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주 vs. 온시우 논란의 본질은?

지금 대한민국 인터넷은 예능인 이국주와 연기자 온시우 사이에 벌어진 논란으로 뜨겁다.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출연 중인 이국주는 지난 18일 방송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너네 되게 잘 생겼나 봐. 너네가 백억 줘도 나도 너네랑 안 해. 슬리피 걱정하기 전에 너네 걱정해. 미안하지만 다 캡처하고 있다”는 글과 악성 댓글을 캡처한 사진을 게재했다.

이는 이국주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악플을 달고 있는 이들에게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에 대해 온시우는 19일 이국주의 SNS에 “댓글로 조롱 당하니 기분 나쁜가요? 당신이 공개석상에서 성희롱한 남자 연예인들 어땠을까요?”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 “대놓고 화낼 수도 없게 만드는 자리에서 씁쓸히 웃고 넘어갔을 그 상황. 이미 고소 열 번은 당하고도 남았을 일인데 부끄러운 줄이나 아시길”이라고 지적했다.

온시우, 이국주에 “부끄러운 줄 아시길” 일침(출처 KBS)

온시우의 지적대로 그동안 방송에서 이국주가 저지른 일들을 보자.

지난 2012년 8월 30일 방송된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서 이국주는 개그맨 양세형을 이상형으로 꼽으며 택시에서 기습 키스를 시도했다.

또 2014년 12월 20일 <SBS> ‘스타킹’에서 마술사 하원근에게 콩트 마술 직후 사전 논의 없이 입을 맞췄다.

2015년 <SBS> 연예대상에서 이국주는 가수 김종국을 무대 한가운데로 불러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며 키스를 요청했고 마지못해 김종국이 볼에 뽀뽀하기 위해 다가가자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돌려 입맞춤을 했다.

이어 2016년 2월 8일 <SBS> ‘나를 찾아줘’에서 유부남인 가수 조정치의 엉덩이를 수차례 주무르기까지 했다.

출처 SBS

이에 대해 이국주는 대본에 있었던 일이고 사전에 합의된 사항이었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인스타그램에 쓴 글이 알려지고 논란이 커지자 이국주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온시우는 인스타그램에

“저는 악플에 대해 옹호하지 않았고, 지금도 하지 않으며,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다. 악플을 고소한다는 기사에 시청자의 입장으로 반문을 제기한 점에 대해서는 마치 악플을 옹호하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할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었다는 점을 깨달았고 그 점에 대해서 깊이 반성하는 바다.

저는 여전히 제 생각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예상할 수 없었던 논란에 대해서는 명백히 저의 책임이 크다는 것을 인지하고 앞으로는 옳고 그름을 떠나 발언 하나하나에 신중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

제 발언으로 입은 당사자 이국주님과 그 주변인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리며 저의 발언으로 상처를 입었을 모든 분들에 깊은 사죄의 말씀 드린다”

고 사과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온시우의 발언이 뜬금없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출처 YTN

또 이국주와 일부 여자 연예인의 성희롱은 잘못된 방송 관행 탓이므로 개인의 문제가 아닌 방송가 전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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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과 성추행을 유발하는 잘못된 방송 관행을 뜯어 고치고 방송가 전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은 당연하다.

하지만 왜 이런 잘못된 방송 관행이 벌어지는지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먼저 제기했어야 한다.

이러한 행태의 근본적인 문제는 남자의 성희롱엔 민감하고 엄격하면서 여자가 남자에게 가하는 성희롱과 성추행에는 관대하고 둔감한 한국 사회 분위기다.

만약 남자 연예인이 이국주와 같은 행동을 취했다면 그날로 방송계에서 퇴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민·형사상의 고소·고발를 당했을 것이다.

방송가의 잘못된 관행을 지적하기에 앞서 우리 사회에 잘못 박혀 있는 고정 관념과 편견을 걷어내는 것이 먼저다.

위에 링크한 기사 중 <연합뉴스>에서 한국여성민우회 정슬아 활동가는 20일 “이국주씨 논란은 외모비하와 성희롱 문제가 엮여 복잡한 양상”이라며 “타인의 신체를 접촉하는 일이 성별을 떠나 문제가 되는 것처럼, 외모 비하 문제도 심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누가 됐든지 간에 외모 비하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며 “우리 사회 뿌리 깊은 여성 혐오에 대한 지적은 외면한 채 여성 연예인의 성희롱 논란만이 커지는 상황이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여성 중심적인 시각에서만 사태를 파악하고 문제를 진단한 것이다.

출처 KBS

언론이나 여성계 모두 균형 잡힌 시각에서 단순히 여성 예능인의 외모 비하 문제만을 제기하지 말고 남성 예능인과 연예인의 외모 비하 문제도 같이 제기하고 더 나아가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한국 사회를 비판하는 것이 제대로 된 비판이다.

여성계가 정말 현 상황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면 방송에서 매일 쏟아지는 꽃미남 연예인 띄우기나 여성의 연애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드라마와 예능에 대한 지적과 보이콧 등의 운동을 시작해야 더 설득력이 있다.

당장 논란의 시발점이 된 ‘우리 결혼했어요’야말로 여성들의 연애와 결혼 판타지를 대리 만족하게 해주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일부 언론과 여성계의 이런 식의 지엽적이고 일방적인 문제 제기와 해법 도출은 연예계 종사자들은 물론이고 함께 문제를 제기해야 할 남성의 동의도 끌어내지 못한다.

이러한 주장은 결국 공허한 메아리가 되어 자신들 주변을 맴돌 뿐이고 유사한 사건이 계속 반복될 것이다.

그게 바로 오늘날 대한민국 여성 운동의 한계고 한국식 페미니즘의 자화상이다.

지금처럼 ‘제 논에 물 대기’ 식의 경향이 지속하는 한 대한민국의 여성 운동은 영원히 대중의 호응을 얻지 못한 채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다.

김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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