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내로 현재의 유럽도시 수준이 목표라고?

[녹색당 논평] 정부가 발표한 대책, 미세먼지만큼 뿌옇다

지난 3일 황교안 국무총리는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거쳐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명쾌하지 않고 뿌옇게 흐린 부분들이 많다. 11년 전 정부가 발표한 내용과 거의 같기 때문이다.

정부는 향후 10년 내에 유럽 주요도시의 현재 수준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겠다고 한다. 그것을 위해 노후 경유차량의 조기폐차, 친환경적인 CNG버스 확대, 친환경 자동차확대,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폐기 또는 LNG 발전소로의 대체, 초미세먼지 측정망 확충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목표 자체가 분명치 않다. 향후 10년 내에 ‘유럽 주요도시의 현재 수준’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겠다는 방식의 목표 설정은 적절하지 않다. 유럽의 주요도시들은 지금보다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우리는 10년 후에나 유럽 주요도시의 현재수준으로 가겠다는 것이다.

정부의 목표는 세계보건기구 등 보다 공신력있는 기구들이 권고하고 있는 기준에 맞춰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PM10)보다 건강에 더 유해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초미세먼지(PM2.5)의 경우에는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으로 법정 관리기준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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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초미세먼지의 경우에는 관리기준 자체가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인 10㎍/㎥의 2.5배인 25㎍/㎥으로 되어 있다. 그리고 2015년 대한민국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의 2.65배에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유럽 주요도시 수준’ 운운할 것이 아니라,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으로 초미세먼지 관리기준을 강화하고, 실제로 그것을 달성할 수 있는 정책들을 수립해야 한다.

석탄화력발전소를 감축하겠다는 것도 생색내기에 그칠 우려가 있다. 정부는 10개의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하거나 LNG발전소로 대체하겠다고 하지만, 건설중이거나 건설계획 단계에 있는 20개에 달하는 신규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해서는 ‘배출기준 강화’ 정도의 언급만 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 깨끗한 공기를 이뤄내겠다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그 내용을 다음해에 수립될 예정인 8차전력수급기본계획에도 반영해야 한다. 10기의 노후 발전소의 발전설비용량은 3345MW인 반면 신규 석탄발전소 20기(건설 중 11기, 계획 중 9기)의 설비용량은 그 6배인 1만8100MW에 달한다.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만 언급하는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

중국과도 강력한 의지를 가진 환경협상이 필요하다. 지금처럼 정보를 공유하는 수준이 아니라, 정치적 의지를 갖고 문제를 풀어야 한다. 경유에 대한 세금인상 또는 환경부담금 과세문제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전반적인 에너지세제 개편과 함께 계속 논의해야 할 주제이다.

한마디로 정부가 발표한 내용은 문제를 해결하기 보다는 여론의 비판을 모면하겠다는 것에 불과하다. 보다 진정성있고 실효성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녹색당은 그동안 미세먼지·초미세먼지에 대해 가장 강력하고 종합적인 대안을 제시해 왔고, 미세먼지 원정대를 가동해 실태를 조사하고 대기오염 피해자들을 찾아다녔다. 녹색당은 미세먼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시민들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정부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활동을 해 나갈 것이다.

김승한 기자

의학전문기자. 전 대학병원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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