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차상위 9% ‘중산층’, 개혁 주체이자 ‘대상’

[독자기고] 정의당 홍용표 당원

소득 차상위 9%는 개혁의 주체이자 ‘대상’이다.

A와 B가 둘 다 문제인데, A(최상위 1%) 문제만 지적하면 의도했던 하지 않았던 B(차상위 9%) 문제를 눈감아주거나 은폐하는 셈이다.

노동과 자본의 오래된 프레임이 아니라 누가, 어떤 사람이 얼마나 버는 가(소득)의 문제로 사회를 바라봐야 제대로 된 해법을 제시할 수 있다.

한 사회의 소득구조는 그 사회의 모순과 갈등의 집약체다. 친일, 독재, 87체제, 신자유주의 기득권이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지금의 소득구조에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한국 상위 10% 소득집중도 최고 수준(출처 jtbc)

한국 사회는 상위 10% 집단이 국민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8.5%최상위 1%의 소득 비중이 14.2%, 차상위 9%의 소득 비중이 34.3%이다.

이는 노동소득(임금·보너스·스톡옵션), 사업소득, 금융소득(배당·이자) 합계로 결국 상위 10%가 소득의 절반을 가져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도시가스 강북5고객센터 소속 가스검침원 연봉은 1500만원이며, 모회사인 서울도시가스 정규직 평균 연봉은 9200만원이다.

공무원연금 연도별 세금 적자보전액(출처 연합뉴스TV)

공무원 전체 평균 월급은 491만원(연봉 5892만원·복지 포인트 제외·행정자치부)으로 정규직 전체 평균임금(연봉 3200만원)의 두 배 가까이 된다. 그럼에도 국민의 세금으로 공무원들의 노후를 보장해주고 있다.

일부 개혁 진보 진영(정의당·노동당 등)은 자본가가 가져가는 몫을 덜어내서 비정규직의 연봉을 획기적으로 올릴 수 있다고 주장한다. 노동소득분배율을 높이고 사내 유보금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스검침원과 정규직 연봉처럼 비합리적인 격차를 유지하면서 ‘상향 평준화’가 가능한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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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노동소득분배율이 낮은 것은 노동의 몫이 작은 것과 자영업자 수가 많은 것의 복합된 결과이다.

그러나 기장 의무가 없는 (영세한)자영업자 소득을 모두 노동소득으로 간주하면 조정노동소득분배율은 다른 주요 국가에 비해 낮지 않은 수준이다.

사내유보금은 기업이 거둔 순이익 중 세금과 배당금을 내고 남은 부분으로, 모두 현금이 아니라 토지나 건물, 공장, 생산설비 등 실물자산은 물론 각종 금융상품 형태로 존재한다.

사내유보금은 투자, 배당, 임금에 쓸 수 있기에 임금 인상으로도 얼마간 쓸 수는 있으나 소득 불평등의 핵심적인 문제로 보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전체 국민소득에서 거의 절반을 가져가고 있는 상위 10% 계층은 ∆고소득자 소득세 인상 반대 ∆공무원연금 개혁 반대 ∆일자리 나누기 반대 ∆청년 일자리 창출과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위한 공공부문 임금체계 호봉제 개혁도 반대하면서 지금 당장 실현이 불가능한 ‘상향 평준화’와 ‘비정규직 철폐’ 같은 공허한 주장을 하고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 반대 시위(출처 연합뉴스)

정당과 대선 후보들이 자기 조직을 가진 힘 있는 상위 중산층의 기득권에 눈 감는다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차상위 9%를 위한 정당과 정부가 되고 말 것이다.

차상위 9%는 우리 사회 개혁의 주요한 동력이다.

그러나 그들이 동력의 역할을 하려면 그들도 일부 기득권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그들을 설득하고 개혁의 주체로 함께 서기 위한 노력을 하는 정당과 대선 후보가 집권해야 가능한 일이다.

재벌개혁을 통해 경제 시스템을 바로 세워 ‘상위 1%의 기득권을 해체해야 하는 동시에 공공개혁과 노동개혁을 통해 차상위 9%의 기득권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해야 제대로 된 개혁 청사진이 제시될 수 있다.

그래야 국민도 신뢰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서영 기자

김서영 기자

리얼뉴스 청소년보호정책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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