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 최은영 회장 전격 조사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 일가의 미공개 정보 이용 의혹을 조사 중인 금융위원회가 최 회장을 상대로 전격적으로 조사를 벌인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금융당국과 업계에 따르면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은 전날 여의도에 위치한 유수홀딩스 사옥에 조사관들을 보내 최 회장을 직접 조사했다. 조사관들은 최 회장을 상대로 한진해운 주식 전량 매각을 결심한 배경을 집중적으로 캐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은 임의 제출 형식으로 최 회장의 휴대전화와 컴퓨터, 업무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조사팀은 이날 미공개 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한진해운을 상대로도 현장 조사를 진행했다. 최 회장이 경영하는 유수홀딩스는 한진해운 본사 건물 일부를 사옥으로 쓰고 있다. 조사관들은 자율협약 신청 결정에 관여한 임직원들을 조사하는 한편 관련 서류 등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전날 확보한 자료를 분석, 한진해운이 언제 자율협약 신청을 내부적으로 결정했는지 확인하고 관련 자료 유출 가능성을 본격적으로 살펴볼 계획이다. 법리적으로 미공개 정보 이용죄가 성립하려면 미공개 정보가 발생한 특정 시점을 먼저 가려내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 회장 등으로부터 확보한 휴대전화 통화 내역 등을 분석함으로써 최 회장이 한진해운 주식 처분 직전에 한진해운 측 인사와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최 회장과 두 딸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신청 결정이 내려지기 전인 지난 6일부터 20일까지 보유 중이던 한진해운 주식 전량을 매각한 사실이 드러나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최 회장은 37만569주, 두 딸은 각각 29만8679주를 정규장 거래를 통해 팔았다. 이는 한진해운 전체 주식의 0.39%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 회장 일가가 한진해운 주식 사전 처분을 통해 회피한 손실액은 지난 25일 종가 기준으로 따지면 1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금융당국은 최 회장 일가의 손실 회피액이 절대적으로 큰 규모가 아니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번 의혹이 취약업종 기업의 구조조정 추진 과정에서 전·현 대주주의 도덕적 해이를 드러내는 사건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예고한 바 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유수홀딩스 관계자는 “오비이락(烏飛梨落) 격으로 최 회장이 억울한 상황에 처했다”며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자세로 성실히 조사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일각에선 금융위가 압수수색 영장을 받아 강제조사하지 않고 유수홀딩스와 한진해운의 협조에 의지한 임의 조사에 나선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공개 이용 의혹이 불거지고 나서 이미 적지 않은 시간이 지나 최 회장 측에서 대비할 시간이 충분했던 상황에서 자택 압수수색 등을 배제한 조사를 통해 관련 증거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었겠느냐는 이유에서다.

김승한 기자

김승한 기자

의학전문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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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