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일기 논란에 시사인 편집팀장이 ‘절독의 기회’ 쐐기를 박았다.
고재열 시사인 편집팀장이 9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시사인이 일본인의 습격을 받았다”며 “바로 이 표지 ‘욱일기 패러디’ 이미지 때문이다”고 독자를 상대로 선전포고했다.
고 편집팀장은 ‘욱일기 패러디’가 “일본 욱일기에 태극 문양을 넣고 구겨서 ‘숨은 친일파’들이 우리 사회에 암약하고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켰던 표지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욱일기 패러디’는 2014년 6월 발행한 355호 잡지에 사용한 소품이다.
고 편집팀장은 “그런데 숨은 친일파를 지적한 시사IN을 욱일기 이미지를 사용했다고 친일이니 매국이니 공격하고 있다”며 “신기한 것은 이 일본인들이 한국말을 잘하고, 심지어 한국인인 척한다는 것이다”고 비아냥거리며, 비판하는 독자를 한국말 잘하는 일본인으로 만들었다.
시사인 고재열 편집팀장이 9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번 욱일기 사태와 관련해 글을 올려 '절독의 기회'에 쐐기를 박았다.고 편집팀장은 “예전에 아베와 욱일기를 동시에 패러디한 이미지가 있는데, 이 일본인들은 이것도 친일 매국의 증거라며 덮어씌우고 있다”며 “아마 정상적인 일본인이라면 일장기가 아니라 군국주의 상징인 욱일기 패러디를 뭐라 하지 않을 것이다”고 말하는 것으로 보아, 독자들이 왜 화를 내는지 전혀 이해를 못 하는 것이 확실하다. 아니면 안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독자들이 불같이 화를 내는 이유는 ‘욱일기 패러디’ 소품의 존재 그 자체가 아니라, 왜 그걸 2년 동안 잘 보이는 곳에다 ‘보관’이 아닌 ‘전시’를 했냐는 것이다.
시사인 고제규 편집국장의 해명처럼 단지 소품에 불과하다면 상자에라도 보관하면 될 일이었다.
시사인 편집국장의 해명이런 해명까지 구구절절 해야 하는 게 서글프다는 고제규 편집국장의 말에 한 독자는 “일본 제국주의에 희생된 역사적 아픔을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비록 소품일지라도 2년 동안 저 소름 끼치는 상징물을 어디 처박아두는 게 아니라 버젓이 사무실에 걸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라며 “그걸 그저 소품이라고 생각하고 지나쳤다면 귀사 직원들의 역사 인식이 그 정도라는 거구요”라고 무엇을 잘 못 했는지 제대로 알라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고 편집팀장은 성난 독자를 “그런데 일본인도 아닌 한국인이 이를 뭐라 한다면, 이들이 ‘숨은 친일파’가 아닐까?”라며 “이 ‘욱일기 패러디’를 신고한다는 사람도 있었다는데, 어디다 신고했는지 궁금하다. 일본 정부? 아니면 일본 대사관?”이냐고 ‘숨은 친일파’로 몰아갔다.
고 편집팀장은 “시사IN 사무실에는 표지 이미지로 사용한 북한 김정일 김정은 캐리돌(캐릭터인형)도 있다. 그럼 우리는 종북이 되는 것인가?”라며 “습격이 이뤄지던 시간에는 마감하느라 정신이 없었는데, 기록 삼아 올려둔다”고 받아쳤다.
그는 독자들의 항의를 ‘습격’으로 만들었다.
독자들의 습격이 이뤄지던 시간에 마감하느라 정신이 없었다는 고 편집팀장. <리얼뉴스>도 <시사인>의 욱일기 사태와 병맛 해명으로
첫 번째 단독기사를 쓰느라 잠도 못 자고(자려고 누웠다가 제보를 받고 새벽 1시에 기사 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 시간에 당신만 바쁘고 정신이 없는 게 아니란 말이다.
3개월 전 사진에도 문제의 태극기+욱일기 소품이 시계 밑에 걸려 있다.고 편집국장은 “욱일기가 아니라 욱일기 패러디다”라며 “이걸 명확히 안 해두면 나중에 ‘시사IN이 욱일기를 걸어 놨었다’라고 딴소리 하는 사람이 나올테니까. 욱일기 패러디에 달려드는 그들은 도대체 누구인가?”라고 훗날까지 걱정하는 글을 남겼다.
메갈리아와 욱일기 사태로 고 편집국장의 말처럼 과연 시사인에 나중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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