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은 과연 괴물일까

[독자기고] 탁현민 사태로 본 여성주의의 이중성

2017년 7월 뜨거운 여름이다. 한여름의 뜨거운 열기만큼이나 정치권은 현재 두 가지 논란으로 시끄럽다.

강경화와 탁현민 논란이 바로 그것이다.

언뜻 보면 전혀 별개로 보이는 두 논란은 여권 내부, 그리고 여성단체와 페미니스트 정치인들이 적극적으로 개입한다는 측면에서 같다.

먼저 강경화 장관의 경우 여성단체, 여성 정치인들과 일부 여기자들의 적극적인 옹호와 격려로 그가 여론의 비난에서 빗겨 나갈 수 있었다고는 해도 위장전입이라는 도덕적·법적 결함으로 인해 아직 대중들에게는 장관으로서 적합하지 못하다는 의견이 상당하다.

설령 강경화 외무부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와 방독 활동 등에서 동행해 원숙한 수행으로 좋은 점수를 받고 있지만 말이다.

청와대 행정관 탁현민, 과거 저서에서 여성비하 논란(출처 채널A 돌직구쇼)

탁현민 행정관도 강경화 장관처럼 명암이 존재한다.

탁현민 행정관은 공연 기획자로서 또는 대중성 있는 야권 지지자 중 한 사람으로서 지난 대선 기간 내내 문재인 후보를 도왔다. 그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을 돕고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다. 반면 최근 논란이 된 10년 전 저서에서의 성인식이 탁현민 행정관의 도덕적 결함이다.

이처럼 다른 듯 닮아있는 두 논란이지만 여성주의자들에 의한 두 사람의 평가는 너무나 극명하게 나뉜다.

강경화 장관은 장관직을 수행 못 할 정도의 도덕적 결함이 없다는 것이고 탁현민 행정관은 정반대되는 평가로써 당장 청와대 행정관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 정도로 도덕적으로 타락했다는 비판이다.

이처럼 여성주의자들에 의한 전혀 다른 평가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럼 현행법에서는 이 같은 문제들을 어떻게 다루고 있을까.

먼저 강경화 장관을 보자. 강경화 장관의 두 딸 위장전입은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자녀 학교 진학 때문이라고 해도 위장전입은 분명 실정법 위반이다. 증여세 미납도 세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

강경화 “큰딸 위장전입 이중국적 사실”(출처 JTBC)

반면 탁현민 행정관은 도덕적으로 그의 성인식을 문제 삼을 수는 있지만 실정법 위반은 아니다.

따라서 위장전입한 강경화 장관의 실정법 위반과 비교했을 때 탁현민 행정관의 잘못이 더 크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탁현민을 남성 중심 사회가 만들어낸 괴물 정도로 묘사하는 여성주의자들의 평가도 과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 같은 객관적인 사실에 기초한 내용에 여성주의자들이 반론을 제기할 수도 있다.

젠더 인식과 실정법 위반은 서로 다른 도덕적 잣대로 평가해야 하며 젠더 인식이 없는 성인식이야말로 더 큰 문제라는 식으로 말이다.

하지만 이런 여성주의자들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탁현민 행정관의 도덕적 결함을 따지려면 앞서 자신들이 지지한 강경화 장관의 위장전입에 더욱 문제를 제기했어야 한다.

자신들이 지지하는 여성 정치인에게는 느슨한 잣대로 실정법 위반까지 눈감아주면서 남성 행정관의 10년 전 저서에서의 구절 하나하나를 문제 삼는 것은 ‘심각한 이중잣대’라는 것이다.

대중들이 현재 탁현민 행정관 사퇴를 주장하는 여성주의자들의 주장에 크게 공감하지 못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일 것이다.

현재 정치색이 강한 다음 여초카페 일부와 여성주의를 표방하는 일부 신문들과 평소 여성주의에 관련한 기사를 주로 다뤘던 몇몇 기자들 외에는 탁현민 행정관 경질에 대한 반응은 크지 않다.

수개월 동안 탁현민 행정관의 자질 문제를 여성주의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지적하고, 여론몰이에 불을 지핀 노력의 결과에 비하면 모 언론사에서 지적한 것처럼 탁현민 행정관 제명 온라인 서명 7000여명이라는 숫자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오히려 대중 사이에선 여성주의자들이 세를 만들고 편을 짜서 우리 편이라고 생각하면 무조건 편을 드는 식의 행위가 지양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크다.

여성주의가 특정 여성집단과 그들을 지지하는 외각세력의 집단적 이기주의로 변질되는 것을 막고 남녀 모두 평등한 기회와 그리고 잘못에 대한 사회적인 처벌 등을 받는 성평등 운동으로써 대중에게 자리매김하려면 집단의 이기심과 이익을 위한 사회운동이 아닌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 방향으로 바로 고쳐져야 할 것이다.

창밖으로는 빗줄기가 거세다. 이제 본격적으로 장마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7월의 어느 날. 흙탕물이 튀고 거친 소리가 난무하는 이 장마의 끝에서는 남녀 모두에게 공정하고 공평한 잘못에 대한 책임까지도 똑같이 질 수 있는 성 평등주의가 바로 잡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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