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풋과 아웃풋 그리고 글쓰기

인간이 컴퓨터와 크게 다른 점은 아웃풋(output·출력)이 인풋(input·입력)에 큰 영향은 줄 수 있다는 데 있다.

컴퓨터는 정보처리 과정에서 출력이 입력에 영향을 줄 수가 없지만, 인간은 출력(말하기와 글쓰기)이 입력(사유와 사고)에 아주 큰 영향을 준다.

어린이들

학자들이 말하길 어린이들은 책에서 본 게 있고 읽은 게 있으면 반드시 부모에게 달려와 말하고 싶어 하는 본능적인 뭔가가 있다고 한다.

정말 거의 본능 같은 것이다. 그때 부모는 칭찬 많이 해주고 절대 귀찮아하지 말며 경청해줘야 한다.

왜냐하면, 그렇게 말을 하는 과정에서 아이의 사고와 사유가 명료해지고 섬세해지고 이른바 머리가 좋아지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책에서 본 게 있고 읽은 게 있으면 반드시 부모에게 달려와 말하고 싶어 하는 본능적인 뭔가가 있다고 한다
어린이들은 책에서 본 게 있고 읽은 게 있으면 반드시 부모에게 달려와 말하고 싶어 하는 본능적인 뭔가가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반드시 어머니 아버지는 아이가 읽는 책을 같이 읽어야 하고 미리 읽은 후에 건네주면 좋다.

왜냐, 아이가 읽은 책의 내용에 대해서 말할 때 단순히 ‘우쭈쭈’만 해주는 게 아니라 책의 다른 내용에 대해 질문하면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더욱 말하고 설명할 수 있게 말이다.

그렇게 아이의 아웃풋을 유도해서 인풋을 도와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칭찬하고 절대 귀찮아하지 말고 미리 책을 읽어야 한다.

위로와 힐링

가장 큰 위로는 그 사람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이건 심리학적으로나 우리 경험상으로 이론의 여지가 거의 없다. 사실 심리적인 문제에 국한되는 게 아니다.

말이라도 하니 시원하다. 털어놓기라도 하니 개운하다. 거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다.

털어놓고 주저리주저리 말하는 순간 그렇게 출력할 때, 자기도 모르게 머릿속에서 자신이 당면한 문제가 정리되거나 해결의 실마리가 스스로 떠오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털어놓았기 때문에 위로 됨을 느끼고 속이 조금이라도 편안해진다? 맞는 말이지만 그게 전부가 아니다.

경청해주는 상대를 만나 말을 하다 보니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조금이라도 보이기에 위로받고 위안받는 경우도 많다.

컴퓨터는 정보처리 과정에서 출력이 입력에 영향을 줄 수가 없지만 인간은 출력(말하기와 글쓰기)이 입력(사유와 사고)에 아주 큰 영향을 준다
컴퓨터는 정보처리 과정에서 출력이 입력에 영향을 줄 수가 없지만 인간은 출력(말하기와 글쓰기)이 입력(사유와 사고)에 아주 큰 영향을 준다

지적 능력과 글쓰기

머리가 좋고 우수하고 지적 능력이 뛰어나야 글쓰기를 잘한다? 틀린 말 아니고 맞는 말이다.

머리 좋은 이들이 글 잘 쓰는 건 사실이지만 역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글을 쓰기에 지적 능력이 신장하고 뛰어난 것이라고.

글쓰기라는 아웃풋은 남에게 말 걸기 위해서이지만 반드시 자신에게 말 걸기라는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내가 지금 뭔 생각하는가?’
‘그 생각이 이치에 맞나. 근거는 있는 거고?’
‘그 생각이 중요한 거야?’

이렇게 자문해보고 스스로 말을 걸어보면서 타인에게 말 걸기까지 나아가는 게 글쓰기다.

그러면서 자기 생각을 섬세하고 또 명료하게 만들어 나아가고 그러면서 지적 능력이 신장하는 것이다.

그렇게 자신을 객관화시켜 보면서 인간이 철이 들기도 한다. 인간 성숙의 가장 필수적 요소가 무엇일까?

바로 지피지기에서 지기(知己) 아닌가? 날 아는 지기를 하려면 글쓰기를 해야 하고 지기를 통해 지적 능력을 신장시킬 수 있다.

인간은 아웃풋 해야 인풋 능력도 신장한다. 특히 글쓰기를 통해 아웃풋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제발 부모들이 애들 보는 책 유치하다고 생각하지 말고 읽고 건네주길 바란다. 물론 책 읽는 모습을 평소 보여주는 게 가장 중요하다.

임건순

멸종 위기의 젊은 동양철학자
'순자, 절름발이 자라가 천리를 간다' 저자
moo925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