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관객 ‘택시운전사’ 어쩌다 여혐논란 영화 됐을까

[독자기고] 문화 권력에 취한 일부 여기자들의 사전검열 타당한가

최근 천만 관객을 넘은 <택시운전사>의 실제 주인공이 화제다. 각종 연예프로그램과 신문에는 영화 속 주인공과 현실 속 김사복이 동일인물이 맞는가를 추적하는 관련 컨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천만 관객을 넘은 소위 말하는 대박 영화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슈를 몰고 다니는 영화만큼 대중의 관심사를 묶어둘 좋은 소재가 없기 때문이다.

사진=택시운전사

더더욱 이슈로 먹고사는 언론에서 이처럼 좋은 기삿거리를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 그러나 현실 속 김사복의 모습과 영화 속 김사복이 얼마만큼 비슷한가를 두고, 그 외에 쏟아지는 <택시운전사>에 대한 여러 비평은 다분히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지점들이 많다.

일례로 일부 여성영화평론가들과 여기자들의 기사가 그렇다. 천만 관객 <택시운전사> 역시도 예의 그 ‘여혐논란’에서 비껴가지는 못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상업영화에서 관객의 반을 차지하는 여성들을 배려하지 않았고 여배우들이 <택시운전사>에 드러나지 않아 ‘여혐영화’라는 논리이다.

이 논리가 설득력을 가지려면 <택시운전사> 같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들이 해외에서는 어떻게 제작되고 있는지 예들을 참고하면 될 듯하다.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최근 화제작 <덩케르크>가 있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 친 <덩케르크>는 상영 내내 스크린을 채우는 것은 거의 모두 남성 배우들이다.

사진=덩케르크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덩케르크> 영화 인터뷰에서 전쟁 중 활약했던 보통사람들의 이야기와 휴머니즘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역사적 고증에만 신경 썼지 그 외에 논쟁은 일체 배제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감독의 확고한 신념과 연출이 철저한 고증으로 이어져 대작 <덩케르크>가 탄생한 것이다.

<덩케르크>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덩케르크 해안에 고립된 연합군 40만명을 민간인들이 구조한 역사적인 사건이다. 당연하게도 실화를 모티브로 만든 전쟁영화이니만큼 영화 속 장면은 남성들로 채워진다. 그리고 이 영화가 국내 개봉했을 당시 다행스럽게도(?) 일부 여기자들에 의한 여혐논란에서는 비껴갔다.

만약 실화를 바탕으로 한 <택시운전사>가 여배우들의 존재가 부각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일부 여기자들과 여성평론가들에게 여혐영화로 기사화되고 그것이 설득력을 가지려면 <덩케르크> 역시 같은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

이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한 국내영화와 해외영화 두 편의 예만 보더라도 영화비평을 하는 일부 여기자들의 여혐잣대가 얼마나 편의적이고 자의적이며 설득력이 떨어지는지 알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여혐논란 영화 낙인찍기가 비단 <택시운전사> 한 편에만 그치지 않고 개봉되는 거의 모든 영화에 여혐잣대를 들이민다는데 더 심각성이 있다. <청년경찰>·<군함도>·<브이아이피>는 모두 여혐논란의 잣대에 비껴 나가지 못했다. 대다수 영화는 위의 예처럼 설득력이 떨어지고 자의적인 잣대로 여혐논란을 덧씌운다는데 그 중대한 심각성이 있다.

사진=브이아이피

이런 심각성은 감독들의 자기검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영화적인 상상력과 창의성을 부정하고 일부 여기자들의 문화 권력을 공고히 하고 대중과 대중영화 사이의 깊은 골과 괴리감을 형성한다는 점에서 영화산업 전면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관련기사
‘잇단 논란’ 한국영화···”표현의 자유” vs “세심한 배려 필요”

하지만 일부 여기자들은 자신들의 부족한 논리와 모순을 극복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비판하는 대중에게 ‘조리돌림’ 하지 말라는 투로 오히려 부정적인 이미지를 덧씌우며 자신들의 부실한 기사를 옹호하고 있다. 다행히도 이런 비평들이 설 자리는 길지 않아 보인다. 일부 여기자들과 여성영화비평가들의 비이성적인 비평에 대해서 동종 업계 기자들과 비평가들이 자성의 목소리를 내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여름영화 결산] 애국배우? 페미니즘? 조리돌림? 남긴 숙제들①

기자란 팩트로 기사를 써야 한다. 일부 사실을 부풀려서 전체를 왜곡하는 식으로 팩트를 왜곡하는 기사는 대중으로부터 공감을 받을 수 없다. 일부 남성혐오사이트에서나 볼법한 부실한 근거들의 왜곡된 주장과 여혐논란 영화 기사들은 이런 이유로 앞으로는 지양되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페미니즘 기사를 쏟아내는 여기자들의 바람대로 페미니즘을 더 이상 조롱거리가 아닌 다른 문화사조들과 더불어 당당하게 어깨를 겨룰 페미니즘 문화사조 영화비평의 목소리를 키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이다.