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의 ‘전선이선공법’, 상생협력 기술로 둔갑···13명 감전사

전선이선공법.

직접활선공법이라고 단전하지 않은 채 시공하는 공법이다. (활선에 주목하자)

이 공법이 탄생한 것은 2001년인데, 전력신공법 10호로 지정되며 상생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이 공법은 단전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때문에 시공품질과 경제성이 좋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래서 기존의 바이패스케이블로 임시 송전을 하는 방법보다 24%의 원가절감 효과를 가지고 있었다. (781억원) 그러나 이 심사 판정에는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안전성이다.

심사위원 7명 중 직접활선인 전선이선공법의 안전성에 우수 판결을 한 위원이 한 명도 없었다. 모두 경제성과 시공품질에서만 우수 판정을 했다.

어쨌거나 이것이 ‘상생협력 기술’로서 한전에 보급됨에 따라 한전은 비용 절감을 추구할 수 있었다.

그중 비용절감 이익 중 460억원은 기술개발료로 협력업체에 지급되었고, 108억원 가량은 하청업체 이익 공유금으로 지급되었다. 이게 상생 모델이 되어 보도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하청업체들은 공사비로 회사의 이윤을 남기는데, 781억원이 줄었으니 매출 감소가 이뤄진 셈이었다. 즉, 108억원은 위로금 조였다.

이 공법의 안전성은 원칙상으로는 문제가 없다. 아래 섬네일처럼 빨간 부분. 즉, 절연물질로 쫙 감싸면 문제가 없지만 사실상 하청업체의 일정에는 그럴만한 시간이 없다.

또한 버킷차(바가지차라고)에 올라타는 인원을 FM대로 두 명을 두면 위험수당을 지급해야 하니 하청업체에서는 그 인건비 부담을 져야 했다.

그래서 버킷차에는 한 명이고, 안전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1명이 어떻게든 돕는 형태가 되어버렸다. (그러니 사고가 나면 모두 ‘노동자 탓이 되는 상황’)

한전은 이 안전성 평가를 성과 기준으로 돌렸는데, 사업지역마다 무사고 지역이면 한전 직원이 ‘성과급’을 받는 구조였다.

그래서 안전 평가를 하는 것은 전기 노동자들이 작업 전에 장비 착용한 사진을 한전 직원에게 전송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인건비는 적게 주고, 작업 일정은 빡빡한 상황에서 이런 장치들은 의미가 없었다. 날씨대로 찍어둔 사진을 재전송하는 방식으로 전송했고, 하청업체나 한전 직원 모두 눈을 감는 상황이 발생했다.

실제 감전 사고로 사망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한전 지정 병원에 입원시키지 않으면 산재로 기록되지 않으므로 한전 직원들의 안전 성과는 달성될 수 있었다.

그렇다면 피해 노동자들은 왜 산재 판정받길 꺼리냐면. 바로 산재 발생 하청업체는 다음 물량에 입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동자들은 본인들이 피해를 보았지만 동료들을 위해서 협상하게 되는데, 다음 입찰 전까지 회사의 돈으로 치료비를 부담한 후, 입찰 후에 복직하는 형태로 은폐에 가담할 수밖에 없었다.

안전성 차원에서는 정의롭지 못하지만, 하청업체와 그 소속 노동자에게는 윈윈인 상황이 되는 것이었다. 어쨌거나 사고는 기록되지 않으니 한전은 비용절감과 안전 성과를 모두 홍보할 수 있었다. 죽지만 않는다면 말이다. (죽어야 산재로 잡힌다)

그래서 산재로 잡힌 분들은 대체로 더는 업무 복귀가 어려운 상·하반신 마비 혹은 신체 절단의 불구를 지니신 분들만 하게 되고, 가벼운 사고들(그래도 중상이다.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고라는 말.)은 모두 통계에 잡히지 않게 되는 것이다.

결국, 이 공법은 폐지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너무 위험하기 때문이다.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죽고, 많이 다쳤다.

많이 다친 분 중에는 몇 명인지 정부도 모르고, 한전도 모른다.

대체로 우리나라의 노동자 산재 사고는 이러한 메커니즘과 유사하다.

한국전력의 2008년 4월 15일 765kV 송전선로 활선(活線)공법 시범회 개최 보도자료.

한국전력(사장 이원걸)은 오후 1시 전북 고창 전력시험센터에서 정부 및 산업계 전력산업 관계자 120명을 초청, 76만5000볼트 송전선로에서 전기가 흐르는 상태로 각종 작업을 시행하는 활선공법 시범회를 개최했다.

이날 시범회에는 이원걸 한전 사장, 노문옥 지식경제부 전력시장팀장, 함윤상 한전KPS 사장, 남병주 한국전기공사협회 회장, 박천진 대한전기협회 부회장 등이 주요 내빈으로 참석했다.

활선상태에서 전선 간극을 유지시켜주는 스페이스댐퍼 교체작업 모습(한국전력)
활선상태에서 전선 간극을 유지시켜주는 스페이스댐퍼 교체작업 모습(한국전력)

이번에 소개된 공법은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헬기를 이용하여 철탑과 전선을 전기적으로 분리시켜 주는 애자(碍子)의 청소 및 교체, 전선 간격을 유지시켜 주는 자재인 스페이서 댐퍼(Spacer Damper)의 교체작업, 인력을 이용하여 전선에 부착된 부속자재를 점검하는 작업으로서 시범회에 참석한 관계자의 깊은 관심과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송전선로는 철탑, 전선, 애자 및 수많은 부속자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설비 불량으로 인한 정전고장을 예방하고자 정기적으로 점검과 보수를 시행하여 설비의 안전을 확보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70만볼트 이상 초고압 송전선로에 대해 활선공법을 시행하는 나라는 미국, 캐나다, 남아공, 우크라이나, 러시아, 브라질, 베네수엘라 등으로 동양에서는 우리나라가 최초다.

76만5000볼트 송전선로는 대규모 발전단지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휴전(休電)이 매우 곤란 할 뿐만 아니라 휴전을 하더라도 고비용 발전기 가동에 따라 하루 약 1억5000만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 발생하므로, 2002년부터 산업계와 공동으로 4년여에 기간에 거쳐 꾸준한 노력 끝에 헬기와 인력을 이용한 송전선로 활선공법을 개발했다.

선로 휴전작업을 할 경우, 가스복합 등 발전단가가 높은 발전소에서 전력을 대신 공급해야 한다.

한국전력 이원걸 사장은 이날 행사에서 “한전은 고비용 발전기운전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76만5000볼트 송전선로 활선공법을 개발하였으며, 이를 통해 76만5000볼트 송전선로를 건설하고 운영예정인 신흥개발국에 우리 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고창 전력시험센터에서 보여준 76만5000볼트 송전선로 활선공법이 갖는 의미는.

첫째, 전선에 전기가 흐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활선공법은 연간 30억원의 발전비용 절감은 물론 전력계통 신뢰도 향상에 크게 기여하고,

둘째, 헬기 활선공법은 산악지역 등 작업인력 및 장비이동이 곤란한 지역의 작업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공법으로서, 한전의 높은 기술력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려 신흥 개발국의 초고압 송전설비 시장 개척에 앞장 설 수 있으며,

셋째, 전기기술자가 전기가 흐르는 전선에서 직접 작업하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전자계 인체유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는 등 관련 전력산업 기술발전 및 확산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됨.

한전은 앞으로도 76만5000볼트 송전선로 활선공법 기술 확보를 계기로 세계최고 전력기술의 개발에 더욱 박차를 가하여 핵심기술 시장을 선점하고, 기술 수출을 통해 미래 성장 엔진 구축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

임형찬

'정치하지마라' 저자
bucurest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