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도 벌어지는 헬조선의 비정규직 착취

구의역 산업재해 사망사고가 준 충격은 단지 안전사고라는 관점은 아니었다.

이미 이러한 산재사고의 구조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은 알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가 ’19세’의 노동자의 사망에서 압축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었다.

그 상징은 다름 아닌 ‘컵라면’.

서류상의 2인 1조, 허위로 꾸며놓은 보고 서류, 실질적으로는 1인 1조에 만성적인 인력난과 강도 높은 업무 일정. 이건 거의 모든 하청과 비정규직들이 겪는 문제이다.

정규직이라고 장시간 근로에서 해방된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그들은 높은 보수와 안정된 복지의 혜택을 받는다. 결정적으로 위험과 불확실성은 하청과 비정규직으로 전가되고 있으므로 사람들은 분노하는 것이다.

그런데 딱히 이런 구조가 메피아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거의 각 분야에 존재한다.

나는 정말 단기적으로 인력이 필요한 비정규직을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나 대부분은 비정규직을 채용하면서 ‘장기근속’과 ‘전문성’을 요구한다는 게 모순이라서 그렇다.

노동자가 가진 신체적 내구성과 위험에 대한 불확실성을 금전적으로나 보험체계로서 지켜주는 것은 무시한 채, 모멸감을 주는 ‘과업 지시’.

그런데 사실 이런 일은 ‘공공기관’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다. 공익근무요원을 대하는 공공기관이나 ‘인턴직’을 대하는 민간기업과 공공기관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업무 범위는 정규직이지만 보수는 ‘비정규직’으로서 설정한 사람들이 아래의 사진 속에 있다. 불편하지만 그렇다.

안철수 의원실의 인턴채용 공고 갈무리
안철수 의원실의 인턴 채용공고 갈무리
김종인 더불어민주당비상대책위원회대표실 채용공고 갈무리
김종인 더불어민주당비상대책위원회대표실 채용공고 갈무리

대체로 이들이 내세우는 ‘논리’는 명시적으로는 보조이다. 즉, 교육 수련인데, 문제는 과업 지시에서는 정규직으로서 응답해야 하며, 보상 체계에서는 비정규직의 지위를 표명한다는 데 있다.

구의역 사망자도 그러했다. 수습으로서 보수가 깎이고, 비정규직이라 낮은 임금을 받았다. 하지만 과업 지시와 업무 책임은 ‘정규직’ 이상이었고, 심지어 사무실 직원 이상이었다.

이것을 우리는 ‘착취’라고 한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인턴비서 채용공고 갈무리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자 인턴비서 채용공고 갈무리

지금도 국회에는 인턴 채용공고가 뜨는데, 하나같이 황당한 표현들이다. 국회도 인력이 부족한 것은 알지만 그게 핑계가 될 수는 없다.

몇몇 보좌진들은 인턴에게 특정 상임위 전담 마크, 법안 발의를 맡기고 어떤 의원은 운전 수행(박범계 의원)까지 시킨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본다.

인턴에게 야근시키는 나라는 많지 않다. 정치권이 서울메트로 욕하기 전에 스스로 되돌아보길 바란다.

임형찬

'정치하지마라' 저자
bucurest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