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인의 영혼 없는 사과

진심 어린 사과라면 ‘내가 무엇을 잘못해서 상대가 어떤 마음의 상처를 받았는지’를 말해야 한다. 아무런 내용도 없고 단지 사과만 한다면 그 사과에 진정성을 느낄 수 있을까.

일제가 저지른 만행으로 고통받은 주변국에 일본이 사과했다고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 대다수는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주변국에 참회하는 독일과 달리 일본의 사과에는 진심이 안 느껴지기 때문이다.

시사주간지 <시사인>은 지난 17일 고 최동원 선수와 유가족을 회화화한 시사 만평에 대한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너무 형식적이고 간략한 내용이어서 오히려 사과를 안 하느니만 못한 사과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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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인 고제규 편집국장의 단 3줄짜리 사과문

<시사인> 고제규 편집장은 501호 지면 중 ‘편집국장의 편지’의 마지막 추신을 통해 “지난 제500호 ‘김경수의 시사터치’와 관련해 비판이 적지 않았습니다. 고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와 그 가족, 최동원 선수를 아꼈던 팬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시사IN>은 제작 과정을 다시 되돌아볼 기회로 삼겠습니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이 사과의 진정성은 둘째 치고 독자의 분노와 유가족이 받은 상처에 비해 너무 무성의한 사과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사과문에는 <시사인>의 만평이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밝히지 않고 있다. 고 최동원 선수의 어머니와 그 가족, 최동원 선수를 아꼈던 팬들이 무엇 때문에 상처를 받고 화가 났는지 밝히지 않으면서 사과만 하는 태도가 과연 얼마나 진정성이 있냐는 지적이다.

게다가 문제는 <시사인>의 이런 무성의한 사과가 이번뿐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난 분노한 남자들 특집 기사 때에는 고재열 기자가 ‘우리는 진실을 보도하는 데 찔리는 너희들이 분노하는 거 아니냐’는 식의 글로 독자의 타오르는 분노에 기름을 부은 바 있다.

시사인 고제규 편집국장의 해명

욱일기 합성 태극기 논란 때는 고제규 편집장이 “구구절절 해명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기까지 하다”며 욱일기를 당당히 걸어놓은 걸 지적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국수주의자 취급하는 논조의 해명 글을 써서 더욱 비판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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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시사인>의 오만한 행보는 독자의 호된 비판과 절독 러시에도 계속되다가 결국 폐간이나 정간의 상황까지 치달아야 멈추지 않을까 싶다.

대한민국의 몇 안 되는 진보 시사주간지(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의심스럽지만)인 <시사인>에게 딱 한 마디 하고 싶다.

멀리 안 나간다. 잘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