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핵 참사 30주년 “막막함과 두려움으로 맞이하는 서른”

[녹색당] 서른 즈음, 두렵지만 꿋꿋이 맞이합니다

체르노빌 접근제한구역의 방문객이 연간 1만 명 이상이라고 합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관광객 유치에 적극적입니다. 하기야 일본 정부와 기업도 후쿠시마산 제품 판촉 행사에 나서며 공분을 자아낸 바 있습니다. 후쿠시마 핵참사는 5년이 지났습니다. 체르노빌은 4월 26일 오늘자로 30주년을 맞이합니다. 길다면 긴 세월입니다.

그런데 체르노빌 투어 참가자들은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문서에 사전 서명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아직 엄청난 방사선이 측정되는 ‘핫 스팟’이 존재합니다. 문제가 있어도 관광을 하겠다는 그릇된 호기심과 안전불감증 혹은 오랜 세월이 지났으니 별 문제가 없을 거라는 자의적 판단이 이 서명에 담겨져 있습니다. 계절은 다시 돌아오지만 교훈과 성찰은 조금씩 잊혀져가고 있는 풍경입니다.

 

체르노빌
체르노빌

 

이렇게 아직 안전하지도 못한 참사 현장을 ‘상업화’하는 것은 사실 사소한 현상입니다. 핵발전소 사고 확률이 얼마나 되었건 한 번 사고가 나면 어떻게 되는지 사례가 남았는데도 세계는 핵발전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이 핵심에는 후쿠시마 사태 이후에도 핵을 고집하는 일본과 한국이 있습니다. 막막함과 두려움으로 맞이하는 서른입니다.

녹색당은 2011년 후쿠시마 핵 참사를 계기로 만들어졌으며 탈핵을 제1의 기치로 들고 활동해왔습니다. 그동안 고리1호기 폐쇄 방침이 결정되고, 신규 핵발전소 예정지였던 삼척과 영덕 그리고 해수담수화 사업이 추진된 부산 기장에서 주민투표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녹색당은 이번 총선에서 국회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제20대 국회에서 탈핵 논의가 얼마나 이루어질지 알 수 없는, 사실 제19대 국회보다 더 나을 것이라는 보장도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편으로, 그래도 체르노빌 이후 핵발전의 역사에 분기점이 마련되었다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여러 나라들이 핵발전의 축소 내지 폐쇄를 결정하고 이행하였습니다. 이런 대표적인 사례에 해당하는 독일은, 여느 나라처럼 녹색당이 소수정당이지만 탈핵을 선도적으로 실행하였습니다. 우리는 인류가 가진 성찰력과 결단력이 녹색당의 지지율보다 크다는 것을 믿고 있고 알고 있습니다.

체르노빌 그날은 또 하루 멀어져갑니다. 인류도 핵발전으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갈 것입니다. 핵발전이 없으면 전기를 쓸 수 없을 것처럼 협박하고, 이루 셀 수 없는 세월동안 핵폐기물을 보관해야 하며 이제는 효율성에서도 재생가능에너지를 웃도는데도 핵발전이 경제적이라고 속이는 사람들은 여전히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거짓을 떠나보내고 또 떠날 것입니다. 우리는 훗날 지금을 돌아보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힘들었지만 우리는 핵발전과 꿋꿋이 매일매일 이별했었다.’

김승한

리얼뉴스 발행인·편집인
대학병원 연구원 그만두고 어쩌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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