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니콘 스타트업’ 왜 찾기 힘든가?

얼마 전 한국 유니콘 스타트업은 어떤 회사들이 있을까 궁금해져서 찾아본 적이 있습니다.

유니콘 스타트업 리스트(출처 포츈)

<포춘> 유니콘 리스트

한국 스타트업 중에는 쿠팡이 20위, 옐로모바일이 171위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다른 한국 국적의 스타트업은 더 없었습니다.

유니콘 스타트업이란 아직 상장(IPO)되지 않은 회사 중 기업가치(valuation)가 최소 10억 달러(한화 1조원 이상)가 되는 회사를 지칭합니다. 각 회사가 주장하는 기업가치를 기준으로 하는, 다시말해 기업회계기준에 의해 작성한 재무자료에 근거한 기업가치는 아닙니다. 각 회사가 주장하는 기업가치일 뿐 입니다.

쿠팡은 소셜커머스 스타트업으로 잘 알려져 있고, (매년 엄청난 적자만 보는) 옐로모바일이 어떤 회사인지 궁금해졌습니다.

알아보니 피키캐스트를 주력으로 하며 여러 스타트업을 통합한 회사였습니다.

저작권 침해논란이 끊이지 않는 피키캐스트

일단 피키캐스트는 커뮤니티 사이트의 게시판 같은 단순 흥미 위주의 글들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옮겨서 제공하는 서비스인데, 알바들이 무단으로 타인의 콘텐츠를 퍼다가 제공하는 형태의 서비스라 저작권 침해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이글 좋네요. 퍼가요.”라고 알바가 댓글 하나 남기고 퍼다가 피키캐스트에서 제공하는거죠.

관련 기사 <시사위크> [‘피키캐스트’ 저작권 논란] “도둑질 혹은 큐레이션?”

그래서인지 옐로모바일에 대한 평가는 상당히 좋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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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베누와 옐로모바일을 비교하는 글도 있었습니다.

스베누와 옐로모바일의 공통점

옐로모바일에 대한 비판보다는, 저는 왜 옐로모바일 같은 형태의 회사가 생겨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볼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각 소규모 스타트업들이 자체적으로 생존이 어려우니 모두 뭉쳐서 생존을 도모하는 것인데, 그만큼 한국이라는 시장은 새로운 회사들이 생존하기 어려운 환경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한국 스타트업들은 다들 멋들어지게 상장(IPO)을 목표로 추구하는 것일까?

미국의 경우, 몇억 정도 투자받아서 스타트업 오너 또는 오너와 직원들이 밥먹고 사는 생계형 스타트업들도 많거든요.

이런 생계형 스타트업들은 어떤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있는 게 아니라(아, 물론 공개적으로 말은 그렇게 합니다) 단기간, 그러니까 매 분기 수익을 최대화하는데 집중합니다. 그래야 밥이라도 먹고 사니까요.

실제 스타트업 모습

그리고 주로 대박이 날 수 있는 B2C 형태가 아닌 B2B 형태의 스타트업들입니다. 물론 Stripe처럼 B2B 형태의 스타트업이 대박이 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예외적인 특별한 경우고, 대다수의 B2B 스타트업은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끼니를 연명하는 형태입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대박만을 꿈꾸기 때문에 성공하는 스타트업이 드물다기보다는, 이런 생계형 스타트업조차도 이윤을 내며 생존하기가 힘든 한국시장의 상황 때문에 결국 대다수의 스타트업들은 대박을 꿈꿀 수밖에 없다고 보입니다.

한국시장은 철저하게 대기업 위주의 산업구조라, 그만큼 스타트업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는 거죠.

미국시장은 격동적입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IBM, GE 같은 대기업들의 위세가 하늘을 찔렀는데, 지금 IBM은 조립PC나 만드나, 뭐 하는지도 모를 정도로 몰락했습니다. (물론 Watson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긴합니다.) 그리고 그 자리를 구글, 테슬라 같은 새로운 강자들이 나타나서 메꾸고 있습니다.

신의 직장 ‘구글’의 복리후생

반면 한국은 20년 전이 아니라 40년 전에도 삼성, 현대, LG 같은 대기업이 존재했고, 지금도 그대로입니다.

물은 흘러야 그 생명력을 유지하는데, 4대강 사업으로 물이 흐르지 못해 생명체들이 다 죽어 버리고 악취만 심하게 나게 됩니다.

그처럼 스타트업 생태계도 미국이 흐르는 물이라면, 한국은 고여서 썩어가는 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