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산업재해’로 보는 꼰대의 ‘이익의 사유화, 비용의 사회화’

한국사회에서 이런 현상이 화나는 것은 ‘기만’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이 ‘전문성’을 따지는데 사실 전문성이 가장 떨어지는 것은 의사결정을 하는 경영자들이다.

원청-하청-재하청 구조는 거래비용을 줄이고 효율성을 위해 존재할 수 있는 구조이긴 하다. 그러나 하청과 재하청의 원칙은 원청이 가지지 못 하는 전문 인력이 배치, 생산기반도 갖춰져 있다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즉, 우리가 집주인으로 인테리어 작업을 한다면 인테리어 설계를 하는 회사에 하청을 주는 것과 같은데, 설계 회사는 설계사가 전문성을 가지고 의사결정 하는 회사라면 재하청인 도배, 전기공, 배관공들은 365일 해당 일만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만약 이 일을 집주인 스스로가 한다면 인테리어 설계부터 도배, 전기, 배관 일을 배워야 하고, 장비도 사야 하니까 하청과 재하청을 주는 게 비용 측면에서 훨씬 효율적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원청들은 이 원칙을 많이 어기고 있다.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 4명 사망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 4명 사망

이번에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에서 벌어진 사망사고도 그렇지만 하청도 전문성이 떨어지고, 자신들이 보유해야 할 전문 인력도 인력시장에서 일용직으로 끌어와 썼다.(여건이 된다면 전문 용접공 조합 회사라도 창설해야 할 판이다)

생각해보자 원청은 공기 단축과 비용 절감을 위해 하청을 줬는데, 산업재해와 안전사고로 작업이 지연되면 그건 공기 지연과 부대 비용에 의한 손실이 아닌가?

문제는 많은 원청업체가 이러한 손실을 주의 깊게 판단하지 않고, 다시 하청업체 입찰과정에 떠넘기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가 생기면 하청은 결국 적자를 고려하고 공기에 맞추기 위해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

원청은 이미 단가를 후려쳤기 때문에 나 몰라라 하는 구조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우려하는 것처럼 대부분 시공품질은 그리 나쁘지 않다. 저비용 구조이지만 한국 사회의 블루칼라 노동자들의 숙련 수준과 작업 생산성은 매우 높기 때문이다.(한국이 OECD에서 낮은 생산성을 기록하는 것은 의사결정의 비효율성에서 나온다)

아무튼 얼마나 기만적인가? 전문성을 강조하지만 정작 의사결정자나 중간관리자의 전문성은 수준 미달이라는 사실 말이다.

많은 조직에서 일을 효율적으로 하라고 전산화 시스템을 도입해도 몇몇 ‘꼰대’들 보라. 자기 스타일이라고 ‘출력물’로 대면보고를 고집하고, 그게 또 존중받는 어처구니없는 상황들 말이다. 그리고 의전 중심으로 돌아가는 사회.

전문성 운운하면서 모바일이나 PC도 제대로 못 다루고, 메일링 업무의 원칙도 모르는 사람들이 천지다. 심지어 기성세대가 청년세대에게 제시하는 과업도 보면 어처구니없다.

온갖 스펙으로 무장하라고 하는데, 본인들이 정작 잘 모른다는 것은 세월 핑계를 댄다.

“내 나이가 되어봐. 새로 뭘 배우기가 힘들어져”

서울메트로에서 은성PSD로 온 전 임직원들은 자신들의 특별한 전문성을 강조했을 것이다. 노하우와 의사결정, 업무를 수주하는 인적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연봉을 받아갔겠지?

정작 실제 일을 하는 아랫사람들을 평가 절하하는 작업도 하면서 말이다.

한국 사회가 참 저질인 것은 이런 작업이 전방위에서 벌어진다. 공무원 조직이든 기업이든 학계이든.

학계도 좋은 연구를 한 석박사 후려치는 교수들이 있다.

“내가 봐주니 그런 연구 성과물 나오니까 내 이름 넣자”
“내가 허가해줘 사업 할 수 있으니까 나중에 한 자리 약속”

그냥 똥오줌도 구분 못 하는 사람들이 많다. 차라리 도둑질하는 게 부끄러워서 암말 안 하면 모를까, 문제는 당당하게 이야기한다는 게 더 황당하다.

“관행이었어”
“그게 내 업무 스타일이야”
“나는 그래도 되지만, 넌 그러면 안 되지”

이번에 박근혜 대통령도 보라, 코멘트 하나 제힘으로 할 줄 모르는 사람이 나중에 무슨 문제만 있으면 “통치행위”를 존중해달라고 한다.

“이익의 사유화, 비용의 사회화”

이걸 바꾸면 참 여러 문장이 만들어진다.

“이익(수익·권한)의 사유화, 비용(부담·의무)의 사회화”

임형찬

헬조선 개청년
'정치하지마라' 저자
bucurest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