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공무원 81만 채용’ 어찌해야 하나?

유력 대선후보 더민주 문재인 후보의  ‘공무원+공공부문 81만 채용’ 공약의 문제점을 5회에 걸쳐 게재합니다.<편집자 주>

추락하는 대한민국은 날개가 없다.

문재인의 일자리 공약을 정독한 소감이다.

그런데 이런 글을 쓰는 일은 정말 괴롭고 슬프다. 누구 말마따나 ‘이런 글이나 쓰려고 10년 넘게 사회디자인연구소를 했나’하는 자괴감이 든다.

연구소의 소명은 정치권과 지식사회에서 쉬임없이 튀어나오는 시대착오적 정책담론을 사후적으로 두더지 잡기 하듯이 때리는 것이 아니다. 정확한 사실과 탄탄한 논리에 입각한 사전적 설득과 교양이기 때문이다. 연구소를 후원해 온 분들의 기대도 그랬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이 글은 짧지 않은 세월과 적지 않은 열정으로 수행한 사업의 실패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 그리스를 지나 조선으로 퇴행하는 것을 그냥 방관할 수는 없다. 실패한 정부를 또 하나 만들 수는 없다.

불과 몇 개월 후에 5년짜리 제왕적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너무나 높은 사람의 일자리 공약을 보고 전율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도 ‘일자리 대통령’을 자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정말로 답답한 것은 “묻지 마 정권교체” 바람이 하도 거세어, 이 거대한 혼미와 퇴행을 멈추거나 방향을 틀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문재인 일자리 공약 ‘공무원+공공부문 81만명’

1. OECD 공공부문 통계라는 우상

항상 느끼지만, 자기 나라 문제를 자신의 판단, 프레임, 이론으로 분석하지 못하는 식민지 지식인이 판치는 대한민국은 OECD 통계에 대한 단편적 해석 때문에 망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문재인의 일자리 공약을 떠받치는 OECD 통계는 “Government at a glance OECD 2015″다. 검색하면 김재흠 참사관이 요약 번역한 ‘한눈에 보는 정부: 한국과 국가 간 비교(요약)’도 뜨고, OECD 홈페이지 가면 원본도 내려받을 수 있다.

이 통계에 따르면 한국의 공공부문(Public sector) 고용 비중은 총 고용(total employment) 대비 7.6%, 임금노동자(labour force) 대비 7.4%다. 일본은 7.9%, 7.6%다.

OECD 평균(2013년)은 문재인이 말한 대로 각각 21.3%, 19.3%며, G7(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오스트레일리아·캐나다·일본) 평균은 17.8%, 16.4%다. 통계에 대한 설명을 보면 오스트레일리아·체고·독일·한국·아일랜드·포르투갈은 평균에 포함이 안 되어 있단다. 그리고 미국은 아예 빠져있다.

그런데 전체 일반정부 지출(2014년 기준 475조3000억원) 대비 공무원 인건비 비중은 2014년 기준 한국이 21%로 OECD 평균 23%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다.

GDP 대비 일반정부 지출이 한국은 32%로, G7 평균 42%에 비해 적다는 것을 감안해도, 정부 고용비중이 OECD 평균의 절반 이하(총 고용의 5% 내외)라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공무원 인건비 비중이 꽤 높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5년 공공부문 계정(잠정)”을 보면 한국의 일반정부+비금융공기업+금융공기업을 합친 공공부문의 피용자 보수는 총 129조5915억원으로 2015년 피용자 보수(693조3000억원)의 18.7%다. 참고로 총지출은 694조원이고, GDP의 46.7%다.

“2015년 기준 일자리행정 통계”에 따르면 189만개의 일자리가 있는 일반정부의 피용자 보수는 109조2542억원이다. 35만개 일자리가 있는 정부산하기관이 20조2973억원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정부 부문의 경우 향후 70년간 연평균 10조원씩 나간다는 연금 적자 보전금 등이 빠져있다. 이를 합치면 아마 20%쯤 될 것이다.

물론 저 통계는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평균값이다.

최광웅(데이터 정치연구소장)의 집계에 따르면 2016년 기준 공공부문 비정규직은 대략 32만명, 평균 연봉은 2783만원이고, 피용자 보수는 대략 3200만원(2783*115%)으로 총 10조2400억원이다.

이로부터 공공부문 정규직 192만명 고용에 드는 피용자 보수(연금 적자 보전금 포함)는 대략 130조원 정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공공부문 정규직 1명에 드는 돈은 6800만원 가량이다.

노량진 공무원학원에 방문한 문재인(출처 연합뉴스)

1인당 국민소득 3100만원의 2배가 넘는다. 공공부문 종사자 1인에 드는 예산은, 1인당 GDP를 기준으로 하면 OECD 평균의 2배 이상으로 추정된다.

임금근로자 대비 고용비중은 7.4%인데(일자리행정 통계로 보면 10%가량 된다), 피용자 보수 비중은 대략 20%(18.7%+알파)니 이런 추정은 결코 틀리지 않을 것이다.

관련 기사 문재인의 ‘공무원 81만 채용’ 현실성 있는가?

한국 고교생들의 로망이 공무원이고, 고시공시 경쟁률이 100대 1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공공부문이 청년 인재와 기업가정신의 블랙홀이자, 수많은 고시공시 낭인 제조기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뿐만 아니라 공공부문의 고용비중이 터무니없이 낮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자유주의라는 괴물(?)이 공공부문 고용 비중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양반 관료가 백성 위에 군림하면서 백성을 약탈하던 조선의 유산이다. 한강의 기적을 만든 정부주도 경제발전의 역사가 이 수명을 길게 연장한 것이다. 1987년 체제도 이 유산을 청산하기는커녕 더 강화했다.

그래서 한국의 공공부문은 유럽처럼 민간고용 가뭄이면 흡수(채용)하고, 민간고용 풍년이면 방출(해고)하는 고용 저수지가 아니다. 한국의 공공부문 종사자는 공공서비스맨이 아니라 600년 이상 백성 위에 군림하면서 백성을 계도해 온 관리다. 헌법 제7조에 신분보장이 되어 있는 존재다.

그래서 노량진 학원가에 현대판 과거 시험인 고시공시 준비하느라 수십 만명의 청춘들이, 떨어지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공부를 죽자사자 하는 것이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socialdesign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