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의협 “박근혜 정부 비선 미르재단이 주도한 ‘코리아 에이드’ 당장 폐기해야”

박근혜 정부가 지난 5월 아프리카 3개국(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순방에 맞춰 정부 주도의 국제개발협력 사업인 ‘코리아 에이드’를 출범시켰다.

이들 3개국에 매달 1회 보건, 음식, 문화 차량이 지역을 방문, 기본적 보건의료 서비스와 음식을 제공하고 한류 문화를 소개한다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미르재단이 진행한 ‘코리아 에이드’ 사업은 국제개발협력사업의 기본 원칙조차 지키지 않은 무지하고 오만한 사업으로 당장 폐기되어야 한다는 성명서를 지난 25일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마가레트 케냐타 케냐 영부인이 지난 5월31일 나이로비 케냐 국제컨벤션센터(KICC)에서 열린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사업 시범 운영 행사에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마가레트 케냐타 케냐 영부인이 지난 5월31일 나이로비 케냐 국제컨벤션센터(KICC)에서 열린 ‘코리아 에이드’(Korea Aid) 사업 시범 운영 행사에 참석했다

성명서 전문

1. ‘코리아 에이드’ 사업은 대통령방문에 맞춰 시행된 이벤트성 사업이다. 한 달에 한 번 방문하는 검진 차량의 보건의료 서비스는 지역 주민의 건강상태나 보건의료 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현지 보건의료체계를 교란할 가능성이 더 크고 지속 가능하지 않다.

2. ‘코리아 에이드’ 사업이 주장하는 ‘소외계층의 영양 개선’ 효과 역시 기대하기 어렵다. 현재 아프리카의 많은 어린이는 만성 영양실조와 당장 치료를 필요로 하는 급성 영양실조에 걸려 있다. 한 달에 한 번 음식 차량이 방문해 비빔밥과 쌀과자를 제공하여 이를 해결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발상은 국제사회의 실소와 비난을 받을 뿐이다. 영양실조 어린이들에게는 적절한 치료와 균형 잡힌 영양 치료식이 지속해서 제공되어야지 일회성으로 제공되는 일반 음식은 오히려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더구나 한국의 농산물과 식품 위주의 원조는 현지의 식생활을 고려하지 않은 국제사회 식량 원조의 원칙을 위배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3. ‘코리아 에이드’ 사업의 문화 홍보, 세일즈 외교 등이 인도주의적 활동으로 포장되고, 여기에 국제개발협력 자원이 동원되어서는 안 된다. 국제개발협력사업은 그 본래 가치인 인도주의 정신에 근거해 진행되어야 하고, 국제사회의 합의에 따라 배정된 한정된 자원이 효율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 특히 아프리카에는 빈곤, 아동노동, 조혼 풍습과 열악한 학교 환경 등의 이유로 학교에 가서 교육받을 기회조차 없거나, 중도에 그만두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많은데, 이들에게 케이팝 뮤직비디오를 상영해 준다는 계획은 실소를 넘어서 경악할 만한 수준이다.

4. 코리아 에이드는 박근혜 정부의 비선 세력이라는 논란을 받는 미르재단이 계획하고 주도한 사업으로, 이와 관련된 의혹이 당장 해명되고 관계자들에게는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코리아 에이드 TF 회의, 쌀과자(케이밀) 제작 및 사업체 선정, 태권도 시범의 문화공연, 보건동영상 제작 등의 광범위한 과정을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과 차은택 감독이 주도하였다고 이미 국정감사에서 밝혀졌다. 또한, 코리아 에이드 사업과 관련하여 정부의 무상원조 담당 부서인 한국국제협력단의 이사장인 차관급 인사에도 미르재단에서 영향을 미쳤다는 의혹이 제시되고 있다. 코리아 에이드를 둘러싼 의혹과 비리는 낱낱이 밝혀져야 한다.

5. 사안에 대한 시민사회의 비판과 경악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정부는 코리아 에이드 사업에 2017년 143억의 예산을 배정하여 전면 확대해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인도주의적 국제개발협력사업이 특정 재단의 무분별한 개입으로 사유화되는 것은 국민에 대한 민주적 책무를 저버리는 일인 동시에 이 시간에도 땀을 흘리고 있을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관계자들의 노력과 열정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이다.

따라서 우리는 국제사회에서 수십 년간 쌓아오고 합의해온 국제개발협력 및 보건의료협력의 원칙에 어긋나는 일회성이고 전시적인 코리아 에이드 사업을 즉시 전면 백지화할 것을 요구한다.

김승한

김승한

리얼뉴스 발행인·편집인
대학병원 연구원 그만두고 어쩌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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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