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밍아웃 시사인, 완전히 아웃되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대한민국 온 국민이 분노하기 전에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었던 ‘메갈리아 대전’이 있다.

그 난전의 최대 피해자로 꼽자면 대한민국 남성을 훈계하고 교정하려던 진보 언론이다. 그중에서도 시사 주간지 〈시사인〉이 직격타를 맞았다.

그동안 그들을 지지하고 구독한 수많은 독자, 특히 20~30대 대한민국 남성 독자들의 마음을 사뿐히 즈려밟고 저 멀리 메갈리아의 품으로 떠나 버렸던 시사인. 이후 정기구독자들의 연이은 이탈로 시사인은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 독자들의 등에 비수를 박은 기사들

시사인의 메갈리아 대전 첫 참전은 제466호에 실린 장일호 기자의 ‘절호의 기회’가 선전포고였다.

출처 시사인
출처 시사인

장 기자는 메갈리아를 옹호하는 기사를 비판하는 독자들을 페미니즘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독자들로 낙인찍고 책 사서 셀프로 공부하라는 망언까지 했다.

이후 수많은 남성 독자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지만, 시사인은 오히려 적반하장격으로 이들을 도발하고 훈계한다.

다음 제466호에서 고제규 편집국장은 ‘판단은 독자에게’를 통해 “이 기사 때문에 절독하겠다는 구독자 의사도 나는 소비자 권리로서 존중한다. 다만 하나만 부탁드린다. 절독을 하기 전에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국정원 정치개입 사건,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 분석 기사 등 그동안 시사인이 보도한 기사들을 한 번쯤은 떠올려주기 바란다. 누구를 지지하거나 반대하기 위한 기사가 아니었다. 팩트와 심층 분석에 충실한 기사였다”라고 말하며 과거의 시사인이 올린 성과를 다시금 상기시켰다.

또 고 편집국장은 이 기사가 팩트와 심층 분석에 충실했던 이전 기사와 다를 게 없는 기사라고 장담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해서 나온 커버 기사 ‘정의의 파수꾼들’이 천관율 기자의 이전 기사와 달리 엉터리 데이터로부터 엉뚱한 결론을 끄집어낸 억지기사였다는 것이다.

시사인 편집국장의 해명
시사인 편집국장의 해명

결국, 이 기사는 불난 집에 부채질 정도가 아니라 휘발유를 뿌린 결과를 가져왔고 특집 제목인 ‘분노한 남자들(또는 분노 한남 자들)’대로 분노한 남성 독자들의 대대적인 시사인 구독 취소 러시가 일어났다.

그럼에도 시사인은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고 편집국장은 “기사를 내기 전 예상했던 절독 마지노선을 3단계까지 잡아놨었는데 현재 3단계까지 왔다. 순식간에 빠졌고 예상보다 많이 빠졌다”며 “독자의 판단은 존중할 수밖에 없다. 지금껏 시사인이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구독료에 의존하는 건강한 경영구조를 가진 매체라고 생각했지만, 독자들이 한순간에 이탈하는 사태가 터지면서 이 구조 역시 안정적이지 않다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고 편집국장은 “당장의 위기는 허리띠를 졸라매 극복할 수 있지만 당장 후배들이 기획안을 낼 때 자기검열을 할까 봐, 그것이 가장 안타깝다”고 말했다.

거짓말하면 시사인. 오른쪽 시계 밑에 문제의 태극기+욱일기 소품이 걸려 있다(수정 전)
거짓말하면 시사인. 오른쪽 시계 밑에 문제의 태극기+욱일기 소품이 걸려 있다(수정 전)

이후 편집국에 욱일기를 걸어놓았던 것이 기자협회보의 (쉴드 치려다 망한)기사에 의해 드러나는 사건까지 벌어지면서 시사인은 최악의 구설수를 겪는다.

연극이, 아니 절독 러시가 끝나고 난 후

이렇게 수많은 정기구독 취소와 그에 따른 환불이 이루어지고 난 후 시사인은 예전처럼 잘 버티고 있을까?

욱일기 논란 후 고 편집국장은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라는 유명한 시구를 인용하며 ‘우리는 그저 묵묵히 갈 길 가겠습니다.’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남겼다.

그러나 그로부터 두 달 정도 지난 후 시사인은 극심한 경영난에 시달리고 이 때문에 구독을 취소했던 독자들을 대상으로 다시 구독을 당부하는 영업 전화를 돌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입증하는 증거로 절독 러시가 일어날 때 시사인의 경영 위기설은 엄살이라고 말했던 딴지일보 정치부장이자 인터넷 논객인 물뚝심송이 근래 들어 “시사인 정기구독하세요. 돈 남으면 별로 맘에 안 들지만 한겨레21도 좀 살려주시고. 망할 지경이랍니다.”라는 트윗을 남긴 것도 의미심장하다. 물론 물뚝심송이 시사인의 상황을 완전히 대변한다고 볼 수는 없다.

지난 8월 트윗서 시사인 경영 위기설 엄살이라고 한 물뚝심송
지난 8월 트윗서 시사인 경영 위기설 엄살이라고 한 물뚝심송
지난 11월 15일 트윗서 시사인 망할 지경이라고 하는 물뚝심송
지난 11월 15일 트윗서 시사인 망할 지경이라고 하는 물뚝심송

하지만 동종업계 종사자인 물뚝심송이 2달 만에 180도로 말을 바꾼 트윗을 날릴 정도면 시사인의 경영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은 분명하다.

과연 시사인이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시사 주간지의 정상을 계속 지킬 수 있을지, 아니면 인원 감축이나 사업 축소, 더 나아가 폐간의 운명까지 맞이할지는 현재로썬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리얼뉴스>가 경고한 대로 진보 언론이 앞으로 겪을 겨울은 매우 길고 혹독하며, 그때 그들 곁에 우군이 많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겨울이 오고 있다.

김승한

김승한

리얼뉴스 발행인·편집인
대학병원 연구원 그만두고 어쩌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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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newskorea@gmail.com
김승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