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유진 ‘정치카페’ 듣고 꿈꿨던 진보정치 ‘정의당’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정의당 김효진 당원이 지난달 24일 당원 자유게시판에 ‘4자통합 정의당에 대한 불신임 운동을 시작하려 합니다’라는 글로 선전포고를 했다.

제가 정의당에 처음 입당했던 것은 2014년도 하반기가 시작될 때였습니다. 학교 후배의 ‘정당 일을 같이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듣고 제가 겪은 상처들을 남들이 다시 겪지 않도록 힘쓰기 위해 정의당의 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19대 국회에서 심상정 의원은 군 인권법을 상정하리란 이야길 듣자, 증명하기 힘든 희귀병이란 이유로 군병원과 의무대에서 모멸과 언어폭력을 겪어야 했던 일이 떠올라 꼭 한 목소리를 내고 싶었던 겁니다.

그리고 더 많은 약자들과, 더 많은 피해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그 방법을 배우기 위해 제3기 청년학생위원회의 집행위원으로 이 당에서의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당의 수많은 위선자들이 당내 권력을 잡기 위해 용을 쓰는 모습을 보고, 그들의 추악한 내면을 비판하며 2015년 7월 말 탈당계를 제출했습니다.

입으로는 복지의 중요성을 외치는 자가 뒤에선 장애인 동지를 향해 조롱과 멸시를 던지고, 정정당당한 사회를 주장하는 자가 연대 현장에서 학력 위조를 자행한다는 증언을 들었을 때의 실망감이 무척이나 컸던 겁니다.

이 당에선 연대가 불가능하리란 생각에, 전 동지라고 불렀던 이들을 배신하고 이 당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1년 뒤, 20대 총선에서 정의당은 6석이라는 호성적을 냈습니다. 누군가는 이에 대해 불만족스러웠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전 정의당에도 희망이 있구나, 이 사회의 약자들, 시스템의 피해자들이 이 당에 연대의 목소리를 내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4년에는 학교 후배의 손을 잡고 입당서를 제출했다면, 2016년엔 학교 선배의 손을 잡고 입당서를 제출했습니다. 총선에서 보여진 연대의 가능성에 대한 꿈에 부풀어서 말입니다.

정의당 로고
정의당 로고

하지만, 정의당은 또다시 제게 절망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약자를 짓밟는 혐오주의자에 찬동하는 자들이 정의당의 주류가 되려 뭉치고, 지도부는 혐오와 폭력에 대하여 단호한 반대조차도 선언하지 않았습니다.

수많은 당원들이 탈당했지만, 이 당의 정치인들은 한동안 침묵과 회피만으로 일관할 뿐이었습니다. 당직자들은 당내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지도부는 이에 대한 질의에 침묵하였으며, 부문위원회들은 당원에 대한 기만행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4자통합이 우리에게 가져와야 했던 것은 희망이었을 겁니다. 새로운 진보정치로의 희망, 새로운 가치관들과 함께 뭉쳐 힘겨운 한국 사회를 바꿔나가는 것이 4자통합의 의미였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내면은 너무나 추악한 것이었습니다.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선 혐오주의조차 무기로 사용하는 이들이 정의당의 깃발 아래 모였다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지도부는 결국 떠나가는 당원들이 아닌 자신들의 수족들을 지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젠더 TF팀이라는 새로운 ‘정치 명함’을 만들어주고, 당헌당규를 어겼다는 의혹에 대해선 ‘별 문제가 아니다’로 일관합니다.

결국 약자를 짓밟는 한국 사회를 고치기 위해 모인 진보정당임에도, 그 안에서의 약자들을 짓밟는 강자들의 목소리만이 정의당의 이념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2015년 탈당계를 낼 땐 그저 제가 떠나면 그만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엔 탈당계를 내지 않을 것입니다.

이 당의 추악한 면이 있다면, 진보정치의 뿌리가 썩어가고 있다면 이에 대해서 유권자들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 진보정당의 당원이 가져야 할 소명의식일 것입니다.

떠나지 않겠습니다.

이 당에 의해 쫓겨나기 전까지, 정의당이 진보정당의 자격을 다시 갖출 때까지 싸울 것입니다.

무시된 당헌과 당규, 무너진 당내민주주의

지난 7월 31일, 전 정의당 중앙당과 지도부가 당헌과 당규를 무시한 점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정의당은 진성당원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당비를 내고 대의원과 전국위원 등의 대의기구 의원들을 선출할 자격을 얻어 당내 정치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7월 중순 논란이 된 문화예술위원회의 권혁빈·유성민 두 부위원장들은 전국위원회의 인준을 거쳐야 하는 절차도 지키지 않은 채 중앙당과 대변인실의 용인 아래 활동을 보장받았고, 결국 문제의 논평이 대변인실의 이름으로 올라오기까지 했습니다.

지도부는 제94차 상무집행위원회의에서 이러한 절차상 문제를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전국위원회의 인준과정을 무시한 중앙당과 대변인실에 대한 입장을 내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24일까지도 정의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오로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결국, 진성당원제를 채택한 정당임에도 당직자들의 명줄을 지키기 위해 지도부가 입을 다물고 있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는 겁니다.

정의당은 현 정부와 헌법을 존중하지 않는 이들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당내의 법인 당헌과 당규는 그들 스스로가 짓밟고 침묵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당에게 진보정당이라 불릴 자격이 있는지, 애초에 원내에서 입법의 목소리를 낼 자격이 있는지에 대한 의심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에 저는 정의당 당직자와 지도부에 대한 불신임의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광장 속 연대를 조롱하는 정의당의 정치인들

정의당의 유일한 공식적 광장은 당원 게시판입니다. 수많은 정치적인 이슈가 있을 때, 소통의 창구로서 가장 먼저 활용되어야 하는 곳이 정의당의 공식 당원 게시판임은 당연한 상식입니다.

팟캐스트 덧셈라디오
팟캐스트 덧셈라디오

하지만 4자 통합의 한 주체인 진보결집더하기 측의 팟캐스트 ‘덧셈라디오’에선 정의당의 광장을 향해 ‘개판’이라 일컫고, 서대문 지역위의 방송에선 ‘당 게시판의 탈당자들을 보면 뿌듯했다’는 요지의 발언이 행해졌습니다.

게다가 19대 국회에서 정의당의 국회의원이었던 박원석 전 의원은 ‘당원 게시판에 나온 의견은 일정부분 과잉 대표 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는 발언을 통해 정의당의 공식적인 광장에 대한 평가절하를 보이고 있습니다.

제게 이러한 목소리는 무척이나 익숙합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수많은 깃발 아래 모인 동지들을 향한 비난은 항상 한결같습니다.

대한민국은 너희들만 사는 나라가 아니다, 유난 떨지 마라, 광장에서 데모하는 추한 꼴을 관광객이 보면 무슨 생각이 들겠냐. 광장에 모여 연대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은 그만큼 절실하기에 광장으로 나온 것입니다.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을 이겨내기 위해, 턱없이 낮은 최저시급을 개선하기 위해, 그리고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탄압에 맞서 싸우기 위해.

정의당은 이제 이러한 광장 속 연대조차도 부정하는 자들이 정치를 하려 합니다. 4자통합을 통해 추천직으로 전국위원의 자리를 얻은 자, 19대 국회에서 정의당의 이름으로 의정활동을 거친 자는 분명히 이 당의 대표적인 정치인입니다.

그런 이들이 정의당의 광장인 당원 게시판의 의의를 훼손하려 드는 건, 정의당이 그만큼 숨기고 싶은 것이 많기 때문일 겁니다.

2016년의 집권당과 정부처럼 말입니다. 이에 저는 연대정신과 광장을 조롱하는 정치인들이 있는 정의당에 대한 불신임의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권한은 쥐고 책임은 던져버린 부문위원회

7월 21일, 제가 당내 투쟁을 시작하며 첫 번째로 썼던 글은 다름 아닌 부문위원회들에 대한 비판이었습니다. 정의당의 부문위원회는 전국위원회의 인준을 받아 당대표가 임명한 위원장에 의해 통솔되어 활동할 수 있습니다.

이는 각 부문위원회가 정의당의 이름을 걸고, 당비에서 지원을 받아 활동을 하기 때문에, 정의당의 한 부분을 대표하는 기구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일반 당원과는 달리 막중한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책임 또한 막중함을 인지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문화예술위원회는 전국위원회 인준 절차조차 거치지 않은 체 당의 물의를 일으켰고, 여성위원회는 몇 달에 걸친 당원들의 요구 속에서도 침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청년학생위원회는 당명개정의 건에서 하위 조직의 간부들이 사전 설문조사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휴회 중 사담이었을 뿐’이라며 그 어떤 책임도 묻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성소수자 위원회와 장애인위원회는 당내 혐오주의 및 폭력의 피해자 중 당사자들이 있음에도 그 어떤 입장조차 내지 않고 있습니다.

이러한 논쟁의 와중에서도, 그 누구도 책임진 이가 없습니다. 지도부는 ‘징계는 당기위의 몫’이라는 이유로 그들에게 그 어떤 책임도 묻지 않았습니다.

서울 서초구 강남역 10번출구에서 시민들이, 여자라는 이유로 희생된 ‘묻지마 살인’ 피해자에 대한 추모의 글을 남기고 있다.
서울 서초구 강남역 10번출구에서 시민들이, 여자라는 이유로 희생된 ‘묻지마 살인’ 피해자에 대한 추모의 글을 남기고 있다.

한달 전 강남역 살인사건 당시 한 신입당원을 공개적으로 압박하여 탈당시킨 두 문화예술위원회 간부와 세 청년학생위원회 간부들에게 내려진 처분은 오로지 ‘경고’뿐이었습니다.

공개적으로 제소하겠다 명시하여 압박을 가하고, 직후 100명이 넘는 인원들을 조직하여 토론을 제안한다는 명목으로 한 신입당원의 ‘용어와 사상’을 비판해 자진 탈당으로 밀어넣었음에도 ‘정식 제소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고로 끝난 겁니다.

결국 정의당의 다양한 가치를 보여주는 상징이었던 부문위원회들은 결국 막강한 권한은 가지되 책임은 가질 필요가 없는 곳들이 되었습니다.

한 당원은 ‘정의당’의 이름을 함부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간부들에 의해 쫓겨나가야 했으나, 정작 그 간부들은 물의를 일으키고도 책임지지 않은 것입니다. 이에 저는 무책임한 이들이 권한을 가지고 책임을 회피하는 간부들이 즐비한 정의당에 대해 불신임의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성차별주의와 혐오주의조차 무기로 삼는 패권주의자들

메갈리아와 워마드라는 혐오집단이 ‘단지 태어났을 때 성이 남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적 약자들과 독립운동가들, 심지어 전태일 열사까지도 조롱과 멸시를 서슴지 않을 때, ‘여성주의자’를 자처하는 그룹은 ‘그들에게도 사정이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전태일 열사를 향해 ‘태일하다’ 라고 외치는 것,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아내 폭행하다 뒈진 놈’이라고 외치는 것, 안중근 의사와 윤봉길 의사의 얼굴에 추한 낙서를 하는 것도 ‘이해하지 못하면 공부해야 할 사항’이라 외치는 자들이 스스로를 ‘여성주의자’라 자처하는 것입니다.

평범한 당원이라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들 중엔 상당수가 대의원이나 전국위원의 자격을 가진 체 당내 정치에 참여하는 이들이란 것이 경악할 만한 일입니다.

진보결집더하기 측이 4자통합을 통해 정의당에 들어왔을 때, 배려라는 명목으로 추천직 대의원과 전국위원의 자리를 꿰찬 뒤 ‘여성주의’라는 이름의 폭력을 일삼는 것입니다.

누군가 ‘정의당 정치인 중 누가 직접적으로 메갈을 옹호했냐?’라고 말합니다. 20대 총선에서 정의당의 비례대표와 지역구 후보로 출마한 이들도, 당직선거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조성주 소장도 ‘그들의 목소리엔 이유가 있다’고 공공연하게 발언했습니다.

4자통합의 주체인 진보결집더하기의, 전 노동당 부대표 등의 간부들도 이러한 목소리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여성주의의 발전은 성에 대한 담론을 ‘생물학적 성’이 아닌 ‘사회적인 성’으로 옮겨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그저 당내 패권과 자신의 정치적인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성 담론을 ‘생물학적 성’으로 퇴보시키고 있습니다.

이러한 메갈리아와 워마드의 성차별주의, 그리고 혐오주의조차 무기로 삼는 정의당에 대해 전 불신임의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4자통합은 3당합당보다도 수치스러운 역사가 될 것

정의당 심상정 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3기 심상정 지도부의 가장 큰 치적은 4자 통합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20대 총선에서 원내교섭단체 진출이 실패한 이상, 그의 가장 큰 공은 ‘진보 대통합’이라는 이름의 새로운 정의당이었을 겁니다. 새롭게 들어온 조직들과 새로운 당명을 만들고, 내년에 있을 대선에 자랑스러운 유일한 진보 후보를 내는 것이 3기 지도부의 꿈이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심상정 상임대표는 실패했습니다. 4자통합의 주체인 진보결집더하기는 그들의 청년 방송과 지역 방송을 통해 공공연히 ‘탈당한 당원들을 보고 뿌듯했다’, ‘당원 게시판은 개판이다’ 등의 차별적인 발언들을 통해 갈등을 야기하고, 메갈리아의 성차별주의와 혐오주의에 찬성하는 ‘여성주의자 모임’을 만들어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추천직 전국위원과 대의원이란 자들이 전국위원회 인준 절차조차 지키지 않은 불법적 논평이 철회된 것에 대해 비판하는 모습은 결국 4자통합이 얼마나 허술한 것인지, 얼마나 추악한 것인지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 문제를 단호하게 해결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칫 4자 중 한 주체에 대해 책임을 요구한다면 자신의 유일한 치적이 훼손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결국 시간이 해결책이라 생각할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당명은 바뀔 것이고, 새로운 지도부가 꾸려질 것이기에.

그리고 귀찮은 목소리를 내는 당원들은 전부 제 풀에 지쳐 꺾여나가고 나머지는 피로감에 젖어 별 목소리를 내지 않을 것이기에. 그러한 사실들을 새누리당과 싸우며 너무나도 철저하게 익혔기 때문입니다.

팟캐스트 정치카페
팟캐스트 정치카페

노유진의 정치카페를 듣고 많은 유권자들의 진보정치의 꿈에 기댔던 정의당은 이제 사라졌습니다. 이제 약자에 대한 멸시조차 배경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옹호되어야 한다 외치는 정치집단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저는 정의당 내의 연대를 기대하고 입당했습니다. 하지만, 4자통합의 정의당은 결코 정의당이 아닙니다. 정의롭지도 않고, 진보적이지도 않은 그저 원내정당 중 하나일 뿐입니다.

전 이런 정의당의 추악한 모습과 싸울 것입니다. 전 단 한명이고, 진보결집 세력은 약 천명이라 합니다. 지도부가 당헌당규를 무시해도 지지해줄 당원들은 만 명이 넘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래도 싸울 겁니다. 진보세력이 이 땅에서 이 나라의 추악한 시스템과 싸워온 것은 승산이 있기 때문이 아닙니다. 응당 그래야만 했기 때문이지요.

그렇기에, 전 4자통합 정의당에 대해 불신임 운동을 펼칠 것입니다. 탈당 대신 출당을 당하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이 사실을 유권자들에게 알릴 것입니다. 오늘부터 말입니다.

김서영

리얼뉴스 편집
청소년보호정책 책임자
vang127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