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대현의 정통 합기도] 무사의 마음

무사의 마음은 늘 한결같이 진중(鎭重)해야 한다. 기분에 따라 편차가 발생해서는 안 된다. 자신이 하는 무술이 한때 운동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시류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 우리가 합기도(아이키도)라는 운동을 하는 이유는 승부를 짓기보다는, 내면의 갈등을 몸의 움직임을 통해서 자신을 찾아가는 구도 행위다.

손꼽히는 파이터도 링 안에 들어가서 선혈이 낭자하도록 처절한 싸움을 하고 내가 왜 이 자리에 서야 했는지 의미를 찾지 못할 때가 있다. 충혈된 눈은 오히려 공허함으로 차있다. 링에 올라선 의미를 제대로 찾지 못하면 오직 처절함만 남긴 채 쓸쓸히 링을 떠날 수밖에 없다. 한때 운동이 그런 것이고 인생과 세상의 이치가 그러하다.

무사는 섬세한 기술 표현과 함께 지혜, 그리고 평상심과 같은 냉정함을 유지하는 심리적인 자질이 필요하다. 그것은 혈기나 허세가 아니라 오로지 생존을 위한 것이다. 나에게도 묻지마 폭행이 일어나진 않을까? 혹시 누군가 공격해 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효과적인 방어는? 어떤 공격을 해야 이길 수 있을까? 등등 이런 생각들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면 결국에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속박하는 일종의 병이 될 수 있다.

공격을 대비한 경직된 자세, 과도한 몸놀림과 거친 행동, 사나운 눈빛과 고함은 자기가 자기에게 힘을 쓰며 스스로 결박하는 모습과 같다. 오로지 일만 하며 돈만 벌겠다는 집착도 같은 것이다. 그것은 피해자의 심리적 두려움이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을 보여주는 예다. 어느 정도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면 미래 다가올지 모를 세상의 위험을 미리 걱정하면서 대처하려고 하지 않는다.

윤대현 대한합기도회 회장(사진 오른쪽 )
윤대현 대한합기도회 회장(사진 오른쪽 )

무사는 마음의 병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세상의 온갖 걱정과 잡념으로부터 멀어지려면 무심(無心)이 되어야 한다. 잡념을 없애면 무심이 된다. 무심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혹독함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유지하는 것이다. 자세를 낮추고 소리를 지르면서 공격을 대비하는 것은 두려움을 감추는 허세로 평상심을 잃은 모습이다.

새롭게 나타날지 모르는 위험들을 미리 걱정하며 경직할 필요가 없다. 그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어려워도 자신의 중심을 반듯하게 세우고 경직되지 않는 유연한 자세를 갖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진실한 마음으로 무심의 경지에서 수련하며, 그런 행위들은 좋지 못한 결과와 원치 않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막고 서로에 대한 존중과 생존에 대한 상호 협력을 끌어내는 세상을 만든다.

윤대현

국제합기도연맹(IAF:International Aikido Federation) 정회원·공인 6단
(사)대한합기도회 회장
합기도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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