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인공지능, 위기에 처한 한국 민주주의 해법 찾다

오늘 알파고가 2연승을 기록했습니다. 바둑을 부분만 봤는데, 바둑 해설을 하는 프로 기사들의 말에 의하면 실수라고 생각했던 알파고의 수는 사실 변수 제거용 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진실이라면 알파고가 대승보다는 확실하게 승리를 쟁취할 수 있는 경우로만 착점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알파고의 인공지능은 기존에 입력된 바둑의 기보와 경우의 수를 연산하여 확률이 높은 수에 착점을 한다고 알려져있습니다. 축구로 말하면 완전하지 않은 확률의 5-1 승리보다 100%의 확률로 1-0으로 이기는 쪽을 선택한다는 것이지요.

사실 알파고는 인간의 집단 지성과 마찬가지입니다. 알파고가 학습한 기보들은 인간들의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인공지능의 신기원을 바라보면서 우리 정치권의 모습은 한 편으로 씁쓸하기만 합니다. 바로 ‘위험’을 제거하는 확실한 판단에 대한 결여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도 하나의 집단 지성에 해당합니다. 다양한 의견과 사례 연구는 의사 결정의 오판을 회피하기 위한 장치입니다. 민주주의가 의사결정 시간상으로는 비효율적이라도 인류 역사상 그 어떤 정치 체계보다 우위에 있다는 것은 바로 위험한 결정을 피하는 기능 때문입니다.

정보의 공개와 다양한 의사결정자, 견제와 감시를 통해 결정권자들의 오판을 각자가 보정합니다. 그것이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최대 강점이었습니다.

그러나 한국 정치의 상황을 보면 알파고라는 인공지능의 진화 모습과는 딴판입니다. 청와대에서는 주요 결정자 중 하나인 장관의 주장마저도 묵살한다고 합니다. 소수의 참모진과 대통령의 사례 연구조차 결여된 의사 결정으로 미래를 결정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3월 10일 열린 이세돌(프로 9단)과 알파고의 제2국
3월 10일 열린 이세돌(프로 9단)과 알파고의 제2국

최근에는 여야 정당마저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 글로벌 기업에서 빅데이터와 신경망 학습 알고리즘으로 인공지능의 신화를 이룩할 때 우리는 멀쩡한 강을 파고, 위험성이 큰 해외 자원 투기 사업을 벌였습니다. 심지어 주적인 북한을 앞에 두고, 방산 비리도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바둑 기사는 확실한 승률의 수보다 패착이 큰 실수를 반복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심지어는 자국민이 당한 대형 사고에 대해서도 사례 연구보다는 은폐와 망각을 선택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해서는 착실하게 승률을 높이는 수가 필요해보입니다. 그것은 소수의 의사결정자들에 의한 위험성이 큰 수가 아니라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과 반론을 청취하면서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경제는 ‘오너 리스크가 크다’라는 말을 듣습니다. 이것 또한 전문 경영인 체제에서 다양한 분석을 통한 의사결정 구조가 아니라 누군가의 직관에 의존한 단독 결정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정치와 경제, 사회 모든 조직이 이러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유로운 의사 개진과 그를 통한 의사결정이 아닌 권위주의적 의사 결정이 지배하는 사회라는 것이지요.

흔히 말하는 헬조선 탄생의 원인은 바로 여기서부터였는지 모르겠습니다. 해법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해법을 찾을 수 없는 구조 말입니다.

임형찬

헬조선 개청년
'정치하지마라' 저자
bucurest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