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송금, 북한에 돈을 퍼 줬다고요?

대북송금 특검의 내용을 잘 모르는 것 같다. 북한에 준 4억5000만 달러는 현대의 7대 경협사업에 대한 대가였다. 현대는 이를 통해 금강산 관광사업자가 됐고, 개성공단의 주사업자며 개성관광의 사업자격을 가졌다.

대북송금 특검에서 국정원의 실정법 위반을 문제 삼은 것은 바로 송금 편의다. 현대가 거액의 외화를 송금해야 하는데, 외환관리법의 절차를 지키기 어려워서 국정원이 송금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이다.

지금이라도 대북송금 특검의 기소 내용과 판결 내용을 확인해 보기를 바란다.

그리고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는 현금을 북한에 준 적이 없다. 단 한 번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말이다.

2005년 남북한은 이산가족상봉(금강산)과 화상상봉을 추가 합의했다. 화상상봉은 만나려는 사람은 많고, 대부분이 80대 고령이어서 금강산까지 가는 것 자체가 힘든 상황이었기 때문에 서로 얼굴이나 보게 하자고 해서 어렵게 합의했다.

2005년 8월 15일 서울 대한적십자사 본사에서 성사된 남북 이산가족들의 화상상봉에서 남북의 가족들이 눈물을 흘리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출처 오마이뉴스)

그런데 문제는 화상상봉에 필요한 장비를 북한에 제공할 수 없다는 데 있었다. 방송 장비 중 일부가 전략물자로 분류돼, 다시 말해 제재에 해당해서 줄 수가 없다는 것이다. 더 많은 이산가족이 얼굴이라도 보자고 화상상봉을 원했지만 방송 장비를 북한에 제공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정부가 실정법을 어길 수 없으니, 어떻게 할까? 방법은 하나다. 돈을 북한에 줘서 해당 장비를 중국산으로 구입하는 방법밖에 없다. 통일부는 국회 상임위에서 야당인 한나라당에 양해를 구했다. 한나라당 의원들도 동의해줬다.

그것이 유일한 사례다.

4월 19일 ‘2017 대선후보 KBS 초청토론회’에서 심상정 후보가 “도대체 대북송금 몇 년 지난 이야기입니까. 매 선거 때마다 대북송금을 아직도 우려먹느냐”고 지적했다.

‘인도적 지원’을 퍼주기에 포함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김영삼 정부의 대북지원이 김대중 정부보다 많은 것은 당시 북한에 준 쌀을 국내산 쌀 가격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김대중 정부부터 노무현 정부까지 쌀은 인도적 지원이 아니라, 차관으로 제공했다. 10년 거치 20년 분할상환 이자율은 국제관례에 따라 1%였다. 공적개발원조(ODA)의 유상차관 방식과 같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고, 북한에 준 쌀 차관의 상환일정이 되었다. 나는 빌려준 돈을 받아내는 것도 정부의 능력이라는 칼럼도 썼다. 이명박 정부는 상환을 촉구하는 팩스 몇 번 보내는 일 말고는 한 일이 없었다.

당연히 개성공단 임금을 퍼주기라고 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액수가 더 크다. 입주기업의 수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다

색깔론을 떠들어도 뭘 좀 알고 했으면 한다.

김연철

인제대 통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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