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마드, 박근혜 퇴진 시위서 고 백남기 농민 비하···운동권 페미니스트와 갈라서나

남성 혐오 커뮤니티 워마드의 회원들이 지난 12일 100만 촛불 집회와 고 백남기 농민을 비하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워마드 회원들은 시위 이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여성이기 때문에 더 많은 비판과 모함에 시달린다며 여성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진지하게 박근혜 지지 맞불 시위를 벌이자는 회원이 있을 정도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여성이기 때문에 더 많은 비판과 모함에 시달린다며 여성으로서 박근혜 대통령을 지지하자는 글
박근혜 대통령이 여성이기 때문에 더 많은 비판과 모함에 시달린다며 여성으로서 박근혜를 지지하자는 글

이번 시위에 대해 워마드 회원들은 왜 박근혜 퇴진 시위에는 100만 명이 넘게 몰리는데 여성 시위에는 몰리지 않느냐며 시위에 나간 여성들을 비판했다.

한 회원은 “쓸데없이 켜진 불은 물로 꺼서 남기 해야 제 맛 아니겠노 껄껄”이란 글을 물대포를 맞는 고 백남기 농민의 사진과 함께 올려 수많은 회원의 추천을 받았다.

이 글은 삽시간에 퍼져 수많은 커뮤니티의 공분을 사고 있고 특히 평소에 워마드에 동조하던 여성시대 외 여성 커뮤니티와 트위터 등지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문제의 고 백남기 농민 비하 글
문제의 고 백남기 농민 비하 글

결국, 이 사진과 글은 고 백남기 농민 유족들에게 전해져 유족들은 고 백남기 농민을 비하한 이들을 고소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워마드 카페에는 오히려 세뇌당한 여성들이 불쌍하다는 글과 여성 커뮤니티를 비판하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시위에는 ‘행동하는 페미니스트’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여성 운동가들이 참여해 박근혜 퇴진을 외치면서도 여성 혐오는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들에 대해 워마드는 ‘뀐’이라는 용어로 비하하며 거센 반감을 드러냈다.

사실 두 집단을 딱 잘라 구분하기란 쉽지 않다. 메갈리아와 워마드 개설 초기에 정의당 여성위원회가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하지만 온라인 특성상 익명성 때문에 계정 사용자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처음에는 운동권 페미니스트 진영에서 워마드나 메갈 진영을 자신의 홍위병이나 행동대원으로 쓰려고 매우 호의적으로 대했고 두 진영이 긴밀한 협력 관계에 있었던 것은 확실한 사실이다.

이후 워마드의 폭력성이 두드러지면서 점점 두 진영의 사이가 벌어졌다. 반대로 워마드 측에서도 ‘꿘’페미들이 자신들을 이용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눈치채면서 심한 거부 반응을 보여왔다.

그러다 두 진영이 결정적으로 갈라진 사건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낙태 합법화’ 시위였다. 두 진영은 각기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시위를 벌이며 서로 간에 확실히 선을 그었다.

이번 12일 박근혜 퇴진 시위로 돌아갈 수 없는 강을 건넌 듯하다. 하지만 모든 운동권 페미니스트들이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시위를 찬성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과격 페미니즘 페이스북 페이지인 ‘바람계곡의 페미니즘’은 ‘광화문 민중총궐기 집회에 여성이 굳이 나가지 않아도 되는 이유’라는 글을 페이지에 올렸고, 이 글은 여성신문에도 실렸다.

반대로 워마드에도 이번 시위 반대와 고 백민기 농민 비하에 대한 반대 의견이 올라오기도 했다. 물론 곧 엄청난 비난을 받고 해당 회원들은 탈퇴를 택했다.

결국, 오프라인에서의 모습은 확실히 구분되겠지만, 한동안 온라인상에서 두 진영은 서로 이용하기도 하고, 비난하기도 하고, 연대하기도 하면서 ‘따로 또 같이’를 계속할 듯 하다. 강남역 노래방 살인 사건으로 뭉쳤던 운동권 페미니스트들과 워마드 회원들이 박근혜 퇴진 시위를 계기로 갈라서고 각자의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향후 두 집단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김승한

리얼뉴스 발행인·편집인
대학병원 연구원 그만두고 어쩌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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