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와 주짓수, 뭐가 다를까?

합기도는 고대 무술에서 나왔다고 이전 글에서 말했습니다.

무사들의 싸우는 기본적인 형태는 검술과 유술이었습니다. 갑옷을 입고 싸우던 시기이기에 타격기는 효과가 없었습니다. 싸우다 넘어지면 적의 검을 피하기 어려웠기에 지는 것입니다.

고대 유술은 맨손으로 검을 상대하는 형태를 갖추고 있습니다. 따라서 검을 사용하지 못하게 잡거나 쓰러뜨리는 형태가 많습니다. 유술은 검술을 기본 베이스로 하는 무사가 유사시를 대비하는 호신술 개념으로 봐도 틀리지 않습니다.

유술이 크게 발달하기 시작한 것은 검을 가지고 다닐 수 없는 폐도령을 내렸던 메이지 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입니다.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에서 무사가 정부군에게 검을 빼앗기는 장면이 있는데 그 시기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영화
영화 <라스트 사무라이>

현대에 와서는 검술은 스포츠로서 검도가 되었고 유술은 유도가 되었습니다.

유도에 대한 일화를 말하자면 유도 창시자로 알려진 가노 지고로는 자유대련 형태로 시합하는 레슬링을 보고 그것을 유술에 적용을 시키면서 지금의 유도 형태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가노 지고로에게 파문당한 제자가 유도를 옛 이름인 유술로 유도를 전파하면서 브라질까지 가게 되었습니다. 그때 발리투도와 같은 그곳 격투기를 접목하면서 유술(주짓수)이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게 됩니다.

유술은 유도 그 자체로 이미 가노 지고로에 의해서 실전성이 입증된 무술이었고 주짓수는 그것을 더욱 증명해주었습니다. 검술은 죽도를 사용하는 검도로 재탄생되면서 실전성에 대한 회의적인 논쟁에 빠지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실전성은 대회를 통해서 충분히 입증되었습니다.

55회 전일본검도선수권대회
55회 전일본검도선수권대회

검도, 유도와 함께 보편적으로 널리 알려진 일본의 현대 무도에서 합기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현대 무도가 전문성을 추구하면서 유도는 검술을 잃었고 검도는 유술을 버렸지만, 합기도는 검술과 유술 두 가지가 보완적으로 하나의 형태로 완성된 무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힘과 힘이 부딪치지 않는 무저항을 강조하고 있으며 올림픽과 같은 경쟁적인 유럽의 스포츠를 경계하면서 합기도를 비폭력 비경쟁 무도로 발전시켰습니다.

시대적 요구에 의한 스포츠의 경쟁적인 방식을 선택한 유도는 세계적으로 대중의 관심과 명성을 얻었습니다.

그러나 지구상에 거의 모든 무술이 경쟁적인 스포츠 형태를 취하고 있을 때 대조적으로 합기도는 경쟁적인 스포츠가 되기를 거부했습니다. 체급 구분과 승수(勝數)에 기반을 둔 순위와 챔피언 제도를 포함한 모든 시합과 대회를 거부한 것입니다.

그 결과 합기도는 가장 늦게 세계화가 된 무도가 되었습니다.

국제합기도연맹(IAF)
국제합기도연맹(IAF)

우리 마음속에 내재하는 공격적, 전투적, 파괴적 본능을 순화시키는 합기도는 비폭력, 비경쟁의 철학에 기초한 궁극적 승리로 이끄는 길을 창시자는 제시하고 있습니다.

합기도를 실제로 수련하거나 경험해 보지 않으면 합기도가 얼마나 실용적이고 현실적인지를 알지 못합니다.

대부분의 합기도 수련생들은 다음과 같은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처음 가졌던 여러 가지 의심은 차츰 기술과 형식에 익숙해지면서 거부할 수 없는 합기도의 매력을 경험하고 마침내 그 무한한 깊이를 깨닫게 됩니다.

겉으로 보이는 부드러움과 달리 실제로는 격렬하고 활기차며 역동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됩니다. 기술 하나하나가 모두 사람을 다치게 할 수 있는 강력함을 가지고 있고 그런 것들은 상대방을 제압하고 무력화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초심자가 배우는 간단해 보이는 기본기에서 보이는 동작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려운지에 대해 스스로 놀라게 됩니다. 이는 단지 팔과 다리만이 아니라 온몸이 조화로운 방법으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는 것으로 고도의 집중력과 균형감과 반사신경이 요구됩니다.

출처 대한합기도회
출처 대한합기도회

또한, 호흡의 중요성에 대해 자연스럽게 깨닫게 되고 마지막에는 합리적인 기술과 다양한 변화 그리고 그 적용으로 인한 수많은 변화와 응용에 또다시 놀라게 됩니다. 합기도 움직임의 복잡성을 경험한 다음에서야 자연과 하나가 되어가는 합기도 기술의 깊이와 세련됨을 느끼게 됩니다.

항상 자신의 중심을 반듯하게 지키는 훈련이 중점이 되어있어 품격과 기품이 남다른 것을 알게 됩니다. 따라서 합기도는 실제로 수련하거나 경험해 보지 않고서는 이에 대한 만족할만한 이해를 얻어내기란 불가능한 것입니다.

실제 수련만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유형무형의 이득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 될 것입니다. 사랑이 그 자체의 신비를 가지고 무한한 힘을 발휘하는 것처럼 합기도 정신과 그 기술은 살아있는 신비같이 우리에게 무한한 감동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윤대현

국제합기도연맹(IAF:International Aikido Federation) 정회원·공인 6단
(사)대한합기도회 회장
합기도신문 발행인
aikido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