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대책,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잡을 수 있을까

부동산 고강도 대책이 나왔다. 지난 2일 정부가 발표한 ‘8·2 부동산대책’을 간단하게 살펴보고 각각의 대책들이 실제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분석을 해보고자 한다. 이번 정책들은 특히 투기과열지구에 우선 적용된다.

이번 정책은 크게 두 가지 성격을 가진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재개발 및 재건축 지역을 중심으로 뛰는 주택가격들을 잡겠다둘째 실수요자를 포함해 과도한 주택시장의 수요를 억제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재건축·재개발 관련 규제 정비 정책은 다섯 가지를 발표했다.

1.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시행
2.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 지위양도제한 강화
3. 투기과열지구 내 재개발 등 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
4. 재개발 사업 시 임대주택 공급 의무비율 강화
5. 투기과열지구 내 정비사업 분양분 재당첨 제한

이들 각각의 정책은 모두 그 의도가 명확한데 첫째 정책인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는 토지 재개발로 발생하는 공공의 이익을 개인이 취하는 것에 대해 정부가 괄시하지 않겠다는 명백한 시그널을 시장에 보낸 것이다.

재개발 사업에서의 임대주택 공급 의무비율 강화 역시 비슷한 의도의 정책이다. 그 효과는 명백히 예측 가능하다. 투기과열지구 내에서의 재개발 조합원 분양권 전매와 분양권 재당첨 제한은 재개발 지역 내에서 적어도 주택으로 ‘투기질’하지 말라는 뜻과 같다.

서울시 송파구 가락시영재건축단지

이들 정책이 가져올 효과는 명백하다. 재개발은 앞으로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임대주택비율이 늘어났으니 재개발의 사업성은 떨어질 것이고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일명 재초제)의 부활로 인해 재건축 진행 자체가 어려울 확률이 높다.

조합원 전매 제한이 시행되면 조합설립 후부터 소유권이전 등기 이전까지 모든 과정에서 조합원 지위의 양도를 제한당하는데 이렇게 되면 그곳에서 거주할 능력이 안 되는 사람들은 재건축을 반대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니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기란 사실상 어려워질 것이다.

솔직히 말해보자. 재개발이 어려워진다는 것은 신축아파트 공급이 더욱 요원해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 정책들로 인해 적어도 신축아파트의 희소성은 한동안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초과이익 환수제든 재건축 조합원 지위 양도제한 강화이든 강남지역의 재건축 아파트값을 잡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보여준 정책이라고 본다. 한동안 투기과열지구 내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보합세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매매는 당분간 실종될 거다. 매도하려고 해도 매수자를 못 찾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는 우하향이 예상된다.

둘째 주택 수요 관리강화와 관련한 정책들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 정책이 시행된다고 할 수 있다

1. 다방면으로 양도소득세 강화
2.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은 기본 LTV 및 DTI 40% 적용
3. 3억원 이상 주택거래 시 자금출처신고 의무화

우선 양도소득세 강화 부분을 살펴보자. 양도소득세 강화는 2주택자에게 10% 추가과세. 3주택자에게 20% 추가과세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적용 시점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 2018년 4월 1일 이후로 양도하는 주택에만 적용한다. 이 말인즉슨 다주택자들은 그전에 주택을 팔라는 뜻이다. 단기에 매물이 시장에 나오게 해서 주택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녹아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정책이 단기에 많은 주택 물량을 내놓게 할지는 미지수이다. 양도세 40%에 해당하는 주택이라고 해도 기본세율의 20%를 더 낸다고 한들 48%이다. 즉 세율 8% 때문에 안 팔아도 될 주택을 팔지는 않는다.

다주택자의 입장에서 이 양도세제 증가를 해석해보자.

세율이 오르면 뭐 어때. 어차피 더 벌었으니 상관없다.
급하지 않으니 그럼 세주면서 버텨보자. 어차피 전세가 폭락하지 않는 이상 당장 매도할 이유가 없다.

사실 양도세 강화는 어느 정권에서든 주택가격을 잡는데 그다지 역할을 하지 못했는데 그 이유는 매도 시점에서야 그것이 역할을 한다는 점이고 다주택자들은 매도 시점을 조정함으로써 이 정책이 완화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학습효과는 무섭다. 양도세만큼 자주 세제가 바뀐 경우는 드물다. 매도 시점을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세율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다주택자 입장에서는 당장에 이 세율을 감당할 유인책이 별로 없다.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 거래 시 양도세 중과세 정책도 있다. 다음해 1월 1일 이후 분양권 양도 시 50%로 일괄과세한다. 현재는 일반과세 중 더 일찍 해야 했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애초 거주목적이 아니면 분양권에 덤벼들지도 말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준거다.

앞으로는 주택으로 등기를 쳐야 거래 가능한데 그럼 취·등록세를 내야 하고 여러 가지로 비용이 많이 드니까 분양권의 인기는 지금보다는 사그라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매제한정책이 함께 붙어있기 때문에 더 그럴 듯하다.

그렇다고 한들 여전히 분양권은 매력적인 투자처다. 계약금만 걸면 프리미엄이 얼마가 붙든 지 50%의 세금을 내고 나머지는 소득이 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7억원짜리 주택을 7000만원 계약금만 걸면 초피(프리미엄)가 7000만원이 붙는데 세금 3500만원을 낸다고 한들 여전히 투자이윤이 150%나 되는 시장이다.

대출을 옥죄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1. LTV·DTI 40%로 강화
2. 1가구 1주택으로 제한
3. 2주택 30%로 제한

이러한 정책들은 자금의 회전율을 낮춘다. 즉 평생 소득을 다 끌어다가 아파트 사지 말라는 뜻이다. 현재 소득수준에서 대략 감당한 수준 정도로 집사라는 말이다. 실수요자들의 눈을 낮는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자금의 유동성을 제약함으로써 시장수요를 억제하겠다는 건데 실질적으로 해당 지역의 매매를 억제하는 데는 유효할 수 있다.

그러나 두 가지 측면에서 우려스럽다. 첫째 전세자금대출은 여전히 소득과 무관하게 이루어진다. 즉 해당 지역에 살아야만 하는 사람들은 매매하는 대신 전세로 살 테고 (물론 돈은 은행에서 빌리고) 그럼 전세금이 오르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겠다.

둘째 모든 지역에서 대출이 규제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과천·광명을 제외한 1기 신도시들의 주택가격이 점프할 우려가 있다. 실수요자들은 어쨌든 한 채는 내 집을 마련하고 싶은데 당장 자금줄이 묶이면 상대적으로 유동성 제약이 덜한 지역을 선택할 수 있다.

셋째 3억원 이상 주택거래 시 자금출처신고 의무화는 주로 자식들에게 아파트를 사주는 부모들의 자금이 주택시장에 흘러가는 것을 막기 위한 방책이다. 국세청에 증여세 내고 아파트 사주던가 아니면 사지 말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투기 제한정책에 가까우나 실수요억제 역할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여세를 내면서까지 아파트를 사야 하는 경우라면 그렇게 할 거고 아니라면 전세로 돌아설 확률이 높다.

결국, 전세금 올리는 정책으로 보인다. 이들은 ‘소나기는 피해가라’는 법칙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정부는 전세자금에 대해서는 여전히 몇억원이 되었든 자금출처를 요구하지 않는다. 전세금은 뭐라 하든 주택 거주에 따른 비용이기 때문이다.

이번 정책이 단기에 가격을 잡지 못하더라도 (정책의 일관성만 유지한다면) 2~3년 이내에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 시키는건  분명해 보인다. 특히 자금의 유동성을 제한하는 가장 유효하게 작용할 것이다. 다만 전세금이 오르면 주택가격 하락에서 상승압력이 작용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에서 주택정책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전세 시장이다. 이런 정책이 단기에 매가를 확 잡으려면 매매시장을 옥죄면서 전세 시장을 같이 옥죄어야 한다. 실제로 매매시장에서 주택을 가진 사람들은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보다는 전세세입자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있고 전세세입자들은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유동성 제약을 하려면 전세자금 조달에서도 소득대비 대출액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가야 확실히 효과를 보는 데 문제는 애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시각 때문에 전세자금 관련해서는 함부로 건드리기가 어렵다.

사진=<JTBC> 뉴스룸에 출연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

또 한가지, 이번 정책에서 정부가 보유세 강화를 제외한 것은 좀 의외다. 강력한 정책을 원했다면 아마 보유세 강화를 넣었을 텐데 시장이 1~2년 새에 급락하는 걸 원하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어설프게 보유세를 올렸다가는 오히려 여론의 뭇매를 맞을까 걱정했을 것이다. 양도세 강화와 달리 보유세 강화는 당장 2~3주택 이상을 가진 사람들이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에 부담을 주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의 부작용은 세입자들에게 보유세가 전가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급격하게 전세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이 경우 다주택자들은 상대적으로 가격상승 여력이 적은 지방 물량을 먼저 털어내므로 주택가격의 지역 간 양극화가 더 심화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부에서도 보유세 강화 정책을 섣부르게 발표하지 못하는 듯하다. 아마도 이번 8·2 부동산대책 이후에도 단기간에 주택가격이 계속해서 상승한다면 보유세 상승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지 않을까.

안젤라

경제학 박사수료·현재 정책 연구원
cutezely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