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기도가 말하는 ‘만유애호’는 세상과의 조화

합기도를 설명할 때 평화와 사랑 그리고 ‘만유애호’를 말하곤 한다. 정말 웃기지 않은가? 사람을 던지고 제압하는 무술이 사랑과 평화를 언급하고 있다.

만유애호(萬有愛護)는 하나의 인류로서 세상과의 조화를 말한다. 그렇다, 합기도는 조화를 말하고 있다. 비폭력 무저항은 그냥 가만히 있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합기도 창시자가 쓴 사랑 ‘愛’

합기도를 평화의 무술이라고 말하면 비웃곤 한다. 나도 격투기를 했던 사람으로서 그 마음 충분히 이해한다.

평화? 그것은 경쟁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으로부터 어떻게 하겠다는 의도를 가지지 않는 것, 의도를 버림으로써 적극적으로 추구하는 평화다.

이는 어린아이와 같은 순수함이 있어야 실천할 수 있다. 아이에게는 그 어떤 투쟁적인 것도 없다.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달라도 아이들은 잘 어울린다.

그러나 어른들로부터 말하고 듣고 행동하는 방식을 배우면서 순수성을 잃어버리고 만다. 여와 야,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정치가 그렇고 종교도 마찬가지다.

그 모든 것은 통치에 필요한 색을 가지고 있다. 같은 색을 가짐으로써 다른 색을 배척해 버린다. 유대인의 선민의식도 그렇고 민족이나 국가를 구별하는 행위도 같은 것이다. 이들에겐 ‘공동의 적’이 필요하고 그것들은 하나같이 ‘공포를 조장’한다.

사람들은 실전적인 무술이 무엇인지 말들 하지만, 각자의 생각에 갇혀서 현실을 보지 못하곤 한다. 우리가 도장에서 수련을 해야 하는 목적이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것이라고 하는 것은 아주 작은 생각일 뿐이다.

호신술을 배우지만 그것은 목적이 아니다. 그런 것을 가지고 평화를 얘기하고 만유애호를 말하는 것이라면 별 가치 없는 것에 시간을 소비하는 것이다.

또한, 폭력을 가지고 경쟁을 하는 것은 형제애와 인간관계를 발전시키지 못한다. 나와 타인을 구분 짓지 않고 자연 일부로서 우리라는 하나를 생각하는 것, 그것이 평화이고 만유애호로 이어지는 깨달음의 길이 될 때 수행이 가치가 있어지는 것이다.

합기도 창시자 우에시바​ 모리헤이(1883. 12. 14 ~ 1969. 4. 26)

합기도 창시자는 세계를 하나의 인류로서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었다. 그가 생각하는 세상은 폭력이 없는 평화로운 세상이었고 인류를 하나로 묶어주는 유토피아였다.

그래서 그는 합기도를 만유애호의 길(道)이라 했다. 하지만 그것을 제대로 받아들인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각자가 가진 정치, 신앙, 국가관과 같은 집단 이기주의와 개인적인 신념에 따라 성향은 달라진다.

합기도를 수행하지 않는 자는 창시자가 말하는 만유애호의 길을 심화시킬 수 없다. 처음 기술은 힘을 빼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내가 완력을 사용하면 상대도 똑같은 힘으로 부딪침이 생긴다. 상대를 무력하게 만드는 것은 더 쎈 힘으로 누르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와 하나가 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내가 마음속에 어떤 색을 갖거나 지지 않겠다는 의도로 상대를 대하는 것은 상대에 대한 마찰이나 억압과 폭력을 미리 품고 있는 것과 같다.

아이와 같은 순수함이 없고 이미 내 마음속에 세뇌된 색깔로 인해 상대에 대한 순수성을 잃었다. 눈빛은 맹수와 같고 마음은 단호함으로 무장하고 있다. 몸은 경직되고 세상은 험악하다.

경직된 기술은 상대의 더 강한 저항 때문에 제압되고 만다. 의도를 가지고는 어떤 상대도 자신과 하나 될 수 없다. 비폭력은 의도를 버렸을 때 가능하고, 상대는 나와 하나 되어 움직인다.

대한합기도회 윤대현 회장

합기도는 비폭력, 무저항을 실천하는 운동이다. 일체의 의도를 버림으로써 아이와 같이 순수해지고 하나 되는 우리로서 나를 발견하게 된다.

몸의 중심은 뿌리를 내린 듯 흔들림이 없고, 마음은 일체의 의도를 버리고, 자연과 하나 되어 움직이는 자신을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합기도다.

합기도는 몸과 마음 어느 하나에 치우치지 않고 나와 남이 분리되지 않고 조화를 이루면서 진보할 때 하나 된 우리로서 평화를 이해하게 된다. 의도를 가지고 상대에게 접근하는 것은 조화를 깨는 것이고 분열을 심화시키는 것이다.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해지려면 색깔을 벗겨내야 하고, 나와 남이 다르다는 차별을 두지 않는 것이다.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하나가 되었을 때 평화가 있다.

말로는 쉽지만, 몸(기술)으로 표현하는 것은 몹시 어렵다. 그래서 합기도 수련이 더 가치 있는 수행이 되는 것이다.

합기도는 평화의 무술이고, 사랑의 무술이고 만유애호의 길이다. 이 글을 충분히 이해한다면 당신은 진정한 합기도인이다.

윤대현

국제합기도연맹(IAF:International Aikido Federation) 정회원·공인 6단
(사)대한합기도회 회장
합기도신문 발행인
aikidokore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