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와 차별적 발언, 명백한 욕설’ 아니라면 정청래 의원 ‘막말’ 정치인 낙인 안 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의원실이 당 윤리심판원 소속이라 당시 정청래 의원 막말 징계에 대한 분위기를 정확히 알고 있다. 지금 결과적으로 생각해보면 막말 피해자(?)인 주승용 의원은 결국 ‘공갈(?)’대로 탈당하여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당시 주승용 의원과 정청래 의원은 매우 적대적으로 보였을 수 있지만, 당내에서는 주승용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문제로 삼는 사람이 많았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탈당 사태’를 막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였으므로 그러한 분위기를 가진 사람을 달래고, 적절히 큰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징계해야만 하는 것인데, 다행히 정청래 의원에게도 큰 타격이 없는 징계 결정이 내려졌다. 이후 주승용 의원 본인도 정청래 의원의 막말이 컷오프 수준은 아니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일단 정치인 대 정치인의 ‘말싸움’은 개인적 팬덤의 수준에서는 매우 열 받을 수 있겠지만 ‘혐오와 차별적 발언, 명백한 욕설’이 아니라면 익스큐즈하고 넘어가는 게 옳다고 본다. 원래 정치는 말로 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지금의 국민의당 의원 중 초기에 탈당한 사람들은 그 자그마한 부정적인 상황도 ‘탈당’의 명분이 되는 게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출처 정청래 국회의원 홈페이지
출처 정청래 국회의원 홈페이지

정청래 의원의 막말과 징계요구, 막말 정치인 퇴출(안철수 대표) 이후 문재인 대표의 대권 후보가 지녀야 할 경쟁력 운운, 호남홀대론, 친노 패권주의 등등 모든 게 결국은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커다란 경계를 갈라놓는 프레임으로 활용된 것이 사실이고, 이 중에서 대권후보 경쟁력이라는 측면 이외에는 논란을 만들면 만들어지는 아니면 아닌 프레임에 해당한다.(여전히 문재인 전 대표의 대권 후보가 지녀야 할 경쟁력에 대해서는 겸허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 당시에 정청래 의원의 SNS 영향력에 대해서도 당내에서 의문이 있었지만, 징계 결과를 보면 탈당파에게도 더는 명분을 안 주고, 정청래 의원에게도 크나큰 장애가 없는 수준으로 결정되었다. 즉, 그 상태에서 봉합된 것이다.

그런데 그때부터 정청래 의원은 공식적으로 ‘막말로 징계를 받는 정치인’이 되었다는 게 문제였다. 정청래 의원의 이전 발언 중에서 사실 정치적 논란은 있을지언정 여성 차별이나 소수 약자 차별과 같은 혐오적 발언은 없었다. 그게 의정 활동에 문제가 될 사항은 전혀 없음에도 ‘막말’ 프레임이 그에게 덧씌워져 버렸던 것이다.

그게 컷오프 과정에서 명분을 찾고자 하는 사람에서는 ‘명분’이 된 것이다.곰곰이 생각해보면 “명백한 비속어와 욕설”, “혐오와 차별적 발언”이 아니라면 그 외의 막말은 청자의 주관적 도덕률에 의해 결정된다.

그걸로 ‘처벌’을 한다는 것은 정치인에게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일이기도 하다. 게다가 그의 지역구에서 교체 목소리가 높다던 것도 사실이 아니었음이 선거에서 증명되기도 했다. 만약 정청래 의원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다수의 비토를 받았다면 손혜원 당선자는 없다.

 

임형찬

임형찬

'정치하지마라' 저자
bucuresti@naver.com
임형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