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이 몰고올 기회와 위협

[서평] <4차 산업혁명의 충격> 클라우스 슈밥 외 26인

4차 산업혁명은 경제적 불평등을 더 심화시킬 것인가, 새로운 기회 균등의 제공인가.

얼마 전 ‘로봇세’도입이 화제가 됐다. 로봇세라니? 적잖이 충격이다.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세상, 로봇이라는 신기술이 노동자를 대신하는 데 따른 세금을 부과하자는 것이다.

지난해 유럽의회에서 한 의원이 로봇세 도입 법안을 발의했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도 적극적으로 주장한 바 있다.

법안 통과는 못 했지만 앞으로 머지않아 로봇이 상당 부분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는 세상은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

로봇이 대신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므로 로봇세 재원은 향후 기계화 과정에서 밀려나는 노동자를 위한 복지 재원으로 사용하겠다면 찬성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자동화, 디지털 테크놀로지 발전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세상을 변화시킬 터이고, 우리의 일상도 큰 변화를 맞게 될 것이다.

1980년대 초까지만 해도 존재하던 직업과 현재를 비교해보면 사라진 직업이 얼마나 많은가. 또 현재 직업 중 미래에는 사라질 직업도 매우 많을 것이다.

다보스포럼의 전망에 따르면 2020년까지 710만개 일자리가 소멸하고, 새로 200만개가 창출된다고 한다. 앞으로 식당에서 로봇이 만들어주는 스시를 먹고, 로봇이 주방 보조원이 되어 인간의 노동을 대신하는 광경이 일상사가 되는 상상은 상상으로만 그치지는 않을 것이다.

고령화 시대에 맞게 간병 로봇의 도입과 발달은 필수적으로 고령화 사회에 활용될 터이고, 이는 매우 필요하다.

누가 알겠는가. 미래에는 쓸모없거나 고장 나서 못 쓰게 된 로봇을 안락사시키는 직업이 생겨날지 말이다.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직업을 만들기도 하지만, 문제는 디지털화는 노동 시장의 파괴와 그로 인한 사회 불균형의 가속화로 이어진다는 우려다.

노동시장에서의 인간 소외와, 디지털화에 진입하지 못하는 인간들의 미래는 디지털 불평등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만들지 않을까.

세계적인 숙박 공유 ‘에어비앤비’ 창업주가 신흥 부자가 되어 세계 1위 호텔 ‘힐튼’을 위협하리라는 예상을 10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 했다. ‘우버’의 출현은 택시 업체를 위협하고 택시 기사와 갈등을 초래한다. 장차 자율주행차 등장은 일자리를 줄어들게 할 것이다.

세계적인 숙박 공유 ‘에어비앤비’

이미 공유경제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폰과 연결된 세상은 엄청난 속도로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주변의 모든 것이 인터넷으로 연결된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스마트폰의 기술 융합이다.

<4차 산업혁명의 충격>은 2016년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의 핵심 의제인 4차 산업혁명에 관해 27인의 분야별 권위자들의 글을 엮었다. 디지털 혁명의 일선에서 활약하는 27인의 저자가 18개의 분야로 나누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 파급 효과, 미래의 정책 변화에 대해 실질적인 목소리를 들려준다는 데 있어서 매우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4차 산업혁명의 충격(클라우스 슈발 외 26인 지음/흐름출판)

서문을 쓴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3차 산업혁명을 토대로 물리학, 디지털, 생물학 사이에 놓인 기술적 융합의 발전 속도는 산술급수적이 아니라 기하급수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인공지능, 로봇공학, 사물인터넷, 자율운행차량, 3D 프린팅, 나노기술, 생명공학, 재료공학, 에너지저장기술 등 새로운 기술이 생겨난다.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로 지구촌 사람들의 소득수준을 높이고, 삶의 질을 향상할 잠재력과 택시, 비행기예약, 물건구매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린다”는 긍정적 측면과 또 다른 한편으로는 “노동시장 붕괴, 노동자동화는 기계가 노동자를 대체하게 되어 노동시장에서 저기술-저임금 직업과 고기술-고임금 직업을 구분하는 장벽이 점점 더 높아진다. 더욱 심각한 사회 불균형 초래와 사회적 긴장을 더 고조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도 한다.

이 책의 18개 분야 중 독자가 특별히 관심 있는 분야를 먼저 찾아서 읽는 것도 좋을 듯하다.

로봇에 흥미를 느끼고 있다면, <로봇은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다가오는 로봇 디스토피아>를 읽고 생각해 볼 수 있다. 또한, 우리와 이제는 뗄 수 없는 소셜 미디어, 특히 <소셜 미디어가 정치에 미치는 힘>에 대한 매우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분야 외 <미래의 사회 안전망-디지털 시대를 위한 사회정책>에 대한 분석과 전망은 필자가 가장 늘 관심 있었던 부분이다. 평소 미래 복지국가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많은 필자에게 있어 이 부분은 큰 의미로 다가왔다.

<미래의 사회 안전망-디지털 시대를 위한 사회정책>은 필자 생각과 상당 부분 일치했으며, 미래 사회정책의 방향성 또한 같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초저출산율과 초고령화 사회인데, 사회안전망과 복지 수준이 낮은 현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는다면 장차 21세기 디지털 경제 시대에 있어 복지정책은 어떻게 될 것인가? 는 크나큰 관심사이다.

<미래의 사회 안전망 : 디지털 시대를 위한 사회정책 / 니콜라 콜린, 브루노 팔레>을 요약하면 이렇다.

경제가 점점 디지털화가 됨에 따라 저임금, 단기계약, 고용 불안정, 상시적인 해고는 노동력 감소와 세수 또한 감소는 국가 사회서비스 지출 감소로 이어진다.

국가가 지출해야 할 사회서비스는 증가하며 사회 전체적으로 경제적 불평등 증가와 현대 복지국가 위기를 불러온다. 국가 재정이 더 복지를 감당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20세기 사회보험제도’는 거대한 산업경제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위험에 대비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21세기 디지털 경제’는 고용이 일상적이지 않고, 안정적이지 않으며 급여 수준이 높지도 않다. 복지국가는 스스로 상황에 맞추어 구조를 바꿀 필요가 있다.

새로운 사회정책의 필요성과 기업의 종업원들은 먹이사슬의 아랫부분으로 내려가 이익에는 참여 못 한다. 현재 사회적 급여는 구시대 경제에서 만들어졌으며, 사회정책의 진화 필요성이 요구된다. 임시고용 문제는 심각하며, 21세기는 안정적이고 장기간에 걸친 개별 근로자와의 고용계약은 당위성을 잃을 것이다. 앞으로 임시고용 형태는 취업의 한 형태로 분류된다.

경제학자 ‘빠레이스’는 “조건 없는 기본소득을 정부가 제공하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접근법은 돈은 돈대로 엄청나게 쓰면서도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충분하지 않다. 기본소득으로 품위 있는 삶은 어렵다. 기본소득이 효과적인 사회정책? 미지수다.

또 다른 대안은 정부가 소득이 아니라 일자리 제공이다. 사회정책을 개혁하는 최고의 해결책은 노르딕 국가들(노르웨이·덴마크·스웨덴·핀란드·아이슬란드)처럼 복지혜택과 일자리 분리이다. 정부가 고용 상태와 관계없이 보건 서비스, 주택, 교육훈련 등 보편적 기준에 따라 보장해준다면 직장을 옮기거나 일자리를 잃어 이직, 실업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20세기 복지국가는 대공황의 트라우마로 생겨났다.

디지털 시대 최고의 사회정책 해법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있다. 국가통제주의자 statists들보다, 시장 메커니즘에 더 민감하고 더 우호적인 국가개입주의 state activism가 필요하다.

노르딕 국가들의 복지정책은 시대 상황에 따라 매우 유연하게 대처해왔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 국가는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를 구가하고 있으며, 앞으로 21세기 디지털 경제에도 유연한 복지국가로 남을 것이다.

지난해 12월, 미국 아마존은 시애틀의 식료품 매장을 계산대와 점원이 없는 미래형 매장으로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스캔만 하면 자동결제가 완료되는 시스템이다. 아마존은 상품을 드론으로 배송하는 시험도 보였다. 또, 도미노 피자를 로봇이 배달한다는 소식이다.

계산대와 점원이 없는 매장 ‘아마존 고’

이렇게 4차 산업혁명은 이미 우리의 일상에 가까이 다가왔다. 머지않아 이런 시스템은 상용화되지 않겠는가. 사생활, 소유권 개념, 소비 패턴, 인간의 윤리, 로봇의 윤리, 도덕의 경계 등 우리의 삶을 바꾸어 놓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지구촌에는 하루 2달러 이하로 생활하는 인구가 약 25억명으로 만성 빈곤 상태이다. 전 세계에서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생활하는 인구가 약 17%라고도 한다. 그런가 하면 글로벌 인구의 약 30% 이상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이용한다.

향후 디지털 혁신의 가속화, 파괴의 속도는 예측하기 어렵겠지만, 이 역시 인간이 만들어 내며 인간이 관리한다.

우리나라의 사회시스템, 정부 시스템은 과연 준비되었는가? 이 책을 읽으며 내내 들었던 의문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