. ‘어쩌다 자영업자’들이 매우 쉽게 어려움에 빠지는 것은 그들의 성향이 투기에 가깝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이 처한 상황 때문이기도 하고, 스스로가 문제인 경우도 있다.

<골목의 전쟁> 김영준 지음·스마트북스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