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공무원 81만 채용’ 예산 연평균 50조 소요

유력 대선후보 더민주 문재인 후보의 ‘공무원+공공부문 81만 채용’ 공약의 문제점을 5회에 걸쳐 게재합니다.<편집자 주>

지난 기사
1회 문재인의 ‘공무원 81만 채용’ 어찌해야 하나?
2회 공공부문 개혁 없는 ‘공무원 81만 채용’은 공염불

4. 문제는 공공부문 인력 운영의 경직성

어쨌든 공공부문은 인력이 부족한 곳이 있다면, 잉여인력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구조조정이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서 이들은 냉정하게 보면 국민 혈세 약탈자다.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통합으로 국민연금에 (평가 손익상)몇천억원 손실을 끼쳤다는 이재용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크고(수십조원은 될 것이다) 확실한 혈세 약탈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을 포함해서 그 어떤 정치인도 이들에 대한 (구조조정은 고사하고)배치전환 얘기도 당당하게 못 한다.

요컨대 한국에서 공공부문은 기능과 인원 규모를 늘려야 할 곳이 있다. 임금과 복지를 올려 주어야 할 곳도 있다.

하지만 그 반대도 있다.

공무원 연금 개혁에 저항하는 전공노(출처 SBS)

그런데 줄이고 내리고 유연하게 운영할 곳을 제대로 줄이지도 내리지도 신축적으로 운영하지도 못하니, 늘릴 곳을 제대로 늘리지 못하고, 올릴 곳은 제대로 올리지도 못하는 것이다.

더 경직되게, 더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 곳도 있어도 그렇게 못하는 것이다.

문재인은 이런 지독한 공공부문 부조리를 덮어두고, 또 배치전환 등으로 해결하려 하지 않고, 25만명을 신규 인력을 뽑겠다고 해서 문제다.

단언컨대 그 사람들 고용에 쓸 돈이 있다면, 차라리 복지 대상자에게 돈으로 주는 것이 낫다.

5. 22조원, 4대강 vs. 일자리 100만개

“4대강 22조원이면 연봉 2200만원짜리 일자리 100만개”

너무 오랫동안 우려먹어 단물이 아니라 아예 쓴 물이 나오는 얘기다.

4대강 22조원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헛돈 질이라 쳐도, 이는 4년에 걸쳐 쓴 돈으로 1년 평균 5조5000억원이다.(그런데 2008년 금융위기 극복에 상당히 도움이 된 건설투자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공공부문 일자리 100만개는 현재의 노동관계법하에서는 최소 30년짜리다. (정년이 더 늘어날 여지가 많다)뿐만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가파른 (초임 대비 3배 이상)연공 임금체계를 적용받는 존재다.

1~9급 공무원의 평균 기준소득 월 6000만원이다. 연금과 복지포인트와 제수당 합치면 8000만원, 기타 경상비 합치면 1명 고용에 1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

물론 1급, 2급, 3급으로 올라가는 고위직 트랙을 밟는 공무원은 별로 뽑지 않을 것이니 평균 인건비가 1억원일 리가 없다. 그래도 9급 1호봉(호봉표상 1900만원, 실 수령액 2500만원)에서 출발해 10년 내 평균 연봉 4000만원이 될 테고, 20년 내 5000만원이 넘을 것이다.

평균 연봉 4000만원이라 하더라도 제수당, 복지포인트, 연금부담분과 사무공간 운영 경비 등을 포함하면 1명 고용에 6000~7000만원은 든다고 보아야 한다. 이렇게 본다면 공공부문 일자리 80만개는 연평균 48~56조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보아야 한다.

출처 연합뉴스TV

그래서 거칠게 비교하면 4대강은 1년에 5조5000억원을 쓴 4년 시한부 사업이라면, 문재인의 80만개는 1년에 48~56조원씩 무한대로 소요되는 엄청난 사업이다.

6. 노동시간 단축으로 500만개부터 50만개까지

OECD 연평균 노동시간 통계에 따라,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론도 2007년 문국현의 500만개부터 시작해서 문재인의 50만개까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통계로 보면 너무나 간명한 일자리 창출 방안이다.

문재인은 연설에서 “1인당 연간 노동시간이 500시간 가까이 줄었지만, 우리 경제는 더 성장했고, 국민의 삶은 더 윤택해졌다”고 말했다.

맞다.

그런데 경제성장에 상응하는 일자리는 늘었지만, 노동시간 단축에 상응하는 일자리가 늘었다는 증거가 없다. 무려 500시간 가까이 줄었다는데!

왜 그럴까?

한국에서 노동시간 단축에 따른 일자리 창출의 걸림돌이 무엇인지는 현대자동차만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없다.

현대자동차는 2013년 3월부터 주·야 10/10시간제를 8/9시간제로 바꿨다. 그로 인해 새벽 1시 10분부터 6시 40분까지 심야노동이 없어졌다. 연간 노동시간은 4178시간에서 3699시간으로 479시간이 줄었다.

그런데 늘어나는 일자리는 없었다. 임금 수준도 떨어지지 않았다. 좋은 일자리가 엄청 좋은 일자리로 바뀌었을 뿐이다.

출처 MTN

그런데 현대자동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 기아자동차 조지아 공장은 울산공장처럼 주·야 10/10 2교대를 하다가, 앨라배마 공장은 2012년 9월부터 3교대(8/8/8시간)로 근무 형태를 전환했다. 조지아 공장은 2011년 6월 3교대제로 전환했다.

3교대 전환으로 앨라배마 공장은 877명, 조지아 공장은 823명의 신규 고용을 늘렸다. 생산량도 현대·기아차 합치면 60만대에서 72만대로 20% 늘어났다. 반면에 3교대로 가면서 임금은 25% 감소했다. 주 50시간(연 6만4200달러)에서 주 37.5시간(연 4만8800달러)으로 24%나 감소했다.

현대차 울산공장과 미국 공장이 다른 이유는 임금 수준을 보면 안다. 2011년 미국 1인당 GDP가 4만8147달러라는 것을 고려 하면 이들이 받는 임금은 미국의 1인당 GDP의 1배 수준이다.

하지만 현대차 울산공장 평균연봉은 2011년 8900만원, 2012년 9400만원으로 한국의 명목 국민소득의 3.5배가 넘는다.

현대자동차 사례에서 보듯이 한국 비교우위 산업·기업의 임금 수준 및 체계(연공급과 단체협상)를 유지하는 한 노동시간 단축이 고용량 증가로 연결되기 어렵다.

노동시간 단축이 일자리 증가로 연결되려면 임금 감소를 포함한 노동시간 단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감소한 시간만큼 ‘파트타임’, ‘계약직’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 상식적인 얘기를 문재인은 못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사례는 중소기업 노동자의 임금을 대기업의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공정임금제의 전제 조건이 무엇인지도 말해 준다.

현대자동차의 근로조건을 정상으로 보고, 나머지를 비정상으로 놓으면 절대로 해법이 나올 수 없다.

한마디로 상향 평준화나 하향 평준화가 아니라, 중향 평준화가 기조가 되어야 한다는 얘기다.

핵심은 하는 일(직무성과)과 처우의 균형이다. 생산성에 따른 격차는 허용하되, 우월적 지위로 인한 지대(렌트)는 최소화하는 것이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socialdesign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