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의 두 얼굴, 언제까지 갈까?

장미 대선으로 불리는 제19대 대선도 단 하루 남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은 TV 토론의 비중이 그 어느 때보다도 컸다.

지난 97년 대선부터 본격적으로 도입한 TV 토론에서 기존 지지자들이 후보에 대한 강한 확신만을 얻었을 뿐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유권자는 소수에 불과했다.

그 효용과 형식에 의구심이 제기됐던 TV 토론이 이번 대선에선 지지 후보를 바꿨다는 응답자가 21%나 되는 설문 조사가 나올 정도로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제19대 대선 후보자토론회

그럼 이번 대선 TV 토론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대부분 언론과 여론을 통해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후보는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다. 나머지 후보 3명과는 토론 역량 차이를 보이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심상정 후보는 TV 토론 때마다 날카로운 질문과 다른 4명의 후보와는 확연히 구별되는 진보적인 정책으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으며 지지율 상승을 끌어냈다.

다른 정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지도와 조직력, 자금력이 부족한 심상정 후보로서는 TV 토론을 통해 최상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가장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출처 KBS)

그런데 TV 토론에서 심상정 후보는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실정에 대해 날카로운 비판을 하며 문재인 후보를 몰아부치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물론 대선 후보로 나선 이상 경쟁하는 상대 후보를 비판하고 정당한 지적을 하는 것은 전혀 잘못된 선거 운동이 아니다. 그런데 문제는 정의당이 어떤 정당이냐는 것이다.

정의당은 기존 통합진보당에서 탈당한 노회찬의 NL계, 심상정의 PD계 인사들과 유시민, 천호선 등 기존 참여정부에서 갈라져 나온 국민참여당 출신 인물들에, 노동당을 탈당한 운동권 인사들이 결합해서 만들어진 정당이다.

당내 복잡한 역학관계를 쉽게 정리해서 말하기는 어렵지만 현 상황은 심상정의 PD계가 노동당 탈당파 등의 지지를 얻어 당내 주도권을 잡고, 심상정 대표가 대선 후보로 선출됐다.

문제는 참여계를 소외시킨다거나 김대중 추도식에 천호선 대표가 참석하는 걸 반대하는 등의 행동을 하면서도 노무현정신을 계승한다는 정의당의 이중적 행태다.

정수인씨 페이스북 글

게다가 필요할 때는 김대중·노무현을 가져다 문재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하고 심상정 후보의 지지도를 높이는 데 쓴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선 참여계 출신으로 정의당 부설 진보정의연구소, 현 미래정치센터와 정의당에서 공채 1기로 3년을 근무했던 정수인씨의 페이스북 글에 잘 나타나 있다.

매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 기일마다 ‘노무현정신 정의당이 올곧게 계승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전국 방방곡곡에 걸어 놓는 정의당은 TV 토론과 각종 성명을 통해 노무현 정권의 실정을 강하게 비판했다.

노무현정신만 계승해 그 공적은 따먹고 과실은 그저 지적과 비판만 하겠다는 의도로 보이는 정의당 현수막

문재인 후보가 국민의정부, 참여정부의 적자를 자처하며 두 정부의 공과를 전부 계승하겠다고 하는 것과 달리 정의당은 노무현정신만 계승함으로써 그 공적은 따먹고 과실은 그저 지적과 비판만 해도 되는 것일까?

당내 평당원 중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참여계는 무시하며 자신들이 필요할 때만 김대중·노무현을 소환해 문재인 후보와 더불어민주당을 공격하면서 말이다.

물론 현 상황에선 상대적으로 만만하고 자신의 지지세력으로 끌고 오기 쉬운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는 것이 쉽게 지지율을 높이는 방법일 것이다.

이러려고 노회찬 의원 선거운동 했나 자괴감 들어

하지만 이는 결국 자신에게 수권 능력은 없고 그저 실현 가능성 없는 이상적인 정책만을 나열하며 비판을 위한 비판을 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셈이다.

또한 정의당의 이중성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월 정의당은 원내대표가 대표발의한 ‘공익신고자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일부개정법률안
(노회찬 의원 대표발의)
발의연월일 : 2017. 3. 9.

의안 번호 6086
발의자 : 노회찬·추혜선·심상정·윤소하·이정미·김종대·박남춘·이상돈·김종훈·윤종오 의원(10인)

제안이유

최근 박근혜·최순실이 주도한 국정농단 사태는 우리 사회의 병폐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드러나지 않을 뻔했던 국정농단 사태의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내부고발자들이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신변의 위협을 느끼며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원전비리, 방산비리, 사학비리, 회계부정 등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각종 비리는 워낙 은밀하고 전문적인 영역에서 일어나는 것들이어서 내부자에 의한 제보 없이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

현행 내부고발자 보호제도는 그 실효성과 효과가 미흡하여 내부고발자를 철저히 보호하거나 그들의 피해를 실질적으로 보상해주지 못하고 있다.

다른 기업과 조직의 ‘내부고발자’ 보호는 해야 하지만 ‘진보정당’의 내부 문제를 외부에 까발린 내부고발자는 법적 대응을 하겠다는 정의당이 내부고발자를 보호하자는 개정법률안을 발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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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고발자 법적 대응한다는 정의당

지금처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성공 또는 실패에 기생해 어부지리를 얻기 위한 양비론을 펴는 노선을 지속하다가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이 터지든지 박쥐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시대착오적인 진보정당으로 낙인 찍혀 소멸의 길을 걷게 되진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