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령’ 식사비 3만원·선물 5만원·경조사비 10만원까지 허용

정부가 9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일명 김영란법)의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시행령 제정안을 발표했다.

김영란법은 공무원, 사립대학 교수, 언론인 등이 제3자에게 고액 금품(1회 100만원, 연간 300만원 초과)을 받으면 직무 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형사처벌토록 하는 내용이다. 공직자 등 뿐만 아니라 금품을 제공한 사람도 동일하게 형사처벌이나 과태료를 부과받도록 하고 있다.

다만 원활한 직무수행과 사교·의례·부조 등 목적으로 제공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금액 내에서 허용하는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이날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시행령 제정안에는 허용되는 음식물·경조사비·선물의 금액 기준과 외부강의 대가로 받는 사례금의 구체적인 액수 등이 포함됐다.

이에 따르면 식사대접 허용 금액은 3만원 이내, 선물 비용은 5만원 이내, 경조사비는 10만원 이내로 각각 정해졌다.

이 기준은 공무원 외에도 사립학교 교직원과 언론인 등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직종별로 차등을 둘 사유가 충분하지 않고 시행 초기 발생할 수 있는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권익위는 “청탁금지법의 입법취지,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로 나타난 일반 국민의 인식수준, 금품을 받은 공직자 뿐만 아니라 이를 제공한 국민도 처벌받게 되는 점, 상호부조 성격의 경조문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일반 국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 음식물의 경우 3만원이 적절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다수였고 선물의 경우 5만원, 경조사비는 5만원 또는 10만원 응답이 많았다.

또 지난해 5월 개최된 공개토론회에서는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해 일반국민으로부터 음식물과 경조사비는 각각 3만원, 5만원 이하만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선물 수수는 금지한 현행 ‘공무원 행동 강령’보다는 상향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더해 농축수산 및 화훼 관련 업계와 외식업계는 소비 위축을 이유로 법 적용대상 제외나 기준 상한액 인상을 요구한 반면, 시민단체나 학부모단체 등은 선물이나 촌지를 조장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엄격한 기준을 요구해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는 게 권익위의 설명이다.

권익위는 법 집행상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2003년에 제정된 공무원 행동강령 기준도 김영란법 시행령 기준과 일치시킨다는 방침이다.

시행령에는 직무 관련 외부강의료의 상한액도 담겼다. 김영란법은 공직자 등이 직무와 관련된 외부강연 시 일정 금액 이상을 받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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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과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의 경우 직급별로 시간당 상한액이 설정됐다. 장관급 50만원, 차관급 40만원, 4급 이상 30만원, 5급 이하 20만원 등이다. 다만 1시간을 초과해도 추가 사례금은 직급별 시간당 상한액의 2분의 1까지만 받을 수 있다.

언론인과 사립학교 교직원 등은 직급 구분 없이 시간당 100만원이 한도다. 공무원처럼 1시간 초과시 시간당 상한액의 50%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약은 없다.

그러나 공공기관 위원 등으로 참여하면서 공무와 관련된 강연을 할 경우에는 1회 100만원으로 제한된다.

이는 민간부문의 자율성 및 외부강연 사례금 수준이 전문성에 의해 결정되는 시장경제 원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고려한 것이라고 권익위는 설명했다.

시행령은 부정청탁을 받은 공직자등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조치로 법률에서 규정한 ‘직무참여 일시정지’나 ‘전보’ 등의 조치에 더해 ‘직무 공동수행자의 지정’, ‘사무분장의 변경’을 추가로 규정했다.

또 소속기관장이 부정청탁의 내용 및 조치 사항을 공개하는 경우 공개절차 및 고려사항을 명시했으며 이밖에도 공직자 등이 부정청탁을 받거나 금품을 수수한 경우 신고방법, 위원회와 조사기관의 신고처리 절차 등 법 집행을 위해 필요한 제반사항도 명시했다.

김영란법은 지난해 3월 3일 국회를 통과하고 국무회의를 거쳐 같은달 27일 공포됐다. 1년 6개월의 유예 기간을 거쳐 오는 9월 28일부터 시행된다.

권익위는 김영란법 시행령 제정안을 입법예고(5월 13일~6월 22일)한 뒤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확정할 계획이다.

권익위는 “이번 입법예고안은 확정된 것이 아니며 앞으로 40일간의 입법예고 기간 공청회 등을 통해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공감할 수 있는 시행령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며 “청탁급지법이 시행되는 오는 9월28일 전에 시행령 제정을 완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영란법의 시행을 통해 부정청탁과 금품수수 관행이 개선되고 나아가 국가의 청렴도가 획기적으로 제고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승한 기자

김승한 기자

의학전문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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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