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사 초고속 충전 ‘그래핀 배터리’로 테슬라 위기

그래핀(Graphene)은 탄소의 동소체 중 하나이며 탄소 원자들이 모여 6각형으로 2차원 평면을 이루고 있는 나노소재입니다.

그래핀(Graphene)
그래핀(Graphene)

이 그래핀 소재를 이용해 기존 사용되는 리튬 아이온(Li-ion) 배터리를 대체하려는 시도는 지난 수년간 계속됐으나, 대량생산에 성공한 회사는 아직 없었습니다.

그래핀 배터리가 리튬 아이온 배터리를 대체하게 되는 것은 기정사실로 되고 있습니다. 리튬 아이온 배터리는 충전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며 수명도 짧습니다. 반면 그래핀 배터리는 충전시간이 획기적으로 짧으며 수명이 거의 반영구적법이기 때문입니다.

결정적으로 리튬 아이온 배터리는 잘 터집니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삼성 노트7만큼 배터리 문제로 고생했던 전기자동차 회사가 Fisker Automotive 였습니다.

배터리 문제로 Henrik Fisker는 아주 시원하게 Fisker Automotive를 날려 먹으신 경력이 있습니다. (그냥 BMW 자동차 디자인이나 잘하고 계시지 무슨 전기자동차를 만든다고.)

Henrik Fisker
Henrik Fisker

노트7 하고는 스케일이 다르게 폭발하던 Karma 자동차

전기차는 배터리가 핵심이란 걸 깨달은 Fisker는 절치부심하고 올해 EMotion이라는 새로운 전기자동차 출시를 예고했습니다. (도대체 새로운 투자자들은 어디서 구했는지 몰라요.) 자동차는 올해 공개, 실제 판매는 2018년에 이뤄질 전망입니다.

이 EMotion이란 자동차는 그래핀에 supercapacitor(capacitor는 한글로 그냥 캐패시터라고 밖에 나오지 않네요.)를 접목하여 만든 배터리를 탑재해 충전도 몇 분 만에 되고, 한번 충전에 400마일을 갈 수 있다고 합니다. (테슬라 모델 중 한번 충전으로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Model S의 최대 주행거리가 300마일이 조금 넘습니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EMotion의 가격이 올해 출시되는 Model 3(테슬라의 자동차 중 가장 가격이 저렴한 모델)보다도 더 저렴하게 판매될 거라는 겁니다.

물론 가장 충격적인 점은 EMotion의 디자인.

엄청난 성능과 스펙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완전 혹평일색 EMotion
엄청난 성능과 스펙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완전 혹평일색 EMotion
자동차 디자인을 발로 그렸다고 평가 받는 EMotion
자동차 디자인을 발로 그렸다고 평가 받는 EMotion

와, 무슨 자동차 디자인을 발로 그리셨나요? 엄청난 성능과 스펙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에 대한 평가는 완전 혹평 일색입니다. (그런데 자동차 디자인이야 솔직히 몇 주 타고 다니면 내 자동차가 무슨 색인지, 무슨 모습인지도 무감각해집니다. 처음 차 살 때 그 심적 괴로움만 꾹 참으면 됩니다.)

이런 눈뜨고 보기 힘든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Fisker의 EMotion이 테슬라에 가장 위협적인 존재로 드러나고 있는 이유는 그래핀 배터리를 탑재했기 때문입니다.

EMotion에 사용될 그래핀 배터리를 대량생산하게 될 Nanotech Energy는 생산시설에 대한 특허를 USPTO(미국특허청)에 수십 개 출원을 했고 지금 그 생산시설에서 EMotion에 탑재하게 될 그래핀 배터리를 대량생산할 준비를 한참 하는 중입니다.

Nonotech Energy의 Jack Kavanaugh 회장과 두뇌들은 UCLA 출신의 공학도들이고 그래핀기술을 배터리에 접목하는 연구를 전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으로 해왔던 연구진들이 설립한 스타트업입니다.

아무튼 올해 EMotion 모델이 Fisker에 의해 발표되면, 전기자동차 시장은 피튀기는 경쟁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Fisker 회장은 Fisker, Inc.에서 생산되는 EMotion 모델을 전 세계 어느 전기자동차보다도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할 거라고 선전포고를 한 상태입니다.

일론 머스크 회장은 이런 그래핀 배터리에 대해 아무런 발언도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가 머스크 회장은 원래 php 프로그래밍을 공부한 게 아니고, (php는 취미로 하면서 페이팔을 만든 건데 이게 대박이 난 거죠.) 스탠포드에서 바로 이 supercapacitor 기술을 연구하며 박사과정까지 밟았던 경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머스크 회장은 누구보다도 이 그래핀과 supercapacitor 기술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전문가이기에 아무런 얘기도 못 하고 함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테슬라도 이 그래핀 배터리를 탑재하면 되는 거 아니냐? 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테슬라 자동차는 현재 리튬 아이온 배터리에 완전 몰빵한 상태입니다.

테슬라의 Gigafactory
테슬라의 Gigafactory

결국 머스크 회장은 리튬 아이온 배터리에 목을 맬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 이 그래핀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자동차들이 출시되기 시작하면 테슬라의 자동차들은 경쟁력을 (가격에서 또 성능에서) 완전히 상실하게 될 전망입니다.

삼성이 인텔의 Optane SSD에 대항해서 Z-Nand SSD를 발표했듯이, 테슬라도 기존 리튬 아이온 배터리 기반에서 그래핀 배터리의 성능에 버금가는 획기적인 성능개선을 해야 하는데, 절대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테슬라 자동차는 그래핀 배터리라는 큰 암초를 만나 회사창립 후, 가장 큰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