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대북정책 ‘최대의 압박과 협상’

트럼프 정부가 대북정책을 확정했다.

상원의원 전원을 백악관에 초대했다. 국무·국방·정보 3인의 외교·안보 수장이 공동명의로 발표한 대북정책은 ‘최대의 압박과 협상’(maximum pressure and Engagement)이다.

지난 <프레시안> 칼럼에서는 ‘Engagement’를 포용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 맥락에서는 그냥 협상이라고 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

군사적 해결을 배제했고, 정권교체(Regime change)를 추구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정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첫째, 제재와 협상의 관계다. 언론에 따라 이 부분에 대한 해석이 조금씩 다르다. 대부분은 최대의 압박에 초점을 둔다.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진=MBC

그러면 오바마 정부의 ‘전략적 인내’와 무엇이 다른가?

트럼프 정부는 ‘전략적 인내’가 실패했다고 분명히 선언했는데, 여전히 트럼프 정책을 오바마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제재의 역할이 다르다. 오바마 정부나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제재를 강화하면 북한이 굴복할 것이라고 봤다.

제재 자체가 목적이다.

그러나 트럼프는 제재를 협상의 수단으로 생각한다. 오바마 정부는 ‘제재를 하면서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트럼프는 북한을 ‘협상장에 데려오기 위해 제재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오바마 정부에서 제재의 시계는 무한정이지만, 트럼프 정부에서 제재의 시계는 정해져 있다. 한마디로 ‘기다리는 전략’에서 제재의 역할과 ‘해결하겠다는 전략’에서 제재의 역할은 분명 다르다.

둘째, 트럼프 정부가 대북정책에 대한 합의를 중시했지만, 여전히 모호한 부분이 적지 않다. 아직 국무부의 동아태 차관보, 국방부의 아태 담당 차관보가 임명되지 않았다. 국무부와 국방부의 정책은 지역별 담당제이고, 그래서 지역을 담당하는 차관보가 매우 중요하다.

정상회담을 하면 항상 지역별 차관보가 배석하는 이유다. 중국을 제외하고, 한국이나 일본 대사도 정해지지 않았다.

대북정책 재검토는 백악관 NSC의 아시아 담당 선임국장인 Matt Pottinger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월 스트리트 저널의 베이징 특파원 출신이다) 그의 역할과 앞으로의 대북정책 집행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역할을 할 것인지는 미지수다.

정책은 사람이 한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누가 집행하느냐가 중요하다. 최소한 국무부와 국방부의 차관보를 누가 맡을지를 봐야, 어느 정도 앞날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YTN

셋째, 협상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매우 모호하다. 알다시피 트럼프 정부와 북한 사이에는 입장 차이가 크다. 아직은 협상장까지 가는 길이 멀고, 협상장에 가면 가야 할 길이 더 멀다는 점을 알게 될 것이다.

6자회담이 중단된 지 벌써 9년이나 지났다. 그동안 상황은 아주 많이 악화됐고, 새로운 선수(트럼프와 김정은)의 등장으로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상상하기 어렵다.

지금부터라도 협상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를 고민하고, 더 많이 논의해야 한다. 지금 제일 중요한 과제는 ‘초기 이행 조치’의 구체적인 내용이다. 너무 악화됐기 때문에, 출발이 좀 더 분명해야 할 것이다.

여기서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고. 더 많이 받으려면 그만큼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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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철

인제대 통일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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