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뉴스룸, 남자 화장실 ‘몰카’ 논란과 진보언론의 침묵

종합 편성 방송 <JTBC>의 간판 뉴스 ‘뉴스룸’이 때아닌 몰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지난 3일 발표한 해명문마저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2일 뉴스룸은 ‘볼일 뒤 30초 손 씻기 얼마나 지킬까’라는 주제로 지하철 남자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남자들이 볼일을 본 후 얼마나 손을 씻는지 촬영해 보도했다.

JTBC 뉴스룸, 남자 화장실 ‘몰카’ 촬영 논란(출처 JTBC)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한 것부터가 현행법상 불법일 뿐만 아니라 손 씻는 모습과 함께 볼일을 보는 남자들의 뒷모습까지 고스란히 나와 남성 인권을 침해했다는 거센 비판 여론이 일었다.

이에 <JTBC>는 “해당 장면은 몰래 촬영한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 ‘화장실문화시민연대’와 협조해 지하철 역사의 동의를 구하고 10분간 진행됐다. 현장에는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있었으며 카메라 역시 숨겨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볼 수 있는 거울 위에 설치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JTBC> 뉴스룸 해명은 시민단체 ‘화장실문화시민연대’에 의해 거짓으로 드러났다.

표혜령 화장실문화시민연대 대표에 따르면 문제가 된 영상은 2015년 10월 23일 서울 한 지하철역 남자 화장실에서 촬영했다. 이 자리에는 화장실문화시민연대가 운영하는 대학생 단체 ‘머문 자리 서포터즈’도 함께 있었다.

그러나 서포터즈는 화장실 앞에서 남성들이 들어가 얼마 만에 나오는지 시간만 쟀을 뿐, 안에는 들어가지 않았다. 화장실 안에 들어가 영상을 촬영한 건 <JTBC> 관계자였다고 한다. 그 이후 보도가 안 나와 <JTBC> 측에 물었더니 보도가 캔슬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래놓고선 2년 후에 갑자기 방송을 내보내더니 논란이 되니까 화장실문화시민연대의 협조를 얻은 거라고만 해명을 해버려서 우리도 계속 항의 전화를 받고 있다며 <JTBC> 측에 정정보도 공문을 보낼 예정이라고 표 대표는 억울함을 내비쳤다.

또한 <JTBC> 뉴스룸 보도의 문제는 몰카 논란을 차지하고도 고작 10분이라는 짧은 표본만으로 대한민국 시민 전체의 수준을 일반화했다는 데 있다. 이는 매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다.

두 번째 문제는 시민단체와 지하철 역사의 동의를 받았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JTBC>의 태도다. 이같은 논리대로면 <JTBC> 방송국 여자 화장실에 <JTBC> 사장의 허락을 받아 카메라를 설치하고 촬영해 보도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가정이 성립한다.

또 해당 뉴스를 보도한 기자는 “여성까지 고용해 ‘몰카’ 촬영…음란물 매매로 돈벌이”, “여성 고용 ‘기업형 몰카’…음란 사이트 유포로 돈벌이”, “강남역 살인사건 1주기…전국 곳곳 추모행사 예고” 등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그동안 몰카의 문제점을 보도한 기자가 정작 몰카로 취재한 뉴스를 보도한 것이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이번 사건을 대하는 진보언론의 태도다. 평소 인권을 중시하는 논조를 자처하던 한경오프(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 프레시안)가 이번 사건에 대해 단 한 건의 기사도 내지 않는 공조 태세를 취했다.

그야말로 남성 인권이나 남성 혐오에 대해선 철저하게 입을 다물겠다는 속내다. 인권에 남녀 차별을 두는 이들의 이중성이야말로 대한민국에서 남녀 간의 분란을 일으키는 가장 큰 적폐가 아닐까. 진보언론의 물갈이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