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언론의 민낯 드러낸 ‘시사인’의 ‘메밍’아웃

대한민국 거의 모든 커뮤니티와 언론이 반으로 갈라져 난전을 벌이고 있는 ‘메갈리아 대전’에서 또 하나의 진보 언론이 ‘메밍’아웃을 선언했다.

바로 진보 성향의 정직한 사람들이 만드는 정통 시사 주간지 <시사인>이다. 최근 시사인은 몇 건의 기사만으로 그동안 그들을 지지하고 구독한 수많은 독자의 마음을 사뿐히 즈려밟고 저 멀리 메갈리아의 품으로 떠나 버렸다.

‘페미니즘 공부는 셀프다’로 선전포고
시사인 제466호에 실린 장일호 기자의 ‘절호의 기회’ 기사가 선전포고이자 도화선이 됐다.

출처 시사인
출처 시사인

장 기자는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기사를 비판하는 독자들을 페미니즘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독자들로 낙인찍고 책 사서 셀프로 공부하라는 망언까지 했다.

당연히 이 기사는 수많은 독자의 반감을 샀고, 정기독자팀에는 더 많은 절독 전화가 빗발쳤다.

항의 전화를 한 독자에게 영업팀 사원은 “한 기자의 의견일 뿐이다. 좀 더 지켜봐 줄 수는 없겠냐”라고 읍소했다.

이 기사는 시사인 홈페이지에서 블라인드 처리됐다가 2주 후 다시 게재됐다. 그리고 메갈리아 옹호는 기자 한 사람의 의견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불난 집에 기름 부은 편집국장
장 기자의 ‘절호의 기회’ 기사로 독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시사인에서는 다음 호에 아예 특집 기사를 준비한다.

고제규 편집국장은 ‘판단은 독자에게’를 통해 “이 기사 때문에 절독하겠다는 구독자 의사도 나는 소비자 권리로서 존중한다. 다만 하나만 부탁드린다. 절독을 하기 전에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분석 기사 등 그동안 시사인이 보도한 기사들을 한 번쯤은 떠올려주기 바란다. 누구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한 기사가 아니었다. 팩트와 심층 분석에 충실한 기사였다”라고 말하며 과거의 시사인이 올린 성과를 다시금 상기시켰다.

고 편집국장은 이 기사가 팩트와 심층 분석에 충실했던 이전 기사와 다를 게 없는 기사라고 장담했다.

시사인 고제규 편집국장(출처 시사인)
시사인 고제규 편집국장(출처 시사인)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사인의 커버 기사는 전혀 팩트와 심층 분석에 충실한 기사가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과거의 업적을 들먹이는 것 또한 최악의 대응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을 읽은 독자가 ‘그래, 시사인은 믿을 만한 잡지야. 다시 한 번 믿어볼게’라고 생각하기는커녕 ‘왜 뜬금없는 감성팔이냐’라는 반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한 내용이었다.

나무위키에서 팩트를 찾고 심층 분석을 한 커버기사?
시사인의 최종병기라고 불리는 천관율 기자가 ‘정의의 파수꾼들’이라는 제목의 커버기사를 썼다.

출처 시사인
출처 시사인

하지만 천 기자는 이미 1년 전 ‘메갈리안’…여성혐오에 단련된 ‘무서운 언니들’이란 기사를 통해 메갈리아를 옹호했을 뿐만 아니라 친절한 조언까지 건네고 있다. 이런 기사를 썼던 천 기자가 과연 얼마나 팩트에 입각하고 심층 분석한 기사를 쓸 수 있을지 의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천 기자의 기사는 결론부터 내리고 그에 사실을 끼워 맞추기 한 억지 기사일 뿐이다.

뜬금없이 나무위키를 분석한 것(이전에 일베와 메갈리아를 빅데이터 분석한 것과는 왜 이렇게 다른가?)부터가 어이없는 시작일뿐더러 그 분석방법조차 틀렸다.

나무위키에서 글자가 날아가고 복구하는 반달이 지나서 한 번에 4만씩 뻥튀기 된 편집글자 수를 시사인은 편집된 것으로 보았고, 이것을 자기주장의 근거로 썼다.

잘못된 분석 대상을 가지고 잘못된 방법으로 분석하는 데 제대로 된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을까. 결국은 처음부터 본인이 내린 결론에 맞춰서 데이터를 취사선택했을 뿐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다? 올챙이 때 생각 못 하는 개구리 진보언론들
시사인뿐만 아니라 메갈리아의 편을 드는 대다수의 진보 언론은 이번 ‘메갈리아 대전’에 참전한 대부분의 남성을 메갈리아의 성기 크기 조롱에 분노하고 격분하는 감정적 자의식의 남성들로 묶어두고 싶어 한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 남성의 분노와 반감을 더 부추길 뿐이다. 그로 인해 일어나는 절독 사태를 한때 지나가는 바람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시사인에 절독항의 전화가 쏟아진다기에 “부럽네요”라고 편집장에게 말했더니 “우리도 나한테 다 쏟아지고 있어”라 하신다. 아하하하. 회사는 망하지 않았고, 오히려 당시의 기록은 자랑이 됐다. 걱정 따위 안 하겠지만 경쟁사가 겪는 이 피곤함 또한 지나가리라. 희극의 반복만 좀 씁쓸할 뿐.

이 사태에 대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경향신문 기자의 글이야말로 현 상황을 바라보는 진보언론인들의 민낯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안타깝게도, 이 피곤함은 지나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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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희극이 아닌 비극으로 끝날 것이다. 왜 시사인뿐만 아니라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프레시안 모두 회사의 사정이 어렵다고 독자들의 손길을 구걸하던 시절을 전혀 떠올리지 못하는 것일까.

왜 메갈리아와 워마드를 비판하는 것이 남과 여의 문제가 아니라,상식과 비상식, 인간과 비인간성의 문제라는 것을 정말 모르는 것일까. 알면서 의도적으로 외면한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제 메갈리아라는 자폭 스위치를 눌러 버린 진보 언론들이 폭사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김승한 기자

김승한 기자

의학전문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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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