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반문재인’ 언론 인증(?)

한 시민이 자신의 블로그에 <한겨레>의 편파 보도를 비판하는 글을 썼다. 그는 <한겨레>가 문재인 후보를 어떤 방식으로 편파 보도했는지 조목조목 지적했다.

나는 <한겨레>를 ‘한걸레’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합니다.

누가 뭐라고 할지라도 <한겨레>는 독재와 싸우고 민주화를 위해 헌신한 언론이라고 믿어왔기 때문이지요. 물론 내가 생각한 것과 상당히 다른 논조의 기사를 쓰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나는 이들을 소중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한겨레> 21일 자 기사를 보고는 화가 무척 많이 났습니다.

한겨레 3월 21일 자 기사 사진

더불어민주당 경선 중인 후보들의 사진입니다. 신문을 펼쳐 드는 순간 일단 욕부터 튀어나왔습니다.

잡지나 신문, 책 편집이 아니라도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하다못해 SNS에 사진 한 장 올려도 좋은 사진, 의미가 있는 사진을 올리려고 합니다.

한겨레 21일 자 기사 사진 중 문재인 후보

전일빌딩에서 5·18 때의 총탄 자국을 살펴보고 있는 문재인 후보의 사진입니다. 사진도 어둡고 후보의 표정도 좋게 나온 사진이 아닙니다. 입꼬리를 내리고 올려다보는 표정이 좋아 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뒤에 나온 윤장현 시장은 광주에서 별 인기 없는 시장입니다.

그 전날 경선 토론회에서 문재인은 자신이 특전사에 있을 때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군 생활하다 상 받았는데 반란군 우두머리 전두환에게서 받았다는 이야기를 했었지요. 그 후 안희정 캠프에선 문재인이 토론회에서 ‘전두환 장군’이라고 했다며 5·18 정신을 모독하고 광주를 모욕했다는 식으로 몰아갔었지요?

‘반란군 우두머리’ 발언은 잘라버리고 ‘전두환 표창’만 이야기하며 문재인 비토에만 열을 올렸습니다. <한겨레>도 ‘전두환 표창’만 이야기하지요. 과연 중립적인가요? 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문재인 후보의 표정이 별로 안 좋습니다.

한겨레 21일 자 기사 사진 중 안희정 후보

안희정 지사의 사진입니다. 표정이 밝네요. 기호 4번을 강조하며 여성분과 함께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뒤에는 안희정 지사와 사진이라도 찍으려 기다리는 젊은 유권자들이 보입니다. 세련되고 젊고 밝은 이미지를 주고 있네요.

한겨레 21일 자 기사 사진 중 이재명 후보

이재명 시장의 사진입니다. 광주 송정역 시장에서 시민과 막걸리를 마시는 사진입니다. 소탈하고 친근한 이미지입니다. 함께 사진 찍으시는 분들의 표정도 쾌활합니다. 이 사진도 표정이 밝고 꽤 괜찮네요.

후보 3명의 사진이 이렇게 나란히 놓였습니다. 문재인의 모습이 가장 어둡고 어리바리하게 보입니다.

자 이런 사진 장난질 누가 많이 했을까요? 누가 이딴 짓거리에 뒤통수를 많이 맞았을까요?

주로 <조선일보>에서 많이 써먹었던 장난질입니다. 고인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야당 의원들이 이런 장난질에 많이 당했지요.

그런데 그 짓을 <한겨레>가 똑같이 야당 경선에서 한 것입니다.

더 흥미로운 이야기를 해볼까요?

광주에서 여론조사 돌려봤더니 문재인이 1위를 찍습니다. 호남에서도 문재인이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타이틀을 이렇게 뽑습니다.

한겨레 3월 20일 자 기사

<한겨레> 20일 자 광주도 ‘문재인 대세론’…‘홀대론’ 있지만 ‘반문’ 정서 옅어져

이게 뭔 헛소리입니까?

홀대론은 있다, 그런데 문재인을 싫어하는 정서는 옅어졌다. 그럼 홀대론이 없어졌다고 해야지요. 광주도 문재인을 지지하고 있다고 말해야지요.

근데 홀대론이 있다, 하지만 ‘문재인을 싫어하는 사람은 줄어들었다’는 이상한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세론은 죽어도 인정하지 못하겠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엄밀히 말해 어느 지역에 가든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과 여론이 있습니다. 당연하지요. 자신의 정치적 소신에 따라 지지 정당이나 후보가 다를 테니까요.

문재인의 호남 홀대론을 언급할 거면, 문재인보다 호남에서 지지율 떨어지는 모든 후보는 다 ‘호남 홀대론’이라고 말해야지요. 아닌가요?

아니면 문재인을 지지하지 않는 모든 지역에다가 홀대론을 붙이던지요.

‘부산 홀대론’, ‘충청 홀대론’, ‘경북 홀대론’, ‘충남 홀대론’, ‘대구 홀대론’···.

한겨레 3월 20일 자 기사

압권은 이 단락입니다. 시민 8명에게 경선 후보 호불호를 묻습니다. 문재인이나 이재명은 반감을 품은 사람들이 있다며 그들의 이야기를 싣고 있습니다.

그런데 안희정 지사는 ‘딱히 반감은 없다’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대연정’에 대해서 부정적 반응이 압도적이었답니다. 참석자 중 4명은 ‘소연정’, 4명은 ‘연정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말했답니다.

그러니까 8명 모두 안희정식 대연정에는 반대하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반감은 없답니다.

대연정에 압도적으로 부정적으로 반응했는데 안희정에 대해 딱히 반감은 없다고요? 이건 또 뭔 형용모순입니까?

기사를 읽으며 최소 두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1. <한겨레>는 문재인을 심히 싫어한다.
2. <한겨레>는 안희정을 상당히 좋아한다.

정권교체를 해서 민주 정부 3기가 들어서고 혹시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었을 때 <한겨레>의 태도가 어떨지 이미 예상이 됩니다.

아마도 <한겨레>는 ‘한걸레’라는 이야기를 계속 듣게 될 것입니다. 저도 그런 단어를 쓸지도 모르겠네요. 이제는 양심의 가책이나 안타까움 따위 느끼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제 그들은 그런 이야기 들어도 될 만큼 스스로 부끄러운 자들입니다.

원문 출처 한겨레 유감. 엿드세요 기자님들.


편파 보도를 비판한 그가 ‘지적받은 사진은 통신사의 사진’이며, 기사에서 사진 선택은 ‘철학과 신념의 문제’라고 해명한 <한겨레>를 재반박했다.

지난 24일 블로그에 올린 글(한겨레 유감. 엿드세요 기자님들.)에 많은 분이 공감해주셔서 순식간에 퍼졌습니다.

일단 처음 든 생각은 ‘나만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구나.’였습니다. 그냥 신문을 펼쳐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자연스럽게 이거 장난질했네, 라고 떠올릴 만 했다는 말입니다.

21일 사무실에서 신문을 보고 화가 났지만, 당일 글을 쓰면 실수할 것 같아서 화를 좀 가라앉히고 24일에 글을 작성했습니다. 페이스북에 링크를 연결했는데, 정말 많은 분이 공감해주시고, 공유해주셨습니다.

한겨레 기자님들. 억울하신 마음이 있으시다면, 먼저 왜 많은 분이 그렇게 생각하고, 반응하는지 먼저 생각해주셨으면 합니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 글에 반응이 오고 공유가 일어난 것입니다. SNS가 누구에게는 인생의 낭비일지 모르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공유를 마구마구 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죄송합니다. 아마도 다들 저처럼 한겨레 기자님들의 진심을 알지 못해서 오해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한겨레> 24일 자 냉정과 열정사이. 부제 [토요판] 윤운식의 카메라 웁스구라

<한겨레> 토요판에는 저 사진에 대해 윤운식 기자님께서 해명도 해주셨습니다. 아마 제가 블로그에 글을 올리기 전에도 다른 네티즌의 항의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기사 내용은 저 사진을 쓴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며, <한겨레>에서 찍은 사진이 아니라, 통신사의 사진을 가져다 쓴 것이라는 것과 문재인의 전일빌딩 사진을 쓴 이유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한겨레 24일 자 냉정과 열정사이. 부제 [토요판] 윤운식의 카메라 웁스구라 중 한 단락
기자님 스스로 당일 여러 사진이 있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여러 사진이 있었는데, 저 사진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하네요.

광주·전남 비전을 발표하는 사진, 아이를 안고 있는 사진, 행사장에서 참석자들과 악수하는 모습, 전남대에서 선거 홍보물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을 만나 파이팅 하며 웃는 사진, 옛 도청 별관에서 농성 중인 5.18단체 회원들을 만나 ‘전두환 표창’발언에 대해 항의받고 해명하는 장면, 기총소사한 건물의 자국을 모는 장면···.

하지만 기사에서 설명해주신 이유로 다른 사진들은 다 빠지고, 전일빌딩에서 저 장면을 보고 있는 사진을 쓸 수밖에 없으셨습니다.

제가 오해가 컸습니다. 그럼요.

기사에서 어떤 사진을 선택할까의 문제는 ‘철학과 신념의 문제’라고 합니다. 짐작건대 후보의 철학과 신념을 가장 잘 드러내는 사진을 골라야 한다는 말씀이겠지요.

한겨레 3월 21일 자 기사 사진 갈무리

그래서 기자님은 5·18정신을 강조한 문재인의 철학과 신념을 나타내기 위해 저 사진을 썼다는 의미겠지요. (홍보 동영상을 찍으면서 웃고 있는 문 후보 전달하는 게 나았겠니, 라고 비아냥거리는 것 같지만 그건 제 착각이겠지요.)

철학과 신념. 사진 다시 보니까 확 이해가 됩니다. 문재인은 5.18정신을 기억하고 헌법에 넣겠다는 철학과 신념이 담긴 사진이군요.

안희정과 이재명의 철학과 신념은 무엇이었을까요?

‘더민주 4번 후보 찍어주세요’가 안희정의 철학과 신념인 모양입니다. ‘시원하게 막걸리 들이켜는 것’이 이재명의 철학과 신념인 모양입니다.

철학과 신념이 담긴 사진 골라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제가 오해가 컸습니다. 죄송합니다.

미천한 일개 독자 나부랭이가 냉정하지 못해 <한겨레> 기자님들의 심기를 어지럽혀 드렸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앞으로 말입니다. 신문을 볼 때, 특히 사진과 구도를 볼 때, 철학과 신념을 가지고 보겠습니다. 혹시나 이 사진이 통신사에서 찍어 보낸 사진은 아닌지, 다른 여러 사진 중에서 철학과 신념에 따라 어떻게 선택되었을지 고민하며 읽겠습니다.

이 정치의 계절에 냉정해지도록 하겠습니다.

가르쳐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러니 부디 엿드세요. 두 번 드세요.

원문 출처 한겨레님, 감히 오해해서 죄송합니다.

김준 기자

리얼뉴스 편집 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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