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스리기 그리고 고전이란

하루에 열두 번도 더 변하는 게 아니라 항상 요동을 치는 인간의 마음, 그것은 항상 문제고 항상 화두일 수밖에 없다.

변덕스럽게 움직이고 치우치고 자기도 모르게 왔다 갔다 하고 그래서 본의 아니게 일을 그르치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에게도 상처를 주며 때론 일탈 행위까지 하게 한다.

이 빌어먹을 놈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고 조절해야 할지 그것은 인간에게 있어 평생 주어진 화두라 할 수 있다.

이 마음을 조절하는 방법은 대략 또는 거칠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왜 이 사람이 생각날까요?(출처 YTN)
마음 다스리기, 왜 이 사람이 생각날까요?(출처 YTN)

첫 번째 마음이 드러나고 움직일 때 그것을 잘 살펴 어긋나지 않게 하는 것이고, 두 번째 마음이 생기고 요동을 하기 전에 고요하고 평안한 상태의 마음을 잘 유지하고 보존하고 기르는 것이다.

첫 번째 입장과 자세를 중시하는 쪽이 있을 수 있고 두 번째 입장을 중시하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 마음이 움직이는 상태에서 분석 모니터를 잘 가동하고 안테나를 잘 세우자는 입장이 순자와 신유학에서 기중심의 철학자들이 견지한 이발(已發) 중심의 수양론이라면 후자의 입장을 중시하는 세력도 있는데 바로 맹자와 성리학자들이 견지한 미발(未發) 중심의 수양론이다.

이발. 이미 마음이 드러난 상태에서 그것을 잘 단속하거나 제어하자 아니다. 마음이 드러나고 아직 크게 드러나기 전 즉 미발 상태에서 고요하고 차분한 마음을 어떻게든 부여잡고 그걸 키워내 매사에 그걸 가지고 임하도록 하자.

신유학에서 말하는 이발 vs 미발 이런 상반되는 마음 수양이론은 사실 어려울 것이 하나도 없고 우리도 많이 해봤음직 한 고민이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물어보면 난 이런 입장과 자세가 맞는 거 같아, 난 아냐 저런 입장이 내겐 더 맞는 거 같아. 그런 의견들이 바로바로 나오기도 한다.

사실 고전은 어려울 것이 없는지도 모른다. 다만 그것을 어떻게 번역하고 현대의 언어, 그리고 우리 일상과 체험의 언어로 말해주느냐의 문제 그리고 얼마나 우리 일상의 고민과 연관 지어 사람들에게 보여주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성실하게 오늘의 말로 설명해주면, 우리의 문제여 연관 지어 보여주면 얼마든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다. 나도 했던 고민이구나 아니면 나도 한번 생각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들게 할 수 있고 고전과 철학이 그리 대단한 게 아니었다고 느끼게 할 수 있다.

우리가 하는 고민, 내가 해봤던 생각들을 그들도 해봤고 그걸 토대로 고전을 만든 것인데 정말 고전이 어렵기만 하고 한사코 우리와 동떨어진 것일 수가 있을까? 아니다. 다만 학자들이 얼마나 쉽게 말해주고 나의 문제와 연관 지어 전달해주고 보여주느냐의 문제일 뿐. 우리가 어렵게 생각하는 성리학에서 다룬 주제가 우리가 늘 하는 고민일 수도 있는 데 정말 어렵기만 하고 동떨어지기만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어떤 처지와 생각으로 계십니까? 마음과 감정을 잘 다스리고 조절하는 일은 너무도 중요한 일일 것인데 드러난 상태에서 안테나를 잘 세우고 자체모니터링을 잘 가동해 제어하자 아니면 드러나기 전에 평온하고 고요한 상태의 감정과 마음 안에 나를 풍덩 빠뜨려 흠뻑 적시자, 어느 것인가요?

임건순

임건순

멸종 위기의 젊은 동양철학자
'순자, 절름발이 자라가 천리를 간다' 저자
moo9257@hanmail.net
임건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