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례별초 페미니스트 교사가 논란이 된 이유

논란 이후의 찬반양론
위례별 초등학교 최현희 교사의 <닷페이스> 인터뷰가 나간 이후 그는 커다란 논란에 휩싸였다. 최 교사는 인터뷰에서 ‘페미니즘 교사가 필요하다’면서, ‘남자아이들이 운동장을 독점한다’는 무리한 뉘앙스의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해당 인터뷰가 대중에게 알려지자 최 교사의 과거 언행들 역시 알려지게 되었고 더 큰 논란이 일었다.

한편 전교조와 민주노총 그리고 일부 소규모 진보정당(노동당·녹색당)은 이번 사건을 ‘사이버 성폭력’으로 규정하며 ‘페미니즘 교사가 필요하다’는 해시태그 운동을 제안하는 등 논란을 일으킨 최 교사를 옹호하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과연 이들이 교사의 언행 중에서 논란이 되는 지점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최현희 교사의 교육적 관점에 대한 의문
아이들이 운동장에서 뛰놀 기회를 보장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한 기회에서 여자아이와 남자아이 누구도 배제되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과연 지금의 교육현장에서 문제의 핵심이 남자아이들이 여자아이들을 배제하고 운동장을 독점하는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오히려 진짜 문제는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이 적어지고 있다는 것 아닐까.

예전의 소위 ‘진보적인’ 선생님들은 (입시경쟁과 학원 일정 속에서) 남녀 아이들이 공유할 수 있는 놀이문화 자체가 희박해져 간다는 문제의식 아래, 전통 혹은 대안적인 놀이문화를 독려하거나 제안하는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접근했다. 진보적 이념도 기본적으로 ‘교육적’ 접근 안에 녹아 있었다.

그러나 최 교사의 관점은 그런 방식이 아니다. 그의 관심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의 또래문화 속에 젠더권력 투쟁의 관점을 도입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본질적으로 반교육적인 관점이며, 앞서 말했듯이 아이들의 놀이문화에 정치투쟁이나 문화적 인정투쟁의 관점을 도입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만일 ‘진보’나 ‘페미니즘’이라고 부른다면 그것은 ‘잘못된’ 진보 페미니즘이거나 혹은 ‘반교육적’인 페미니즘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최 교사의 접근은 정확히 어른의 기준으로 아이들의 문화를 잣대질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 다른 의미에서 어른들의 폭력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 교사의 방식은 아이들의 문화와 세계를 이해하고 변화시키는 것보다는 그것을 자기 정치와 이념적 홍보의 수단으로 여기는 것에 가깝다.

차별적 인식과 언행에 대한 우려
더 나아가 이 논란이 심각한 이유는 무엇보다 최 교사에게서 차별적 인식과 언행이 엿보인다고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져 있듯이 그는 평소 SNS에서 ‘한남’ 발언 트윗과 ‘한남충’, ‘재기해’ 등의 남성혐오 발언을 리트윗했으며, 자신의 육아일기 블로그에서도 남아를 임신했다는 소식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것은 그가 성평등을 넘어서 남성혐오 내지는 여성우월주의 사상으로 교육에 접근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를 제기하게끔 한다.

위례별초등학교 최현희 교사의 한남 발언 트위(출처 MLBPARK)

또한 (성범죄를 남성의 어쩔 수 없는 본성으로 간주하는 입장을 비판하는 와중에 나온 표현이지만), ‘남자에게 필요한 것은 목줄’ 등의 슬로건이 적힌 유인물을 파티션에 부착하기도 했다. 이것이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위례별초등학교 최현희 교사 파티션

무엇보다 언론을 통해 제기된 학부모 측 주장이지만, ‘말 안 듣고 별난 것들은 죄다 남자’와 같은 차별적 발언이 교육현장에서 있었다는 폭로도 있었다. 교사로서 이러한 반교육적이고 차별적인 언행이 이뤄진 것이 사실이라면 심각한 일이며 이에 대한 정확한 조사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례별초 최 교사를 옹호하는 측은 교육의 관점이 아니라 진영논리의 관점에서 ‘페미니스트 교사를 결사옹위해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 무엇이 우선이고 중한 것인지를 전혀 알지 못하는 셈이다. 이 갈등은 교육현장 당사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교육현장에 성별대립 관점 도입은 단호하게 반대해야
최 교사와 그 옹호자들은 문제의 초점을 전환해 자신을 대중의 마녀사냥 희생양으로 포장하는 데 급급해하고 있다. 물론 교사가 실제로는 하지 않은 일로 그를 성급하게 비난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의 언행으로 페미니즘 전체를 도매금으로 비난할 수는 없겠다. 그러나 이번 사안의 본질은 다수의 시민이 교육현장에, 특히 아이들의 문화에 성별대립의 관점을 도입하는 것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해당 학교와 교육청 그리고 교사는 이번 일에 대한 비난 내지는 비판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밝히고, 그 나름의 책임을 져야 한다. 논란의 교사가 평소 자신의 신분을 노출한 채 투고한 트위터와 블로그의 글은 그만의 일기장이 아니다. 초등학교 교사라는 신분은 교육공무원법에 그 책임과 권한이 규정되어 있는, 공교육을 책임지는 공적인 신분이라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특히 그는 실제로 교육현장에서 남성혐오 사상을 설파했는지, 차별적인 언행을 했는지에 대한 의혹에 대해 대답을 할 필요가 있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페미니즘의 이념을 빌려 교육현장에 성별대립, 성별투쟁의 관점을 도입하려는 시도와 그에 대한 반발이다. 교사가 페미니즘이라는 사상을 소개하고 토론에 부치게 하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또한, 동성애의 존재와 그것을 둘러싼 논란을 소개하고 학생들에게 스스로 생각할 기회를 준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최 교사의 방식은 그런 것에서 한참 먼 것으로 보인다. 한편, 그런 의미에서 교사를 향한 비판의 초점 역시 정확해야 한다.

박가분

경제학 석사. 프리랜서 작가. '포비아 페미니즘'(2017), '혐오의 미러링'(2016), '가라타니 고진이라는 고유명'(2014), '일베의 사상'(2013) 단행본 출간. '2014년 변신하는 리바이어던과 감정의 정치'로 창작과 비평 사회인문평론상 수상과 2016년 일본 '겐론'지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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