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권리, 우리는 사생활이 아니라 위법에 분노한다

“권력은 타락하기 쉽고, 절대적 권력은 절대적으로 타락한다.”
액톤 경

정부는 모든 체제를 불문하고 권력을 축적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 본연의 자유 의지 때문이다. 모든 인간이 그러하듯 견제를 받지 않고 자신의 의사를 투영하려는 성질은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권력을 축적하려는 성질은 왕정을 떠나 민주주의에서도 나타나는데, 그 정점을 우리는 ‘권력자’라고 부른다. 최근 우리나라는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권력의 최정점에 있는 사람의 부패와 헌정 농단으로 뜨겁다.

최근 박 대통령은 검찰 조사에 유영하 변호사를 선임하며, 조사를 지연시킬 의사를 표명했다. 바로 권력자이기 전에 여자로서의 사생활을 존중해달라는 것이었다.

출처 YTN
출처 YTN

그러나 이러한 박 대통령의 입장은 지극히 자기중심적이며, 권력 편의적 발상이다. 헌법과 법률에서는 대통령에 대해서 ‘통치 행위’를 인정한다.

즉, 대통령이라는 권력이 투영하는 정치적 행위에서 자율성을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통치행위를 바탕으로 대통령은 법률적 근거가 조금 희박하더라도 정치적 의지를 관철할 수 있다. 이것은 사실상 한 시민의 권리가 아니라 ‘권력자’로서의 권리에 해당한다.

우리 헌법을 만든 사람들은 이러한 권력자로서의 통치행위를 보호하기 위해 대통령을 기소하는데 까다로운 조항을 만들었다. 바로 헌법 제84조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

그리고 이 문장 덕택에 대통령의 기소는 ‘탄핵소추안’ 발의 절차가 있고,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필요하다. 이것이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의 권리라고 할 것이다.

앞서 액톤 경이 말한 절대적 권력의 절대적 부패의 의미는 바로 권력을 보호하려는 권력자의 습성 때문이다. 그만큼 권력자는 일반 시민과 달리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수단을 합법적으로 부여받는 경향이 있다. 박근혜 대통령처럼 말이다.

입만 열면 거짓말
입만 열면 거짓말

현재 박 대통령은 전형적으로 자신의 권력을 축소하려는 시도를 물리치는 권력자의 모습을 보인다. 생각해보자 과연 빌 클린턴은 왜 사생활에 가까운 르윈스키 스캔들로 고생했을까? 미국은 간통죄가 없다.

유영하 변호사가 이야기한 대통령이기 이전에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은 참으로 기만적 논리에 가깝다.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라는 권리를 보호하고자 한다면 과감히 권력자로서의 보호 장치를 스스로 해체하는 시도부터 해야 한다.

게다가 한때에는 여성으로서의 강점을 강조하며 선거 운동을 하지 않았던가? 이제 와서 ‘여성’을 약자로 취급하며 뒤로 숨는 꼴은 졸렬하기 짝이 없다. 100만명이라는 인구가 사생활로 분노한 것은 아니다. 그 시민들은 사생활을 떠나 위법과 위헌의 행위를 규탄할 뿐이다.

왜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며?
왜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며?

권력자는 권력자이기 때문에 때로는 고귀한 보호를 받지만 때로는 가장 엄격할 따름이며, 때로는 가장 외로운 존재가 된다. 앞으로 모든 대한민국의 지도자들이 기억해야 한다.

임형찬

'정치하지마라' 저자
bucurest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